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부>
페스트의 포로들은 이렇게 한 주 내내 저마다 어떻게든 발버둥을 쳤다. 그리고 랑베르처럼 그들 가운데 몇몇은 여전히 자유인인 양 행동하며, 심지어 실제로 자신들에게 아직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믿기까지 했다. 그러나 8월 한복판에 이르자 사실상 페스트가 모든 것을 뒤덮어 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자 개인의 운명이란 더 이상 없었고, 페스트라는 집단의 역사와 모두가 똑같이 느끼는 감정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극심한 것은 이별과 유배의 감정이었으며, 거기에는 공포와 분노가 담겨 있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서술자는 무더위와 전염병의 절정에서 전반적인 상황, 그러니까 예를 들어 산 자들의 폭력, 죽은 자들의 매장 그리고 헤어진 연인들의 고통 등을 상세히 기술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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