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이 말해도 당신보다 낫겠다 - 오해를 만들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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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작가가 쓴 스피치 책이라니.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서양에서 나오는 스피치와 관련된 책은 상당 수 읽어본 경험이 있었는데 대만의 스피치 책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 생소했다. 아무래도 대만의 문화라는 것이 다른 문화권보다 친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오히려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우리나라와 지리적을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좋은 스피치를 하는 사람은 국가와 문화를 가리지 않고 존재하고 이러한 방법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식상했는가? 아니 오히려 곰곰이 생각해볼만 한 좋은 조언들이 많았다. 교양서라는 한계 때문에 아무래도 내용이 얕고 근거나 사례가 풍부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주장하는 내용 자체로 내 스피치 태도를 반성할만 한 내용들이 많아 읽기를 잘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책은 스피치에서 나오는 10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해 10개의 장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은 바로 ‘개성을 갖춘 화자’이다. 본인의 개성을 갖추지 않고 말하는 사람을 그는 그냥 걸어다니고 말하는 만두(!)일 뿐이라고 말한다(..대만식 유머인가). 펭귄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다 똑같아 보이지만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산다. 저는 평범해요 라고 말하는 사람에 대해 추스잉은 개성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이러한 사람은 좋은 스피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개성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나를 떠올렸을 때 나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내가 어떠한 개성을 가졌는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고, 이러한 개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 매력을 더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큰 주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냥 이야기를 잘 듣는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 상대방의 입장이라면 받고싶은 질문, 피하고싶은 질문을 구성하고 고르는 힘이 필요하다. 물론 좋은 질문이라는 것에 서브웨이 샌드위치 만드는 법 처럼 정해져있는 매뉴얼이나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좋은 질문은 무엇, 왜, 어떻게의 순서로 전개된다. 책에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수많은 대화상대방을 만나는데 이러한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부끄럽게도. 읽으면서 생각했더니 좋은 의사소통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의 제언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참고해서 앞으로는 조금 더 매끄러운 대화를 이끌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성, 매력을 계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자신의 말하는 내용을 녹음하거나 영상을 녹화하는 방법을 제안하는데. 이것은 아무래도 너무 쑥스럽다. 하지만 이것을 이겨내면 실력의 향상이 수반되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내가 언젠가 이런 방식을 시도할 수 있을까는 조금 의문이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그 외에도 자신의 매력을 향상시키는 법은 바로 책을 읽는 것! 책을 읽는 것은 사안에 대한 자기 주관을 길러주고 자기 주관 아래에서 진행되는 대화는 곧 순발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을 많이 읽자.

그리고 말하기 전에 입장과 목적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나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대화하는 것이 좀 더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 기타 대화와 스피치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이 녹아있는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꽤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고, 많이 반성했으며, 잘 정리해서 좋은 스피치 습관을 들이는데 활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피치는 이제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스킬이다. 아마 어떤 직무를 하든 혼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면 의사소통능력을 무시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대화나 언어습관에 대해 돌아보고 점검해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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