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씨피엔스 - 신인류의 바다 인문학
윤학배 지음 / 생각의창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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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씨피엔스 - 윤학배]

한가지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라는 것은 멋진 일이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사회에 많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전문가라고 해도 어느정도의 내공이 쌓여있는지에 따라 그 수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상식적이다. 나도 한가지 분야에서 어느정도 일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정도의 전문가가 되려면 어느정도의 노력을 더 들여야 할지. 갈길이 막막할 지경이다. 바다에 대한 스페셜리스트가 쓴 [ 호모 씨피엔스 ]라는 책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내공이 듬뿍 담겨있다. 일상에서 혹은 인류사에서 언어에서 바다와 연결할 수 있는 많은 내용들을 끌어와서 연결시키고 있다. 하나의 꼭지마다 평균 5페이지 정도로 많은 각각의 에피소드로 묶여있는 책이다. 각 에피소드는 논리적인 연결성은 없지만, 바다로 묶여 있다. 구성 상 바다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과 영국의 바다 이야기, 한국 수산물과 관련된 바다 이야기를 큰 3개의 장으로 묶으려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 비중이 70%정도 1장에 몰려있고, 2장과 3장의 내용은 굳이 장을 나누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 같은 구성이다. 내용 또한 앞서 이야기 한 대로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거나 선후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목차를 보고 궁금한 내용을 찾아 중간중간 읽어도 무방한 책이다.

바다와 스타벅스, 바다와 에베레스트, 바다와 골프, 바다와 술, 바다와 몽골을 연결시킨 통찰력이 재치가 있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서인지 이러한 자료를 어떻게 다 구해서 숙지했는지 배워보고 싶을 정도이다. 바다로 일상을 꿰었으니 바다 인문학이라 불러도 위화감이 없다. 전체를 관통하는 굵직한 이야기가 존재하지는 않아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으나, 하나하나의 글이 읽기 편하고 적당한 분량이어서 상식을 늘리고 바다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읽는다면 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해수부 차관까지 지낸 말그대로 바다에 대한 최고의 스페셜리스트 중 한명이다. 30여년 간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해 온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 스페셜리스트 들이 자기 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한다고 이 정도의 책을 써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저자의 대단함이 더 돋보인다. 읽고나서 나도 반성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내 전문분야를 가지고 세상의 여러가지 현상들을 꿰뚫어서 녹여낼 수 있을까.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책 내용도 좋았지만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내 전문분야를 닦아나갈지 동기부여가 된 부분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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