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악이란 거의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배움이 없는 선의는 악의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란 악하기보다는 차라리 선하지만 사실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한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은 덜 무지하거나 더 무지하다. 따라서 우리가 미덕또는 악덕이라 부르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며, 가장 절망적인 악덕이란 전부 다 알고 있다고 믿고 그런 이유로 감히 다른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라는 악덕이다.

 그러나 서술자는 훌륭한 활동에 중요성을 지나치게 부여하는 것은 결국 악에 대해서 강력하면서도 간접적인 찬사를 표하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런 훌륭한 행동들이 그렇게도 큰 가치를 갖는다면 그런 행동들 자체가 드문 데다가 사악함과 무관심이 인간들의 행동에 있어 훨씬 더 빈번한 원동력이기 때문이라는 점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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