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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무계획 로드 트립 - 73세, 시동 걸고 끝까지 간다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5년 8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누구나 마음 속에 한 줌의 로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대륙을 종횡으로 달려보고 싶은 꿈처럼요. 나이 일흔셋, 75일간의 북미 대륙 로드트립, 44,230km. 행복하게 미친 질풍노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구 한 바퀴보다 먼 거리를 달리며 그는 차만 다섯 대나 바꿔 탔습니다. 이 책은 인생 2막의 끝자락에서야 비로소 품었던 로망을 실현한 기록입니다.
73세의 나이에 75일간의 무모하지만 찬란한 여정은 혀를 내두를 만합니다. 안정훈의 <미국 캐나다 무계획 로드트립>은 나이와 상식의 경계를 넘어선 용기에 대한 거침없는 에세이입니다. 게다가 729일간의 세계 일주, 260일간의 아프리카 종주라는 저자의 이력은 이를 더욱 믿어 의심치 않게 합니다.
이 책의 최대 매력은 ‘무계획’에서 빚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입니다. 길을 잃고, 낯선 이의 도움을 받고, 텐트에서 차가운 밤을 보내는 ‘맨땅에 헤딩’ 같은 여정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자동차 키를 분실한 채 시동을 끄지 않고 1,400km나 달린 사연은 포복절도하게 웃음이 나는 동시에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압권은 역시 나이아가라 폭포입니다. 어떻게 찍었는지 두 페이지에 걸쳐 펼쳐진 풍경(p152-153)이 환상적입니다.
73세에 이룬 4만 5천km의 드라이브는 단순한 체력적 성취가 아닌, 불굴의 의지력이 만들어낸 경이입니다. 이 책은 ‘나이가 많아서’, ‘혼자라서’라는 변명에 숨은 현대인에게 날카로운 일침을 놓습니다. 저자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을 몸소 증명하며 우리에게 깊은 영감을 전합니다.
이 여정은 거친 대륙을 달리며 느낀 자연의 경이로움,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오는 따스함, 그리고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리는 과정에서 얻은 내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중에 최고는 사람이었다'라는 문장은 여행의 본질이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미국 캐나다 무계획 로드트립>은 잃어버린 열정과 모험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 예측 불가능한 삶의 여운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단순한 로드 트립의 안내서가 아닌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영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꽉 찬 계획표를 짜고 있는 당신이라면, 잠시 펜을 내려놓고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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