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젠 저니 - 나와 팀이 함께 자라는 애자일 여행
이치타니 토시히로.아라이 타케시 지음, 김연수 옮김 / 제이펍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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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엔지니어도 개발자도 아니다. 애자일이나 칸반, 카이젠과 같은 용어는 경영학 교과서나 교양서를 보다가 호기심에 한번쯤 찾아봤던 내용이었다. 명확히 이해는 못 했다. 얼마쯤 지났는데도 각종 전문기사나 잡지에서는 저런 용어가 계속해서 등장했다. 호기심 반 답답함 반으로 미루는 것을 멈추고 애자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보고자 해서 잡아든 책이 바로 카이젠 저니 였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책도 얇아서 만만해 보였다. 내용을 보니 스토리 위주의 전개방식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그 홍대리 씨리즈와 비슷하지 않은가! 이거 수월하게 읽을 수 있겠구만! 하고 생각했다. 곧 후회했지만.

엔지니어나 개발자가 아닌 나에게 책에서 나오는 내용은 그냥 업무를 잘 하는 법 정도로 밖에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책에서 말하는대로 애자일의 핵심인 작고 빠른 시도, 실패와 학습, 개선 이라는 큰 프레임은 모든 프로젝트 수행에 적용할 수 있는 현대 경영환경에 매우 적합한 프로세스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책은 크게 개인단위, 팀단위, 팀 이상의 단위에서의 업무수행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개인단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은 회고, Task Management, Task Board, 아침회의이다. 회고는 현재의 프로세스에서 멈춰서(Keep) 문제를 선정하고(Problem) 긴급도와 중요도를 살펴 실행(Try)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Task를 도출하고 가시화 하는 것, 정확한 Task 달성의 성패를 확정하는 것, 큰 덩어리의 Task를 세분화 하는 것이 Task Management이다. 이는 업무의 누락을 방지하고 실수에 따른 비효율을 감소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또 아침회의를 통해 매일의 Task Management를 수행하고,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충분하지 않다. 오해에 따른 실수나 실패가 동반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자아 Task Board를 가시화 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후에는 팀 단위에서의 업무수행을 고려해야 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팀 단위에서의 업무수행의 방법론은 매우 다양하다. 개인단위에서의 기본개념을 기초로 하여 확장시키는 형태를 띈다. 여기서 스프린트와 스크럼 등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고 하나의 스프린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완료 기준, 서로의 기대를 명확히 하는 법, 일하는 목적의 근본을 팀 차원에서 점검하는 방법 등 다양하고도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팀 단위를 넘어서 외부의 조직과 협력하여 일하는 방식까지.

책에서 제시한 내용은 간결하지만 강력하다. 앞서 주절주절 생소한 개념을 나열했지만 단 한번만 책을 읽더라도 모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책은 이야기 형태를 띄고 있으며 사례에서 방법론이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잘 표현한다. 이러한 책은 스토리를 가져와서 이해를 도울 목적으로 썼어도 결과론적으로 개념이 스토리에 잘 녹아들지 않고 따로따로 노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다행히도 각각의 사례가 개념이나 방법론을 매우 잘 녹여내고 있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쉬운 책은 아니었다. 일단 업무수행방식과 관련된 고민 없이 추상적인 개념만을 가지고 이 책을 접했다가는 아마 책을 덮고나서 멍해지는 느낌을 받을 확률이 크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매우 쉽게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고 있었고 그 적용에 대해서도 적합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으니 이것은 책의 문제는 아님에 분명하다. 아마 이 책은 단지 한번 읽어보고 책꽂이에 꽂아둘 책은 아닌 듯 하다. 꾸준히 읽어보면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때가 되면 아마도 책의 내용이 더 뼈에 사무치도록 다가오지 않을까. 애자일, 카이젠, 칸반. 역시 아직은 나에게 어려운 개념이지만 언젠가는 익숙해져야 할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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