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대회의실에서 죽는다 - 무거운 침묵을 깨는 다양성의 힘
임병권 지음 / 크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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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는 대회의실에서 죽는다 - 임병권 ]


일을 하다 보면 눈에 띄게 일을 잘 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들은 영민하고 빠르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툭툭 뱉어낸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지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일을 잘하고 통찰력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의 비밀은 창의력이었던 것 같다. 창의력에 작용하는 요소는 매우 많다.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배경지식이나 경험, 노하우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길 가다 번뜩 떠오르는 영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창의력이 아무때나 아무에게나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어떻게 하면 일할 때 기발하고 번뜩이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낼 수 있을까? 이 것이 비단 나의 문제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제목은 '아이디어는 대회의실에서 죽는다'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책의 핵심은 단순하다. 창의성은 다양성의 토대 아래서 자라게 된다는 것. 개인이 내면에 다양성을 배양해야 그것이 결국 내부의 알 수 없는 메커니즘에 따라 창의성으로 발현된다고 하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성을 가로막는 외부의 환경이나 문화, 관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제거해야 할 대표적인 구분이 바로 폐쇄성, 응집성, 동질성, 평등의 함정이다. 이 네가지의 구분을 기초로 이 것이 왜 창발에 있어 장애를 일으키는지, 왜 이러한 성질에 영향을 받으면 안되는지, 이러한 성질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지를 책에서 기술하고 있다. 네가지 장으로 나눠 직관적으로 책을 구성하고 있으며 순서에 상관없이 관심있는 장을 먼저 읽어봐도 좋게 구성되어 있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다소 일반적인 내용이 들어가있기도 하고, 구체적인 방법론은 다소 부족해보인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고 마인드를 바꿔야겠다는 인식을 개인에게 심어주기 위한 기능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사례 위주로 구성되어 다양한 예시를 수집하거나 구체적인 케이스를 통해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사례나 예시가 그 중요도나 참신성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 많다는 생각이 들지만, 해당 분야의 책을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흥미롭게 주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서 기능을 할 것 같다. 전반적으로 회사생활이나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로 채워져있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 있어 어떻게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충분히 참고할만 하다.

기업에 입장에서도 결국 습관처럼 고착화된 사고나 행동은 일의 효율을 올려줄 수는 있지만 창의력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기업에서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부여하고, 이러한 기회에 구성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본인의 의견에 확신을 가지고 개진하며 비효율적이고 관행적으로 하던 일들은 목적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경직적인 문화의 개선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내용을 주를 이루고 있고, 창의력이 높은 사람들을 아무리 모아둔다 한들 대회의실의 회장님 의자로 표시되는 높은 권위 아래에서는 창의력의 발현이 제한된다는 내용을 비유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동시에 다양성이란 여러가지 일을 경험해 온 것보다, 전문 분야라는 바운더리 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왔던 것이 바로 창의력이 발현되는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다양성에 대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어 해당 부분이 인상이 깊었다. 이러한 올바른 방향으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들이 책에 충분히 기재되어 있으니 필요한 분들은 참고가 되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많이 개방적이고 다양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분위기는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어쩌면 높은 치안수준이나 교육수준, 개인역량의 개발을 불러 일으켰을지 모르겠지만, 튀면 안된다는 기조 아래 사고를 경직시키고 조직 내 인원들의 수동성을 극대화 시켰던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다. 창의성이 중요한 회사라면 이러한 관행과 벽을 치우고 구성원이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도록 해서 다양성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개인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구성원들의 행동과 성과를 넛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창의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과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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