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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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ㅣ 은행나무 ㅣ 이은선 옮김 ㅣ 장편소설

 

긴 통과의례를 치루는 듯한 느낌이었다. 1부, 2부, 그리고 3부.

1부 시작

"나는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게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안다.

오히려 평소보다 무덤덤한 편에 가까웠다.

아침을 먹으려고 부엌으로 나가보니 에인슬리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2부 시작

"메리언은 책상 앞에 느른하게 앉아 있었다.

통화 내용을 적는 메모지에 낙서를 하는 중이었다.

복잡한 깃털이 여러 개 달린 화살에 이어 열십자를 그렸다."

3부 시작

"나는 아파트를 청소하고 있었다.

용기를 내기까지 이틀이 걸렸지만 마침ㅁ내 시작할 수 있었다.

차근차근 해나가야 했다. 먼저 표면의 쓰레기.

에인슬리의 방에서부터 출발해 그녀가 두고 간 적을 전부 종이 상자에 쑤셔 넣었다."

 

메리언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해서 작가의 시선으로 옮겨 갔다가 다시 그녀의 시선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먹을 수 있는 여자>는 '프로토페미니즘'이라는 말로 분류되는 소설이다. 요샌 상황이 그렇다보니 집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한가지 습관이 생겼다. 옛 명작 드라마들을 정주행하는 것. 그러다보니 <먹을수 있는 여자>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시청률의 정점을 찍었던 띵작들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닮아 있다는 걸 알아채고는 새삼 놀랐다.

그 시절엔 그런 역할들과 대우와 환경과 제도들이 어떤 의미였는지도 모르고 지나왔다. 무엇이라 개념하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른채 막연한 생각줄기들만 모아서 나만 이런가....를 숱하게 스스로 물었던 것 같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소그룹 모임에서, 이웃에서, 직장에서, 연애에서, 결혼에서, 낯선 새 가족의 가풍에서... 그리고 남녀 관계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던 갈등들을 가만히 돌아보니 정말 많은 것들이 나를 규정하고, 그 안에서 나도 나를 부당하게 규정하고 살아왔던 게 아니었나 싶다.

소설 속에서도 똑같다.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할지 몰라 병들어가는 여성들의 자각이 깨어나던 때에 원초적이기만했지 그 의미를 명명할 수 없었던 목소리에 프로토페미니즘이라는 걸맞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렇게 깨이고 알아가다 보니 이 사회가, 또한 제도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불합리하고 불평등적인 것인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성의 여성성에 대한 자각이 음식에서 부터 시작하는 소설 전개의 소재가 어쩜 이렇게 절절할까. 음식과 여자를 떼어놓을 수 없듯이 음식에 깃든 깊은 전통과 순종, 격식, 오랜 차별의 역사를 여자의 손길없이 이야기할 수 없다. 음식을 거부하거나, 증폭된 거식증의 결과들이 결코 가볍지 않은 나의 현재를 깨닫게 해 준다.

메리언이 약혼자 피터를 위해 '먹을 수 있는 여자' 케이크를 만들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직접 그 여자를 먹어치우며

우리가 어떤 현실에 놓여 있으며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 보여주었다.

<먹을 수 있는 여자>의 메리언은 지금도 진행중인 수많은 갈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프로토페미니즘에서 페미니즘으로 들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하죠?

나한테 묻지 말아요.

그건 당신이 만든 당신만의 막다른 골목이니까

나갈 방법도 당신이 생갹해야 할 거예요."

이제 시작이니까 아직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았고, 우리는 지금 프로토에서 페미니즘으로 건너는 경계를 지났으니 계속 생각하고 먹고 먹히는 일을 반목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가진 불협화음들이 어디서 오는지 알아 갈 것이며, 그 소리들을 소음으로 여길지, 화음으로 여길지 분류해가며 시스템의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다.

먹고 먹히는 일이 매일 매일 일어나듯이 말이다. 해야할 일이 매일매일 생긴다는 뜻일 것이다.

메리언같은 우리 여자들이 말이다.


#은행나무 #마거릿애트우드 #리딩투데이 #리투지원도서 #먹을수있는여자 #리투함시도  #페미니즘 #외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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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리스
라이 커티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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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글보고 너무 읽어보고싶어졌어요. 기대가되는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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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 : 마크 트웨인 단편집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3
마크 트웨인 지음, 신혜연 옮김 / 이소노미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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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의 아이콘, 마크 트웨인

최면술사

세상을 웃긴 남자 ㅣ 이소노미아 ㅣ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오랜만에 고전 중 고전 마크 트웨인 소설들을 읽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왕자와 거지>, <톰 소여의 모험>은 명작문고, 그림책, 소설로도 숱하게 읽어봤던 작품들이다. 너무 유명해서 이미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소설과 소설가라는 느낌의 마크 트웨인.

그는 왕성한 활동으로 소설 뿐만 아니라 비평, 강사, 만담꾼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인쇄기술을 배우며 책을 가까이 하더니, 성장 후에는 항해술도 익히고, 신문사에 기고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경제생활을 꾸려 나갔다.

이소노미아에서 출간한 <최면술사>에는 여덟 편의 짧은 산문, 두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었다.

처음 경험헤 본 마크 트웨인의 산문집이다. 그 중에서도 3달러의 재치는 간결하면하도 마크 트웨인만의 궤변적 논리 서사로 나의 마음을 담박에 사로잡았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3달러를 되돌려주고 개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주인에게 돌려줬습니다. 그리고 수고비로 3달러를 받아 챙겼던 것이죠." -99쪽

소설과 허구의 구성을 적절히 섞어 묘한 이중적 분위기에 사로잡힌 나를 만날 수 있다. 3달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던,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었던 홀린 듯이 끄덕이며 넘어가는 나의 수긍이란~. 정말 소설은 이렇게 멋진 것이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짧고 인상 깊었던 산문이다.

'뜀뛰는 개구리'는 3달러에 뒤를 잇는 듯 연상되었다. 3달러에 보면 개가 화자를 향해 "당신은 친절한가요?" 말을 거는 장면이 나온다. 개구리는 개를 뒤따른다.

거침없이 글을 썼던 마크 트웨인의 날선 정치, 복지, 경제 철학이 한편으론 가족에 대한 사랑과 독자들을 향한 부드러움과 여유를 보여 줌으로써 그만의 독특한 유머와 위트 감각을 최고로 살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글들이었지만 그 속에서 마크 트웨인만의 장점과 특유의 문장, 번역, 시대 배경 등을 엿볼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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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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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두가지 사랑과 욕망으로 보는 세상 읽기~그리고 삽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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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2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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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A.J.P. 테일러 지음 ㅣ 유영수 옮김 ㅣ 페이퍼로드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을 완독하며.

우선 완독의 소감은 이 책은 대중적으로나 혹은 정치적인 활용 목적으로 삼기 보다는 순전히 역사가로서 양차대전의 사실 기록을 목적으로 쓴 것임을 느낀다. 서양의 전쟁사를 한번도 자세히 독파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 이번 제1차, 2차 세계대전의 두꺼운 벽돌책은 부심의 도전이자 자신과의 싸움처럼 치룬 거사였다.

저자 테일러 역사가는 긴 장정의 전쟁사를 긴장과 위기감 넘치고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리만큼 디테일하게 기록하고 있다. 지중해, 대서양, 태평양을 중심으로 러시아, 북아프리카, 지중해, 유럽 대륙을 넘나들며 서방과 동방을 가르고 말이다. 최대한 왜곡하지 않고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 기술로 전쟁을 말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침략과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같은 문제들은 너무 가볍게 지나가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남는다.

"우리가 아직도 이 전쟁의 그늘에서 살고 있다."

20세기에 인류가 겪은 두 번이 전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어설프게 시작했던 처음과는 달리 인류는 전쟁을 통해 영악해지고, 사악해지고, 약아져서 남은 세기를 독보적 우위형성에 온 힘을 쏟는 것처럼 보인다.

테일러 역사가를 통해 새로 발견한 사실은 히틀러를 보는 나의 관점이 바꼈다는 것이다.

개인의 콤플렉스와 트라우마, 영웅주의적 사관에 휩쓸려 잔악하게 대규모 전쟁을 시작했을거라 생각했는데 달랐다.

특히 러시아 침공에 관한 기술을 보면 히틀러가 얼마나 치밀하게 전쟁을 계획했었나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의 특징은 사진과 지도다. 처음 보는 기록이고 방대한 양이지만, 사진과 함께 보는 실사의 기록들은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지도도 그렇다.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는 영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그들의 전쟁에 대한 목적과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정말 인상에 남는 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명목도 없이 목숨을 내던진 그들의 표정과 눈빛.

전쟁은 비극이라는 제일 중요한 사실을 절대 지울 수 없다.

긴 전쟁이었고, 많은 나라들의 치열한 패권다툼이었고, 권력을 움켜쥔 고위급들의 권력다툼이었던 만큼 테일러 역사가는 그 모든 사건들에 하나하나 역사적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진중하게 살려냈다.

다시 지금.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다만, 다시 한 번 짚어보므로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전해야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좋은 기회의 정독 기회에 온전한 전쟁사를 들여다봤으니 계속해서 나만의 역사관을 반성하며 키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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