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사랑이 영혼의 사랑과 한데 섞이는 일은 지극히 드문일이다. 한 육체가 (아득한 옛날부터의, 보편적이고 변하지 않는그 움직임으로) 다른 육체와 결합하는 동안 영혼은 무엇을 하고있는 것일까? 그동안 영혼이 만들어내는 -그렇게 해서 육체적 삶의 단조로움에 대한 자신의 우월성을 확실하게 하면서- 그 온갖 생각들이라니! 영혼은 또 한데 얽힌 두 육체보다도 천 배는 더 관능적인 상상의 구실로서만 (타인의 육체인 듯) 소용되는 자신의 육체에 대하여 얼마만한 경멸이 가능한가 아니면 그 반대이든가, 즉 영혼은 육체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는 그 반복운동을 하도록 그저 내던져 두면서 육체를 격하시키고 자신은 (쉽게 변하는 육체의 쾌락에 벌써 싫증을 느끼며) 자기만의 생각과 더불어 멀리 사라져버리는 데 얼마나 능숙한가? 저 멀리 체스판으로, 어떤 점심식사의 기억으로, 또는 어떤 책으로. - P278

서로에게 낯선 두 육체가 한데 섞이는 것, 이것은 드물지 않다. 때로는 영혼의 결합까지 일어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육체가 자신의 영혼과 결합하고 일치를 이루어 정념을 공유하는 일은 천배 드문 일이다.
그러면 내 육체가 헬레나와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 내 영혼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 P279

헬레나와 반대로 너무도 감미롭게 비물질적이며 추상적이고, 갈등이나 긴장, 극적인 것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루치에.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점성가들은 별들의 운행이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는데, 바로 그런 식으로 그녀는 내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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