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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소 플레이북 - 미래조직의 기업문화와 역할조직이 일하는 방식
유호현.채민재 지음 / 이야기나무 / 2023년 4월
평점 :
[ 옥소 플레이북 - 유호현 ]
회사의 모든 직원이 전부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있다면? 서로의 의견을 동등하게 존중하고, 대표의 의견도 납득되지 않으면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초수평적인 조직의 일원이 된다면?요즘 이런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일부 기업들은 재택의 높은 효과와 생각보다 낮은 부작용을 체감하며 조직의 형태 또한 위와같은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내 주변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궁금함도 커지는 것 같다. 도대체 이런 조직에서는 어떻게 구성원들이 협업하며 일을 할까? 사람들이 나태해지거나 업무 효율이 극도로 낮아지지 않을까? 기업이 도태되거나 지속이 불가능해 지지 않을까? 여러 의문들이 따라붙는다. 거기에 대해 일정정도 답을 해주는 책을 찾는다면 이 책 [옥소 플레이북]을 주목해볼만 하다.
이 책은 기존의 위계조직의 형태를 버린 역할조직을 구성하여 일하고 있는 회사 옥소폴리틱스의 소개와 업무방식에 대해 정리하여 담은 책이다. 구성을 러프하게 정리하면 회사를 소개하고, 회사의 업무방식을 제시한다. 익숙하지 않지만 이런 형태의 회사여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이자 저자인 유호현은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로 시작한 인재로, 외국의 업무방식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와서 국내의 문화와 기업의 상황에 맞춰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처음에 읽다보면 다소 산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조직 구성원들의 인터뷰가 들어가고, 한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논리를 전개한다는 느낌보다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산발적으로 등장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이런 느낌 자체가 옥소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지만. 뒤로 가며 업무방식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계조직에서 역할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서 조직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고, 어떤 부분에 주의해야 하는지 가이드와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인상깊었던 것은 역시나 책임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유로운 업무분위기와 강요 없는 문화는 좋지만, 그만큼 내가 주도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면 나는 아무런 일도 부여받지 못하고,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을 하지 않는 직원은 옥소와 함께할 수 없게 된다. 노동법이 타이트한 국내에서 이런 미국형태의 업무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이는데, 조직 전체가 맥그리거의 이론에 따른 Y론적 인간들만 모여서 근무하는 것 같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역시나 채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사실 책은 다 읽은 지금도 옥소폴리틱스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할조직이 국내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지, 어떻게 성과를 내고있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던 것 같다. 요즘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을 구축하고자 하는 젊은 조직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