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0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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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 –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고전이란 한 호흡에 읽을 수 없었다. 전부 읽는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들었다. 아직도 내 독서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이 책을 학부 때 이해도 가지 않으면서 억지로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다시 읽어보니 그래도 그때보다는 느껴지는 바가 더 있어 예전보다는 머리가 굵어졌나보다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전의 위대함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독자의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고 깊은 통찰을 주는 것. 아마 10년 쯤 후에 다시 이 책을 펼쳐본다면 또 그 때 새롭게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책은 3개의 큰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수사학의 정의나 목적 등 개요에 대해 설명한다. 청중을 설득하는 유형을 조언(과거), 법정연설(현재), 선전연설(미래)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논리적인 일관성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설명이 개념정의에서부터 시작하는 다소 현학적인 내용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비유 또한 현대에서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비유라고 보이거나 배경지식이 없으면 잘 이해할 수 없는 예시들도 있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나 장 별로 그렇게 길지 않은 내용이므로 짬날 때 마다 짧게 한 장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부분은 청중과 자신의 상태에 관한 에토스와 파토스를 다룬다. 이 부분이 가장 양이 많지만 가장 호흡을 길게 읽었던 부분인 것 같다. 현명함, 미덕, 선의의 관점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그 통찰력이 단연 돋보인다. 고대 그리스나 현대 시민이나 역시 사람의 본성적인 특성은 크게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세 번째 부분은 글의 문체나 표현방식과 같은 디테일에 대해 설명한다. 이것은 오늘날 다양한 글쓰기 책에서 더 잘 설명이 되어 있다고 생각이 되나 그 당시 사회상과 작문과 관련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므로 흥미를 가지고 읽어볼만 하다.



​​역시 나에게는 아직도 좀 어려운 책이었다. 짧고 실용적인 책 위주로 읽다보니 호흡이 길고 깊은 부분까지 생각해가며 분석한 고전과 같은 책은 꽤 노력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와중에도 이런 고전이 주는 울림은 현대의 기술적인 부분을 담은 책과는 확실히 다른 지점이 있다. 내면으로 침잠하여 더 근본적인 원인과 현상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 다행히 이 책은 뒤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앞의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필요는 없으므로 마치 잠언집처럼 그 날 그 날 생각나는 부분을 펴놓고 짧은 시간 집중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언젠가 이 책을 가볍게 읽고 수사와 관련된 내 견해가 생기는 날이 되면 나도 설득이 달인이 될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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