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장통 - 비즈니스 프레임을 활용한 글쓰기
한호택 지음 / 북펀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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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연장통 - 한호택 ]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글이라는게 어찌보면 구시대의 산물같기도 한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아직도 세상은 글로 돌아가고 글로 움직인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글을 써봐도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막상 글을 쓰려고 흰 종이를 꺼내거나, 모니터 화면에 흰 배경을 띄워놓으면 막막하기 그지 없다. 이 책 글쓰기 연장통은 흰 화면이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글쓰기 자체에도 도움이 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는 글쓰기 책이다.

나는 글을 쓸 때 주제가 주어지면 논리를 구성하고 형식을 정한 다음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프레임워크가 주어진 뒤 그것을 채워가는 형식의 글쓰기는 생각해 본 적 없어 신선했다. 책을 펴고 맘에드는 프레임워크를 정하고 그 칸을 채워나가기만 하면 된다. 기획서를 쓸 때, 비즈니스 문서를 쓸 때 등 분야를 목차로 구성해 두었으니, 해당 유형의 문서를 쓸 때 참고해도 좋다. 딱히 글은 쓰고싶지만 뭘 쓸지 모를때, 프레임워크만 정한 다음 프레임워크를 채우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글쓰기 연습을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말그대로 연장통이다 좋은 연장을 많이 실어놓았으니 그때그때 필요할 때 찾아서 쓰면 되겠다.

책에서 제시하는 툴은 전형적인 글쓰기 툴은 아니다. 서론-본론-결론, 기-승-전-결, 목적-방법-실행방안-기대효과 이런 글쓰기 툴은 시중에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하면 제시하는 프레임워크가 경영학에서 많이 쓰이는 이론이나 분석 툴이라는 점이다. 환경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할 때 쓰는 SWOT분석이랄지, 매슬로우의 위계별 욕구이론이랄지 이런 것들을 글쓰기 도구로 제시한다. 하지만 해당 프레임워크로 실제 글쓰기를 진행하는 방식을 예시로 보여주어 활용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심지어 일본의 학자들이 제시하는 이론과 도구를 차용한 부분은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책은 소설이나 에세이 같은 느낌을 차용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나 경청과 같은 책이 소설형식으로 구성해서 큰 히트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정도로 스토리가 꽉 짜인 책은 아니다. 애매하게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려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구성이라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또한 제시하는 도구가 사용하기 다소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예컨대 소설 부문에서 5w1h나 5why 방법은 현안을 파악하거나 문제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데 소설에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거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데 쓰기에는 더 좋은 도구를 활용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좋은 책이었다. 내용도 기존에 있는 이론에 저자의 통찰을 담아 신선한 내용으로 구성하였고, 쓰기에 따라 활용도가 높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글 또한 짧은 호흡으로 읽기 쉽게 구성되어있다. 글쓰기를 전혀 해보지 않을 사람이라도 읽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작법이나 글쓰기 자체에 대한 책은 아니므로 어느정도 글쓰기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글쓰기의 흐름이나 구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더 큰 도움을 받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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