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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일머리 - 능력을 두 배로 인정받는
레일 라운즈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책의 제목과 표지의 디자인을 살펴보았을 때 아, 이 책은 일본 책이구나. 라고 부지불식간에 생각해버렸다. 일본에서 이러한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오고 디자인 또한 이러한 구성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서양 작가의 책이었다. 아 서양에서도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내 선입견에 대한 어리석음을 다시한번 탓했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양의 문화와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의 업무 노하우나 매너라는 것이 국내의 여건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라고. 가벼운 의심과 함께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된 것이었다.
책이 다루는 주제가 그렇기도 하거니와 책 자체는 매우 쉽게 술술 넘어간다. 보통 서양권 저자가 쓴 책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이유가 생각보다 번역이 잘 된 책이 많지 않기 때문이데, 이 책은 그런면에서 양호하다고 본다. 책은 일머리를 키우기 위해 근로자가 갖춰야 할 다섯가지 덕목에 대해 적는다. 그것은 자신감, 배려심, 명확성, 신뢰도, 인간관계. 그럴 듯 하다. 이것은 사실 일머리를 키우는 구체적 방법이라기 보다 회사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에 가깝다고 본다.
내용은 기대했던 것 보다 꽤 주목할만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도 어느새 사회에서 수년동안 구르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기술을 체득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은 괜찮은 내용들이 책 여기저기 숨겨져 있었다. 자신감과 관련해서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리적 자세이다. 허리를 세우고 당당하게 걷고 말을 더 열정적으로 하라는 것. 나는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진다는, 즉, 정신은 육체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을 신뢰하는 사람이라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득되었다. 배려심과 관련해서는 미소와 칭찬이 핵심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였다. 일할 때 사실 일 잘하는 사람이어도 배려심 없는 사람과 근무하는 것은 너무나도 고역이기 때문에 이 배려심 부분도 여러부분 눈에 띄었다. 명확성 부분에도 상대의 말을 시각화해서 기억하고 이를 한번 더 되물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라는 매우 실무적인 조언과 지각을 했을 때 어떠한 말로 대처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아주 세세한 부분에 대한 조언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지침은 예시일 뿐이다. 여기에 나와있는 방법론을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가 척척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어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또한 책에서 들고있는 몇몇 방법은 역시나 우리나라 문화권에서 활용하기 조금은 부담스러운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대화나 회의에서 시선을 상대에게 고정시키도록 하라는 것이나, 최악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사장에게 ‘문제점을 지적해줘서 고맙다’로 시작하는 수평적인 관계를 전제로 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점 등이 그렇다. 신뢰도와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 또한 비슷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사례가 풍부한 서양의 원고를 기반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 아래서의 업무관련 다양한 노하우를 담고 있다. 몇몇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거나 비약이 있는 부분이 약간 보이긴 하지만 흥미를 가지고 스윽 훑어보다 보면 지금의 자신의 상황에 알맞은 주요한 조언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책을 가볍게 훑으면서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가독성 좋게 구성한 출판사와 역자의 노고가 느껴진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큰 이슈 중 하나일 것이다. 업무를 빨리 잘 수행한다는 것은 내 시간과 돈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곧 사회적인 인정과 가족의 행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너무 어려 가지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위해 펼쳐든 사람은 일을 잘 하고자 하는 욕망의 불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책이 기름이 되어 당신의 마음 속의 욕망의 불씨를 맹렬히 타오르게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