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쓸모 있는 직장 내 괴롭힘 법 이야기 - 공인노무사 출신 노동전문변호사가 알려 주는
송도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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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쓸모있는 직장 내 괴롭힘 법 이야기 - 송도인 ]



갑질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하고 나서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에 관한 법. 해당 조문이 근로기준법에 들어옴으로 인해서 근로감독관들이나 관련 전문가들의 고민은 폭증했다. 특히나 초반에는 더 그랬다. 이 법이 실효가 있느냐 부터, 개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기준이 너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는 비판까지.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나온지 이제 수년이 지났다. 이제 어느정도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관련된 기준이 수립되기 시작했고, 실효성도 갖출 수 있게 점점 정교화 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내용과 기준과 판단은 아직도 모호하다. 법의 취지와 전체 프레임은 알겠고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 법을 통해 보호받아야 하는지는 현실의 직장 내 괴롭힘의 위험에 놓여져있는 근로자들은 알기 어려웠다. 그런 중에 이렇게 현장 실무가의 경험을 담은 책이 출간되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책이나 규정 등의 추상적 케이스를 가지고 하나마나 한 소리를 하는 것 보다 실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자신감과 전문성의 발로이다.

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일단 초반에는 법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어떤 취지로 운영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의 특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그래서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근로자와 담당자의 관점에서 단계별로 가이드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친절한 법률서적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법과 관련된 서적으로서 어느정도의 전문용어나 학술용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괴롭힘을 당한 당사자가 어떻게 증거를 수집하고, 괴롭힘 신고를 접수받은 담당자가 어떻게 조사를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진짜 전문가가 말로 자문해주듯 풀어서 이해하기 쉽게 제시해주고 있다. 여기까지가 직장내 괴롭힘 법 적용의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쉽사리 판단이 어렵다. 이것은 사실 누가 판단해도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그 내용의 판단에 대해 사례 제시를 통해 일정정도의 판단기준을 보여주고 있다. 여지껏 나온 상고심과 하급심의 판례 사례들을 모아 보기 쉽게 풀어 해석하고 있는데 수고가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기술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요소요소 궁금증에 대해 시원하게 긁어주는 질의응답 코너까지 구성하며 전체의 한 프레임이 잘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보고 좀 감탄했다. 이렇게까지 보는 사람을 배려하면서 쓴 법률서적을 오랜만에 본 것 같다. 물론 이론서든 실무서든 다 각자의 장단점과 목적이 있는 것이고 각각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나는 현업 실무가로서 이런 잘 쓰여진 실무서를 너무 좋아하고 저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 내가 나중에 책을 쓴다면 꼭 이렇게 써야지라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다룰 일이 왕왕 있을 것 같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서 일하다가 난관에 봉착하는 상황이 오면 제일 먼저 이 책을 꺼내볼 것 같다. 시중에 모든 책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책 중에서는 이 책이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은 많아도 쉽게 설명하고 대중 친화적인 전문가는 많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저자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는데 더 많은 주제를 대상으로 저술 활동을 좀 더 활발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오랜만에 좋은 실무서를 봐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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