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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장의 비하인드 스토리 - 직장인, 취준생, 3모작 도전의 체험 인사이트
박창욱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1월
평점 :
[인사팀장의 비하인드 스토리 - 박창욱]
대기업에서 오랜기간 인사부서장으로 일 한 저자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여느 직무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특히나 인사업무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직무라는 생각이 든다. 조직의 인력을 관리한다는 것은 행위의 인과가 분명하지도 않고, 물리법칙이나 사물을 다루는 것과는 그 접근방식과 매커니즘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또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 직관이나 눈치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어서 쉽게 익숙해질 수 없다는 점도 통감하고 있다. 늘 고민속에서 지내다보니 오래 인사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의 이야기에는 늘 흥미가 생긴다. 그렇게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책은 3개의 장 7개의 절로 구분되어 있다. 글은 저자가 칼럼에 단편적으로 쓴 것들을 모아 임의의 주제를 기반으로 분류한 느낌이다. 그래서 목차간 유기적인 연계나 논리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에세이라는 글의 형식을 표방하고 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소 아쉬운 면이었다. 주제별로 묶은 형식이긴 했지만 글 간 연계가 없어 내용이 다소 얕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가 해당 도서를 위한 글을 쓴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처음에 책의 구성을 자세히 보지 않고 다른 기대로 접근했던 나의 착오였다.
그렇다면 책의 내용에는 만족했는가? 아쉽게도 책의 내용 또한 인사 실무자로서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은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저자의 경우 꽤 나이가 있는 높은 경력의 인사담당자로 다소 기성세대의 인사관리 형식에 대한 주장이 많았던 것 같아 아쉽다. 꼰대가 되기 싫고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함께 예전의 인사관리 방식을 고수하는 내용의 글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개인은 조직을 위해 다소 희생해야 하고, 지금의 고생이 나중의 성공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나 채용절차법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부모님의 직업이나 재산, 결혼여부를 채용이력서에 기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내가 소위 말하는 MZ세대에서 벗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업무는 꼭 직접 만나서 해야하는 것이라는 주장, 나와 가족, 회사는 일체로 회사가 나를 부려먹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배운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주장. 이런 내용은 사실 반론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부장님이나 임원이 실무자를 잡고 나때는 말이야, 인사업무란 말이야 라고 말하는 것을 글로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회사의 임원이나 의사결정자들은 저자의 나이나 경력정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조직의 규모가 크면 클 수록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불편하게 여기는 주장들이 아직은 어쩌면 기업이나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룰이나 문화도 존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의 옳고 그름에 대한 내 생각과는 별개로 말이다. 책을 읽으며 불편했던 점 위주로 말을 해서 그렇긴 한데 물론 도움이 되는 조언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무단위에서 일어나는 돌발상황에 대한 이야기나 인사관리와 관련된 누적된 노하우에 대한 정리는 나름대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사업무나 인사관리에 대한 대단한 인사이트를 얻는다기 보다 인사직무에 처음 발을 들이려는 사람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