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을 완독하며.
우선 완독의 소감은 이 책은 대중적으로나 혹은 정치적인 활용 목적으로 삼기 보다는 순전히 역사가로서 양차대전의 사실 기록을 목적으로 쓴 것임을 느낀다. 서양의 전쟁사를 한번도 자세히 독파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 이번 제1차, 2차 세계대전의 두꺼운 벽돌책은 부심의 도전이자 자신과의 싸움처럼 치룬 거사였다.
저자 테일러 역사가는 긴 장정의 전쟁사를 긴장과 위기감 넘치고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리만큼 디테일하게 기록하고 있다. 지중해, 대서양, 태평양을 중심으로 러시아, 북아프리카, 지중해, 유럽 대륙을 넘나들며 서방과 동방을 가르고 말이다. 최대한 왜곡하지 않고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 기술로 전쟁을 말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침략과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같은 문제들은 너무 가볍게 지나가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은 남는다.
"우리가 아직도 이 전쟁의 그늘에서 살고 있다."
20세기에 인류가 겪은 두 번이 전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어설프게 시작했던 처음과는 달리 인류는 전쟁을 통해 영악해지고, 사악해지고, 약아져서 남은 세기를 독보적 우위형성에 온 힘을 쏟는 것처럼 보인다.
테일러 역사가를 통해 새로 발견한 사실은 히틀러를 보는 나의 관점이 바꼈다는 것이다.
개인의 콤플렉스와 트라우마, 영웅주의적 사관에 휩쓸려 잔악하게 대규모 전쟁을 시작했을거라 생각했는데 달랐다.
특히 러시아 침공에 관한 기술을 보면 히틀러가 얼마나 치밀하게 전쟁을 계획했었나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의 특징은 사진과 지도다. 처음 보는 기록이고 방대한 양이지만, 사진과 함께 보는 실사의 기록들은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지도도 그렇다.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는 영국,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그들의 전쟁에 대한 목적과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정말 인상에 남는 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명목도 없이 목숨을 내던진 그들의 표정과 눈빛.
전쟁은 비극이라는 제일 중요한 사실을 절대 지울 수 없다.
긴 전쟁이었고, 많은 나라들의 치열한 패권다툼이었고, 권력을 움켜쥔 고위급들의 권력다툼이었던 만큼 테일러 역사가는 그 모든 사건들에 하나하나 역사적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진중하게 살려냈다.
다시 지금.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다만, 다시 한 번 짚어보므로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전해야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좋은 기회의 정독 기회에 온전한 전쟁사를 들여다봤으니 계속해서 나만의 역사관을 반성하며 키워나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