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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ㅣ 문학동네 시인선 98
이희중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사람에게도 천인상이 있듯이 책을 접할때도 첫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책의 제목, 바로 이것이 책과 나의 첫만남이고 첫느낌을 선사해준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땐 많은 생각과 영감이 들지 않았고 무슨 의미인지 추려내기 위한 생각작업을 오래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시들 중 하나인 '간지럼론'이라는 시를 읽을때야 비로소 제목이 왜 이러한지, 왜 이러한 제목을 선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그렇다, 내가 아무리 나를 간지럼 태우려고 해도 간지럼을 타지는 않을 것이다. 간지럼을 탈려면 누군가의 손길이 미쳐야 되는데 여기서도 한가지 철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작가 이희중씨는 간지럼은 상호관계에 의해서 일어나고 오래참지 못하는 고통의 순간과 친근함이 공존한다고 표현을 하였다.
그리고 간지럼을 유발하고 간지럼을 타는 관계는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에서 주로 일어나니 여태까지 살면서 그런 관계가 있었나 생각해보게끔 한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시들을 읽으면 현실적이고 객관적이고 깊이 생각하면 염세적인 것 같았는데
감지런롬을 읽는 순간 모든 것들을 객관적으로 통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들을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인상깊은 것 같다.
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나는 누구를 간질일 수 있을까? 누가 나를 간질여 줄까?
질문은 때때로 답보다 더 답에 가까운 정답을 내어줄때가 있다.
'나를 간질일 수 없다' 라는 시집을 읽으면서 나의 뇌는 사색하고 생각하며 질문하고 답을하느라 바빴는데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느껴보는 순간이라 즐겁기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