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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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은, 시종일관 범인을 전혀 짐작도 못하고 읽었다. 스콧 핸더슨 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환상의 여인. 스콧은 정말 환상의 여인과 함께 했던 것일까.

실은, '이 책은 범인은 찾지 못하고 단지 스콧 핸더슨의 누명을 벗겨 사형을 면해주는 것으로 끝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뒷편으로 갈수록 급박한 전개 속에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범인의 등장... 아... 물론 소설 내에서 완벽한 증거들을 제시해주지 않았기 때문도 있지만... 어쨌든 정말 재밌게 봤다. 특히, 추리소설답지 않게 문학적이고, 막 손에 잡힐 듯한 표현의 문장들은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재미있게 본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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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의 천국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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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의 천국... 말 그대로 에디의 천국이다. 이세상의 천국이 아니라, 죽어서 가는 천국 말이다. 하지만, 에디의 천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과는 다르다.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에 가기 전의 전단계쯤 되는 천국이 아닐까? 여기서, 모든 사람들은 다섯명의 사람을 만난다. 자기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자기의 일생에 어떻게든 인연이 있는 다섯명의 사람들. 에디도 예외는 아니다.

 

에디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어쩌면, 불우한 사람이다. 작은 놀이공원 '루비 피어'의 정비공인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그리고 형. 이런 가정에 태어났다. 자기에게는 너무 무관심한 아버지에 상처받으며 어린 시절을 겪고, 전쟁에서 부상한 다리로 평생을 절뚝거려야했다. 아버지의 죽음에서 아버지를 또한번 오해했고, 전쟁 때 혹시나 자기때문에 죽지않았을까하는 누구, 그리고 죽여왔던 수많은 적병사들로 인해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안고 있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놀이기구의 사고에서 어린아이 하나를 구하다 죽었다. 83세의 나이에...

 

천국에 가기 전 다섯명의 사람과 만나면서 에디는 인생에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배운다. 자신은 몰랐지만 자기때문에 죽었던 남자를 만났고, 우연한 부상인줄만 알았지만 자기 다리에 총을 쐈던 대위를 만나고,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루비 피어 설립자의 부인을 만났고, 그토록 사랑했던 부인 마가릿을 만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장 깊은 상처와 만났다.

그리고 그렇게, 그 아이의 상처를 씻어주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의미, 중요성을 깨우친다...

 

나는 모르지만 나와 이루어지는 많은 관계와 사건들, 어찌보면 나비효과같은 일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세상... 같은 사건이지만 서로다른 시선, 의미없어보이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한사람한사람의 인생... 이 이야기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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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거야. 때로 소중한 것을 희생하면, 사실은 그걸 잃는 게 아니기도 해.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그걸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지."     - 대위 -

 

"하지만 이건 전쟁인 걸요."

"자네에게는 그렇지. 하지만 우리는 다른 시각을 가졌지. 나는 자네가 보는 것과는 다르게 보니까." - 대위 -

 

사람들은 사랑이 바위 틈에 숨어 있는 물건이라도 되는 듯이 사랑을 '찾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은 여러 형태를 띨뿐만 아니라 어떤 남녀에게도 똑같지가 않다. 그러니 사람들이 찾는 것은 '어떤' 사랑이다. -195p

 

"거기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었는데."

"거기가 아저씨가 있어야 될 데였어요." - 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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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세계 최악의 말썽꾸러기 개와 함께한 삶 그리고 사랑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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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는 그저 평범한 개다.

지은이 입장에선 "사상 최악의 개"라는 부제를 달아버렸지만, 소설 말미에도 나오듯이 지극히 평범한 개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주인 입장에선 최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고뭉치인 개와 사람들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애틋한 가족애를 재밌게 그려내고 있다.

 

존 그로건과 제니 부부는 아직 애가 없는 신혼으로, 제니는 집에 있는 식물들을 다 죽여버리기 일쑤. 이유는, 너무 과한 애정이랄까... 해서, 아이를 갖기가 걱정된 나머지 강아지를 하나 먼저 길러보기로 한다. 광고를 보고 찾아간 집에서 아버지의 어릴 적 충고에 따라 겁먹지 않는 강아지를 선택한 결과가 바로 말리.

이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너무 삶에 낙천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데다 약간의 광기까지 있고, 존과 제니 입장에선 꽤나 멍청하기까지하다. 하지만, 너무도 충직하고 사랑이 많다. 존과 제니는 말리를 키우면서 아이들을 갖게 되고, 한때는 제니의 우울증으로 인해 내다 파는 시늉까지 해야했지만,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종국엔 인생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서 말리를 사랑하고 그 마지막 눈을 감을 때까지 함께 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일이 가장 큰 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그 일이 내 일보다 크게 또는 힘들게 보이는 일은 드물다. 그건 개를 기르는 데서도 마찬가지였고 존과 제니 역시 "이 녀석은 최악이야"하고 살았지만, 오히려 말리의 사후에 그런 어려움은 나만 겪는게 아니구나 알게된다. 사람은 참 우습다, 아무리 잘난 척하고, 이해심 많은 척하고 성인인 척해도, 결국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거다. 하지만 우리들 옆을 지키고 있는 개들은 어떠한가. 자신을 팔아버린 주인을 찾아 수십리길을 찾아오는 개 이야기는 주변에 흔하다. 주인이 위험에 처하면 자신의 위험보단 주인의 안위를 우선한다. 지은이도 이런 것을 "개라는 동물들의 어쩔 수 없는 원래 성격"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 거기에 배울 점은 있다" 고도 말한다. 그렇다. 이런 것들을 그냥 "저것들은 원래 저런 동물이니까"라고만 넘어간다면 그게 짐승가 무에 다를까. 우리는 사람이니까...

 

책을 읽으면서 하나 부러웠던 건, 역시나 미국은 넓구나~하는 것과 개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민심같은 거였다. 요즘, 우리 주변의 개들, 과연 맘놓고 뛰놀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기껏해야 방안에서 종종거리는 일이 대부분이지는 않을까. 나는, 개를 산다면, 마당에 풀어놓고, 목줄없이 마음껏 뛰놀게 하고싶다. 집안에 있을 때 빼곤 매번 목줄에 묶여서, 또는 안겨서 주인 곁을 배회해야만하는 개들은 너무 불쌍하다. 아마, 사람을 평생 그렇게 데리고 다닌다면 그 사람은 미쳐버리지않을까.

적어도 이 책에서 말리는, 우리들의 개들보단 훨씬 자유로운 모습으로 살아간다. 뛰어놀 정원이 있고 때론 해변도 있었다. 매일 아침으로 산책(물론 목줄은 하지만)을 하고, 펜실바니아에서는 자유를 만끽했다. 물론, 우리들의 시골은 아직까진 개들이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긴하지만, 그래도 위험하다. 자주 눈에 도로가에 널브러진 그들의 시체가 보이니까...

그리고, 개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참 관대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마 말리가 그랬던 것처럼 야외식당 테이블을 끌고서 마구 전진하며 식당 전체를 어질러 놓는다면 단박에 엄청난 비난을 해댔을 것이다. (안그랬을까?? 뭐 내 생각일 뿐이라면 다행인거고...)

 

역시, 이별은 슬프다. 그것이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생과 사의 이별이라면 더욱... 하지만, 이것이 곧 인생이라는 것을 말리는 가르쳐준다.

 

지루하지 않게 가슴 따뜻한 책이다.

요즘, 마치 살아있는 인형정도로의 취급을 받는 많은 개들, 그래서 약간의 병이나 말썽을 이유로 버려지는 많은 견공들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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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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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한 도시의 이름으로 알았다.
영화를 찾아보고 나서는 Earthsea인 것을 알았고 그저 바다 위에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배경이구나 알았다.
그리고 드디어는  그 전 6권의 첫번째 책 '어스시의 마법사'를 보고서야 어스시가 이렇게 생겼구나 알게됐다. 친절하게도 어스시의 지도가 책 중간에 별지로 포함돼 있기에.

 

첫장을 읽으면서 문체가 너무 딱딱하게 느껴졌다. 뭐랄까, 탁탁 내뱉는 말투?? 원전을 못봤으니 딱하니 말하긴 뭐해도, 역자가 좀 더 부드럽게 써냈으면 좋지않았을까.
그리고 조금 난해한 단어들이 껴있다. 가령 '삿된' 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전체 문장이나 앞뒤를 봐서 "사악하다" 정도의 뜻일거라고 짐작(찾아보니 맞았다)은 했지만, 평소에 쓰지 않던 단어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난바다'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온다. 책 전체를 보자면 고대에 어스시가 생겨난 바다, 또는 현재의 어스시를 포함한 바다 전체 정도인 것같지만, 아무런 해설이나 주석없이 초반에 갑자기 튀어나오기때문에 오자인줄 알았다(솔직히 아직도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그리고 맞춤법이 틀린 것들이 몇몇 눈에 띄어서 읽으면서 껄끄러운 곳이 초반에 좀 있었다. 음... 너무 단점만 얘기하는 건가.

그렇다해도, 이건 역자나 출판사의 잘못이지 원전 자체의 잘못은 아닐테고...


초반의 전개는 조금 마음에 안드는 면이 있지만, 뭔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300여쪽의 책을 읽으면서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로부터 '새매'라고 불리우는 '게드'라는 진정한 이름의 마법사, 그 탄생과 어린시절로부터 스무살에 이르기까지의 초기 성장이 이 책의 주요내용같다.

어린 시절, 무엇이든 마음대로 바꾸고 변신할 수 있는 마법사를 동경하고, 청소년기에는 치기어린 자존심과 자만심으로 스스로에게 엄청난 재앙을 불러내고는 의기소침해지고 방황하다가 20세를 바라보는 때에 스스로를 극복해내고 진정한 마법사의 길로 들어선다,

여기까지가 이 첫권이다. 이렇게만 말하니까 꼭 전형적인 성장드라마 느낌인데 그렇지가않다. 사건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흥미진진하다(워낙 판타지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조금씩 마법을 배워가며 우쭐해하는 게드를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생각하고, 자신이 마법사로 초빙되어간 토닝 마을을 드래곤으로부터 지키기 위하여 고대의 용과 맞서는 장면에서는 게드를 응원하고, 그림자를 피해 매로 변해 창공을 날아 곤트로 돌아왔을 때,  오히려 사냥꾼이 되어  작은 배 하나로 온갖 바다의 풍랑과 싸워가며 그림자를 쫓을 때는 같이 긴장했다. 왜인지는 몰라도, 이 책에 그림이라고는 중간의 별지로 있는 지도 한장이 달랑이지만, 그 모습 하나하나들이 머리속에 세세히 그려져서 훨씬 흥미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묘사들도 훌륭하지만 먼저 본 영화와, 이미 머리 속에 충만한 각종 판타지들이 책과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리라. 그리고, 중간중간 게드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잠깐씩 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책을 덮을 때는 '나머지 권들 얼른 주문해서 빨리 봐야겠군' 하는 생각도 했으니까.

 

역시나 3대 판타지 소설 중의 하나답게 재밌다. 나머지들을 얼른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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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 고양이 시시
슈테파니 츠바이크 지음, 안영란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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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는 참 행복한 고양이다.

비록, 입양한 (사람이 고양이를 기르는 게 아닌, 시시는 자신이 율리아를 입양했다고 생각한다)  율리아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진 못해도 시시를 아끼고 사랑하고 시시는 그걸 알고있다. 거기에 멋진 남자 슈테판은 율리아에게서 부족한 무엇들을 채워준다. 그리고 때론 자신과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 소설은 사람이 아닌 고양이 시시의 눈에 비치고 들린 바를 써나간다. 인간의 입장이었을 때는 생각도 못할 고양이의 입장들이 피력된다.

시시는 영리하고 자존심 자부심이 강하고 오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사랑이 충만한 시시는 그의 입양녀 율리아를 사랑으로 대하고 정신과의사인 율리아가 하지못하는 율리아의 환자들에 대한 치료까지 떠맡는다. 인간의 입장에서 썼다면 그저 평범한 고양이 기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이기에 전혀 다른 이야기, 전혀 다른 흥미가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화"가 아닐까 싶다. 대화가 단절된 세상, 말이 없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얘기하고 지껄이며 위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느낀다. 비록 말이 통하지않고 서로 의견소통에 애를 먹지만 율리아와 시시가, 스테판이 그러한 거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거기서 피어날 수 있는 행복이란 얼마나 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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