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스시...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한 도시의 이름으로 알았다.
영화를 찾아보고 나서는 Earthsea인 것을 알았고 그저 바다 위에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배경이구나 알았다.
그리고 드디어는  그 전 6권의 첫번째 책 '어스시의 마법사'를 보고서야 어스시가 이렇게 생겼구나 알게됐다. 친절하게도 어스시의 지도가 책 중간에 별지로 포함돼 있기에.

 

첫장을 읽으면서 문체가 너무 딱딱하게 느껴졌다. 뭐랄까, 탁탁 내뱉는 말투?? 원전을 못봤으니 딱하니 말하긴 뭐해도, 역자가 좀 더 부드럽게 써냈으면 좋지않았을까.
그리고 조금 난해한 단어들이 껴있다. 가령 '삿된' 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전체 문장이나 앞뒤를 봐서 "사악하다" 정도의 뜻일거라고 짐작(찾아보니 맞았다)은 했지만, 평소에 쓰지 않던 단어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난바다'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온다. 책 전체를 보자면 고대에 어스시가 생겨난 바다, 또는 현재의 어스시를 포함한 바다 전체 정도인 것같지만, 아무런 해설이나 주석없이 초반에 갑자기 튀어나오기때문에 오자인줄 알았다(솔직히 아직도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그리고 맞춤법이 틀린 것들이 몇몇 눈에 띄어서 읽으면서 껄끄러운 곳이 초반에 좀 있었다. 음... 너무 단점만 얘기하는 건가.

그렇다해도, 이건 역자나 출판사의 잘못이지 원전 자체의 잘못은 아닐테고...


초반의 전개는 조금 마음에 안드는 면이 있지만, 뭔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다. 300여쪽의 책을 읽으면서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로부터 '새매'라고 불리우는 '게드'라는 진정한 이름의 마법사, 그 탄생과 어린시절로부터 스무살에 이르기까지의 초기 성장이 이 책의 주요내용같다.

어린 시절, 무엇이든 마음대로 바꾸고 변신할 수 있는 마법사를 동경하고, 청소년기에는 치기어린 자존심과 자만심으로 스스로에게 엄청난 재앙을 불러내고는 의기소침해지고 방황하다가 20세를 바라보는 때에 스스로를 극복해내고 진정한 마법사의 길로 들어선다,

여기까지가 이 첫권이다. 이렇게만 말하니까 꼭 전형적인 성장드라마 느낌인데 그렇지가않다. 사건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흥미진진하다(워낙 판타지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조금씩 마법을 배워가며 우쭐해하는 게드를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생각하고, 자신이 마법사로 초빙되어간 토닝 마을을 드래곤으로부터 지키기 위하여 고대의 용과 맞서는 장면에서는 게드를 응원하고, 그림자를 피해 매로 변해 창공을 날아 곤트로 돌아왔을 때,  오히려 사냥꾼이 되어  작은 배 하나로 온갖 바다의 풍랑과 싸워가며 그림자를 쫓을 때는 같이 긴장했다. 왜인지는 몰라도, 이 책에 그림이라고는 중간의 별지로 있는 지도 한장이 달랑이지만, 그 모습 하나하나들이 머리속에 세세히 그려져서 훨씬 흥미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묘사들도 훌륭하지만 먼저 본 영화와, 이미 머리 속에 충만한 각종 판타지들이 책과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리라. 그리고, 중간중간 게드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잠깐씩 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책을 덮을 때는 '나머지 권들 얼른 주문해서 빨리 봐야겠군' 하는 생각도 했으니까.

 

역시나 3대 판타지 소설 중의 하나답게 재밌다. 나머지들을 얼른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