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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 미래를 꿰뚫어 보고 변화를 주도하는 생각의 도구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19년 4월
평점 :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_ 최윤식
국내의 한 일간지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짐 시네갈 코스트코 창업자, 조이 이토 MIT 미디어랩 소장 등 권위 있는 경영자, 경영학자들에게 성공의 법칙을 물었다고 한다. 이들의 대답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되었는데 ‘강력한 자기확신(Conviction)’, ‘소통과 연결(Connect)’, ‘기민한 변화(Change)’ 대응력이 바로 그것이다. 미래학자인 저자는 강력한 자기확신은 ‘통찰’에서 나오고, 소통과 연결은 타인을 ‘통찰’하는 데서 나오며, 기민한 변화 대응력은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는 데서 나온다 주장하며 통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30 대담한 미래], [제4의 물결이 온다],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 등 많은 저서에서 다양한 미래예측을 내놓았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저자 본인이 훈련하고 경험한 통찰의 기술을 소개한다. 다음은 책 전반부에 수록된 저자가 미래를 예측할 때 사용하는 ‘마인드 세트(생각 습관)’ 열 가지다.
미래에 관심을 갖고 생각하라
많이 그리고 잘 읽을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구별하라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생각하라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하라
미래예측은 그림 퍼즐 맞추기다
사고실험을 하라
사람을 생각하라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라
기회와 위기에 대한 생각 습관을 만들라
모든 내용을 설명하기는 분량상 어렵고 가장 기억에 남는 3번째 ‘마인드 세트’만 소개해보려 한다.
59p 언론은 변하지 않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을 끌 만한 새로운 사건을 하루 종일 찾아다닌다.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이 거의 다 변화에 관한 이야기인 이유다. 책도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읽는 사람은 세상이 정말 빠르고 많이 변하는 것처럼 느낀다. ... 중요하고 진정한 변화는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빨리 일어나지 않는다.
60p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아주 느리거나, 절대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변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미래예측도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것을 기초로 시작해야 한다.
어려운 내용은 분명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변하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저자는 주목해야 할 진짜 변화인 ‘관계’의 변화를 언급한다.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한 변화 요소가 변하지 않는 8, 90퍼센트의 요소와 계속해서 상관관계를 맺으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관계의 세상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을 예측하고 구별해내는 것이 진정한 통찰력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600페이지가 넘는 책 전반에 걸쳐 여러 ‘통찰의 기술’이 담겨있다. 실제 경영환경에 접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기술’, ‘팩트와 견해를 분리하는 기술’ 등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조금만 신경 쓰면 어설프게나마 따라 해볼 수 있었다. 다만 대부분의 기술(특히 3장 이후)은 철학, 수학, 통계학 등을 정신없이 넘나들기 때문에 피상적인 이해조차도 버거웠다. 후반부에 부록처럼 담긴 ‘북인북’에서 저자가 사용한 수학 개념들을 설명해주기는 하나 그래도 녹록지 않았다.
경제전망서, 트랜드 분석서와 같이 통찰의 ‘결과’만 툭 던져주지 않고 그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는 데서는 분명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다 보니 일반인을 위한 ‘통찰의 기술’ 보다는 ‘미래학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위화감이 다소 든 것 또한 사실이다. ‘미래학’이라는 분야에는 문외한이라 구체적인 판단은 내리지 못하겠지만 관심이 있거나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면 또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새로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