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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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윤영범 ]


개인적으로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과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고 반성하여 오늘날 더 나은 판단을 하도록한다는 거시적인 효용은 두번째다. 내가 역사공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재미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 법 한 서사가 실제로 인류사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흥미롭고, 이것이 현재에까지 이렇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그래서 가끔 업무나 일상에 지칠 때 역사서를 찾아 과거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을 갖곤 한다. 세계사 중에서도 전쟁사는 또 특유의 마니아를 형성할만큼 특화된 분야이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라면 이 책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는 손을 놓치 못하고 전쟁사에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 될 것이다.

책은 1900년부터 1950년까지의 전쟁사를 1부로, 1950년부터 1999년까지의 전쟁사를 2부로 구성하고 있다. 시기로 책을 구분한 이유가 있을까 처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시기에 따라서 구분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반부에는 주로 세계대전에서 있었던 국지전의 전쟁사를 소개하고 있어 유명하지 않았던 국지전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중간중간 한국이 전쟁의 당사자로 나타나 치욕적인 패전을 겪은 이야기도 다루고 있으며, 외국의 특수부대가 활약한 이야기나, 전쟁의 무상함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챕터도 있다. 저자는 화려하지는 않아도 담담하고 깔끔한 문체로 글을 적고 있으며, 읽는데 집중력을 해치거나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극히 드물어 가독성이 좋았다. 중간중간 지도나 도표를 통해 전쟁을 설명하는 보조자료를 싣고 있으나 조금 더 풍부한 자료가 들어갔다면 더 좋았을 듯 하다. 챕터 별로 내용은 10페이지 내외로 짧은 편이나 전체적인 내용을 잘 함축하여 담고 있으며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개별적으로 해당 전투에 대해 찾아보면 좋을것 같다.

전쟁에 승자가 있다면 당연히 패자가 존재한다. 우리는 대립과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 대부분 승자의 관점에서 이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심한 경우 사실조차 곡해되어 승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집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사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은 승자 뿐만 아니라 패자이기도 하다. 우리는 성공한 케이스보다 실패한 케이스에서 더 큰 깨달음이나 통찰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쟁과 전투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여 정리한 노고도 대단하지만, 승자가 아니라 패자의 관점에서 패전사를 정리했다는 것에 대해 저자의 가치관과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사나 전쟁사 덕후라면 다소 부실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러한 분야에 이제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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