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이슬람주의·포퓰리즘의 올무
김덕일 지음 / 렛츠북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튀르키예를 통한 이슬람 세계의 이해 


언제 나라 이름이 바뀐 건지. 아직도 낯설기만 한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라고 일컫던 터키의 새로운 이름이다. 대통령이었던 에르도안은 총통과 칼리프를 꿈꾼다는 뉴스가 떴지만 이게 무슨 내용인지는 먼 나라의 일이라 관심 없었다. 동방과 서방의 경계 지역으로 언제든 화약고가 될 수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튀르키예가 가고 있는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책으로 김덕일 저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가 기대된다.


튀르키예는 올해 6월 UN에서 국호 변경 허용되었다. 정치 제도는 2007년에 대통령제로 개헌한 후 2017년 첫 대통령으로 에르도안이 당선되었다. 그 이전에는 내각제로 총리였다. 그리고 내년 6월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많은 것을 바꾸고 있는 튀르키에를 대내외적으로 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국가명 변경은 패배의 뉘앙스가 짙은 '터키'의 영어 단어 의미를 벗어나고, 경제적 불안을 외형적인 개혁으로 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드러난 표면처럼 단순하지 않다. 튀르키예의 역사와 종교를 살펴보면 과거 오스만 제국의 꿈을 꾸는 에르도안의 생각이 깊게 깔려있는 듯하다.


역사적으로 이슬람 세계에서 최초로 다당제를 도입하였고 간헐적인 군부 쿠데타에도 불구하고 의회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왕정과 권위주의 체제하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차별화된 나라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시민적 자유와 정치적 권리가 가장 많이 위축된 국가로, 2013년을 기점으로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현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 박사를 취득하면서 옆에서 바라본 튀르키예의 종교, 정치와 국가를 직접 경험한 것이다. 이슬람교인이 99.8%로 세속주의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가져오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여러 가지 자료를 제시하면서 튀르키예 현황을 알려주고 있다. 이념이나 종교에 편향된 정치인의 포퓰리즘이 어떻게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문화를 후퇴시키는지 보여주는 반면교사로 튀르키예를 살펴보면 이슬람 세계의 이해에 좋은 사례가 될 듯하다. 다원주의로 가는 세상에 무엇이 우선이고 어떻게 사고를 해야 할지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거꾸로가는새로운튀르키예 #김덕일 #렛츠북 #터키 #튀르키에 #에르도안 #이슬람 #정치 #종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베트남 - 느리게 소박하게 소도시 탐독 여행을 생각하다 6
소율 지음 / 씽크스마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국경의 문이 열렸다. 아직 비행기가 많지 않아 시간과 비용이 여의찮지만, 조만간 코로나 이전처럼 회복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예전에는 베트남 항공노선이 많아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이 참 많았다. 3년 동안 빗장 걸린 하늘이 열리고 여행기 출판도 증가하는 중이다. 베트남이라면 그냥 동남아 휴양지 일환으로 생각했지만, 소율 여행작가가 소개하는 <그래서, 베트남>은 휴양지가 아닌 느리게 소박하게, 천천히 베트남의 작은 도시를 곳곳 찾아가는 책으로 기대해본다.


작가는 평범한 주부였지만 늦게 여행의 맛을 들여 이젠 혼자 배낭여행을 즐긴다. 여러 명이 가는 것도 즐겁지만 혼자가 되어야 주변이 정확히 보인다며, 베트남의 소도시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온전히 빠져드는 경험을 들려준다.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 편하고 더 머물고 싶으면 자유롭게 만끽하는 여행이 왠지 부러워진다.


베트남 지역마다 다양한 쌀국수와 함께 관심 가는 대목이 커피다. 베트남 커피 중 80%를 생산하는 지역답게 달랏에는 카페가 널려있다. 골목마다 있는 다양한 로컬 카페는 관광객들 말고도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이다. 고도 1,500미터에 위치한 달랏은 일년내내 한국의 봄 날씨 같다며 기후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그리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만으로 탄성이 터지지만, 베트남에서도 찾기 힘든 맑은 호수(뚜옌람 호수)가 있어 호수 수면에 비치는 풍경은 일품이라며, 주변의 경치 끝내주는 카페에 가보라고 권유한다. 어느 한 카페에서 토끼굴에 떨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처럼 마술 같은 신비한 시간을 가진 체험도 했다며, 어떤 여행이든 카페를 빼놓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여러 작은 도시를 소개하면서 친절한 사람,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쌀국수가 베트남으로 이끌었다는 말에 자연히 베트남 소도시를 희망 여행지로 꼽아보게 된다. 읽는 내내 작가와 같이 가는 듯한 느낌으로 시간을 보냈다. 몰랐던 소도시를 안내받으며 같이 즐거운 여정이었다. 베트남의 작은 도시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여행 작가 소율과 함께하는 이 책을 추천해본다. 후회 없으리라 장담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그래서베트남 #소율 #씽크마스터 #베트남 #여행에세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복 입는 CEO - 일상에 행복을 입히는 브랜드 리슬의 성장 철학
황이슬 지음 / 가디언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한복이라면 구시대 유물 취급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결혼식 때 잠깐 입어보는 정도? 하지만 과감하게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분위기에 한복 시장에 돌을 던지며 나타난 모던 한복은 전통 한복의 요소를 재해석하여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패션처럼 입는 옷으로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야말로 핫한 아이템으로 높은 관심과 강렬한 팬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바로 '리슬' 패션 브랜드다. 한복이 하나의 패션 장르가 될 수 있다고 다들 상상이나 했을까? 거기에는 한복계의 아이돌, 저자 황이슬이 있다. 저자가 직접 이야기하는 모던 한복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지기에 기대가 크다.


한복과 무관한 산림공무원을 준비하던 저자가 창업하게 되고, 방탄소년단과 같은 유명인들에게 옷을 입히고, 국무총리 표창을 받고, 밀라노라는 세계무대에 진출한 디자이너가 된 것이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말이며 브랜드를 만들어간 동력을 잘 보여주는 네 가지로 이 책을 구성하고 있다. 한복을 직접 입어 경험하고 불편한 것을 고치는 '틀깨기 정신', 끝없이 새로운 도전에 '열심히 잘 정신', 실패에도 굳건히 일어서는 '따박따박 정신', 진심을 찾아 나서는 '찐 정신'이다. 직접 하나씩 부딪혀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어 경험을 모으고 모아 남긴 핵심이다.


온전히 한복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지만 모두의 꿈과 행복을 희망하는 '리슬'의 CEO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귀담아들을 만한 열정과 끈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힘과 가치 있는 도전은 우리가 배울만한 주제가 아닐까. 꿈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한복입는CEO #황이슬 #가디언 #모던한복 #리슬 #경영 #기업경영 #경영자스토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천위안 저자가 지은 심리학자로서 삼국지 분석은 전편 1권에 이어 2권이 출간되었다. 열 권의 <삼국지>를 통틀어 특이했던 독설가 예형은 흥미로운 인물인데, 이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했던 인물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는 조조 수하의 쟁쟁한 인물들을 무참히 깎아내리며 조조와 많은 사람을 놀라고 분노하게 했다. 저자는 이런 인물을 놓치지 않고 심리학 관점으로 분석한다. 예형은 전형적인 '인격 장애'로 외부의 변화에 따라 감정과 생각, 행동 방식을 유연하게 바꾸지 못하는 유형이었다.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에서 극단적인 독설을 퍼붓는 그에게 '히스테리성 인격 장애'라는 세부적인 정신질환자로 진단을 내놓는다.


"언제 어디서나 중심인물이 되고 싶어 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충격적인 말과 행동을 해서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p20)

이런 심리적인 배경 지식 없이는 마냥 '별난 사람 다 있네'하고 치부하지만, 사회생활이나 조직 집단생활에서 이런 대인관계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마다 문제점이나 심리적 문제를 짚어 속 시원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분석은 페이지를 거듭 넘어갈수록 감탄이 쏟아진다.


단락이 끝날 때마다 관련 '심리학으로 들여보기'로 독자에게 스스로 관찰하도록 안내하며 삶의 지혜를 제공한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인류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속 야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야성은 인류 역사의 축적이며 본성이다. 천사와 악마는 이를 절제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뉠 뿐이다. 환경과 조건을 따지면서 변명하지 마라. 인간성은 자신의 양심에서 나온다."(P60)


원전 <삼국지>는 인물과 사건 위주로 줄거리가 전개되지만, 이 책은 그 내용에서 심리적인 면을 끄집어내 영웅들의 비밀을 현대 심리학으로 풀어낸 것이다. 삼국지 인물의 새로운 면과 이해할 수 없었던 면을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심리학 해설서로 추천해본다. 삼국지의 새로운 맛이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다음 인물의 심리학 해석이 기대되는 바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심리학이조조에게말하다2 #천위안 #이정은 #리드리드출판 #삼국지 #심리설사 #심리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 카즈무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이 없고 은둔형 기질인 주인공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웃들이 사용하던 별명, '동 카즈무후'는 무뚝뚝 경 혹은 퉁명 공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다. 책 제목과 첫 대면에서 음식 이름과 같은 뉘앙스라 친근감 들었는데 그런 뜻일 줄이야.


<동 카즈무후>는 브라질 소설로 동아시아에서 첫 번역 작품이라는 소식을 들으며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았지만, 첫 번역이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아샤두 지 아시스가 세계문학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로 그의 수백 편 소설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호평받았다는 <동 카즈무후>가 한국에 처음 출간되어 반갑다.


열다섯 살의 주인공에게 이제 막 오페라가 시작한 것이다. 사춘기 벤치뉴가 일인칭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그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11월의 어느 성대한 오후를 떠올리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어머니와 객식구 간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자신이 신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열네 살의 카피투가 있었다.


성년기 벤투 산치아구는 카피투와 결혼에 이르러 아들까지 낳았지만, 장년기 동 카즈무후의 막역한 친구 장례식에서 보여준 카피투의 태도에 의처증이 발호한다. 그의 질투와 의심으로 이들 부부와 부자지간 관계가 막장 드라마처럼 흘러간다. 작가가 그려내는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인물, 주인공 상황에 따른 오페라와 같은 묘사는 잘 짜인 작품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해설을 보고 뒤늦게 알았지만, 이 소설의 모티프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다. 질투와 망상을 그대로 끌어들여 동 카즈무흐가 자신의 욕망으로 타자를 왜곡하고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의 서사를 구축하고 있다. <동 카즈무후>를 읽는 동안 작품의 구조와 숨겨진 구성을 미처 몰랐지만 나름 오페라의 아름다움에 감흥을 얻어간다.


"껍질 안에 있는 과실처럼 한 사람이 이미 다른 사람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p361)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동카즈무후 #마샤두지아시스 #임소라 #휴머니스트 #오셀로증후군 #의심 #질투 #망상 #브라질소설 #고전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