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피스 히어로 vs 오피스 빌런 - 일보다 사람이 어려운 직장인을 위한 인간관계 리더십
길군(길상훈) 지음 / 밥북 / 2026년 7월
평점 :
[ 오피스 히어로 vs 오피스 빌런 ]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한번쯤은 느낄거라 생각한다. 일하는 것 보다 사람이 더 어렵다는 것을. 같은 목표를 향해 일하고 있어도 말투 하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 하나, 공을 가로채는 순간 하나가 관계를 크게 흔들어 놓는 경우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상처를 받거나, 반대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했던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남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조직에서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방식을 늘 고민하는 나는 이런 조직 내에서의 인간관계, 반복되는 갈등과 감정의 소용돌이, 협업과 시너지 이런 것들의 중요성을 나날이 실감하는 것같다. 그런 차원에서 이 오피스 히어로 vs 오피스 빌런은 그 제목의 신선함을 차치하고서라도 너무 시선이 끌리는 책이었다. 조직 안에서의 사람. 그 고민을 히어로와 빌런이라는 개념으로 어떻게 다루고 있을지 흥미가 생기는 책이었다.
이 책은 조직을 흔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위트 있게 보여주면서도, 그들을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도 그렇다. 마냥 나쁘기만 한 사람도 없었고, 빌런들도 나름대로의 사정과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그걸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지만.. 저자의 생각과 발상의 독특함이나 구사하는 문장과 글의 위트가 책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실용성 뿐만 아니라, 어려운 책을 각잡고 공부하며 읽지 않아도, 대중교통에서, 주말에 머리를 식히고 싶은데 동시에 업무 역량도 쌓고 싶은 얄궂은 생각이 들때 펼쳐보기 너무 부담 없고 좋은 책이었다.
그렇다고 내용도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직장 인간관계에서 상처받는 이유를 사람의 태도와 감정의 문제로 바라보며, 권위와 책임, 동기부여와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었다. 특히 실무자가 흔히 마주치는 오피스 빌런의 모습들을 현실적으로 풀어내면서도, 그 이면에 있는 불안, 인정 욕구, 책임 회피 같은 심리까지 함께 보여주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앞에서 대략 말했던 것 처럼, 히어로와 빌런을 단순한 선악 구도로 나누는 것을 조심하고 있다. 조직 안에서 어떤 태도와 선택이 신뢰를 만들고 어떤 행동이 관계를 무너뜨리는지 비교하며 읽게 만든다는 점에서 실용적이었던 것 같다. 결국 이 책은 회사라는 공간이 단순한 업무 수행의 장이 아니라, 감정과 권력, 책임이 얽히는 관계의 무대임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읽으면서 역시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을 한번 더 갖게 되었다. 일을 할 때도, 나 개인에게 있어도, 주변에 있는 사람은 너무 중요하다. 특히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일을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을 불필요하게 소모시키지 않는 태도라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는 누군가와 부딪힐 때 상대를 바로 빌런으로 단정하기보다, 왜 그런 행동이 나왔는지 한 번 더 살피는 여유를 가져야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내가 빌런이 되지 않도록.. 나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피로를 주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말의 온도와 책임감, 피드백의 방식부터 점검해야겠다. 이 책은 인간관계가 힘든 직장인에게 위로를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조직 안에서 히어로처럼 일하는 태도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앞으로는 관계를 피하는 대신 건강하게 조율하고, 갈등이 생기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상황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적용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한 먼저 필요한 것은 내 멘탈과 정신의 수양이겠지만. 갈 길이 멀다. 좋은 책이다. 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