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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란 - 오정희 짦은 소설집
오정희 지음 / 시공사 / 2022년 8월
평점 :
오정희의 단편소설은
단편 소설이 주는 긴밀감과 압축성, 거기에서 느껴지는 위트나 깨달음이
잘 드러난다.
한마디로 재미있다.
특히 이번 소설집 <활란>은 40대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확~~! 느끼게 해 준다.
42개 이야기마다 다소 깜짝스러움과 연민이 느껴지면서
‘이런게 인생인가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활란’은 지난 세대에게 ‘당당한 선각자의 표상’이었던 ‘김활란 박사’를 본받으라는 뜻에서
주인공의 부모가 지어주었다고 한다.
이름이 주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세대가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는데, 김활란 박사의 삶을 본받아 살라는 의미로 작명을 하는 거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 다양한 삶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고, 그의 삶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남편과 아들을 –자식-을 위한 여성의 삶이,
누구에겐 행복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활란>은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2022년을 사는 지금도 그와같이 사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엄마’, ‘아내’라는 타이틀이 주는 속박감!
이 속박을 다소 유연하게 대처하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이 좀더 살맛나지 않을까하는
교훈을 얻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