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행복했다면 거짓말이지 - 권기범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경이롭고 위대한만큼 힘든 일이다. 책의 제목이 너무 와닿는다.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지만 매일 행복했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처음 부모가 된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이지만 행복한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팔 하나를 움직이는 것도 몸을 꿈틀대는 것에도 불안하고 어쩔 줄 모르게 되는 모습에 스스로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 때 이 책 [매일 행복했다면 거짓말이지]이 나와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아이가 태어나고 첫 돌을 맞이하기까지 일자 별로 그림과 아이를 돌보면 느꼈던 초보아빠의 심정을 담은 구성이다. 매일매일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고,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담겨 있다. 매일의 육아일기에 아이의 모습을 그린 한 컷의 그림이 포함된다. 커가는 아이를 보는 아버지의 뿌듯함, 사랑, 긴장, 약간의 귀찮음 등 감성적인 부분과 아이를 받칠 때 어떤 손 모양을 해야하는지, 아이에게 이유식은 언제부터 먹일 수 있는지 실용적인 부분을 모두 담고 있다. 아이를 낳아서 이미 어느정도 키워낸 부모들은 공감과 추억을 이제 낳아서 키울 부모들은 지식과 노하우를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신 작가분이 간결하면서도 이해가 쉽게 글을 잘 쓰셔서 가독성이 뛰어나고, 그림 실력도 좋으셔서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보며 흐뭇 미소가 띠어지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너무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아이의 100일 기점에 대한 이야기. 그 이후로는 아이가 풀잠을 잘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100일을 훈련소 퇴소라는 심정으로 버틴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 애틋하기도 하고. 그래도 읽다보면 작가의 아이는 너무 예민하거나 말썽꾸러기는 아니었던 것 같긴 하다.나도 아이에게 이런 육아일기를 써줄 수 잇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아이가 커서 나중에 책으로 나온 나의 육아일기를 보고 어떤 마음을 가질까? 아빠를 어떻게 보게 될까? 작가는 매일 행복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매일매일이 행복이었을 것 같다. 잘 큰 아이를 보면 당시의 힘듦은 종적도 없이 사라져있다. 오히려 너무 빨리 커가는 아이의 모습이 야속할때도 있었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든 행복이다. 아이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야 대부분 똑같겠지만, 작가의 도전정신과 세심함은 부러운 일이다. 주변에 곧 아이를 출산하는 지인이 있다. 이 책을 선물하면 왠지 좋아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도 많이 될 것이고 육아에 대한 막막함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1년간의 일기만을 담았는데 그 이후에도 이런식으로 구성된 그림 육아일기가 시중에 많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