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고양이면 좋겠어 - 왜 그럴까? 어떤 마음일까?
나응식 지음, 윤파랑 그림 / 김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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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고양이면 좋겠어_ 나응식

 

고양이 두 마리(누리와 오방이)와 함께 사는 입장에서 이 친구들이 말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도 물론 궁금하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프거나 힘들 때 말이 통하면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둘째(오방이)는 너무 건강해서 탈이고 첫째(누리)가 유독 병원 가는 것을 싫어해 더 그런 생각이 드는 듯도 하다.

 

다른 동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고양이만의 특별한 매력이자 특징 중 하나는 종잡을 수 없는 성격과 행동일 것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건지, 어떨 때는 똑똑한듯하다가도 또 그렇게 멍청할 수가 없는지 등등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피곤해진다. 그래도 궁금하다. 왜 그럴까? 어떤 마음일까?

 

이 책은 EBS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탄 나응식 수의사의 고양이 마음 해석서다. 방송을 통해 여러 고양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행동을 교정하는 장면을 보여줬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호자들이 고양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일화,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지루하지 않게 고양이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다.

 

고양이를 생각하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은 물론이고 책의 본래 목적인 실용서답게 내용도 알차다. 다묘가정의 적절한 화장실 개수, 잘못된 놀이에서 비롯된 이식증과 해결방법, 꼬리와 수염의 상태로 보는 고양이의 기분, 질환을 감별하고 진단하는 방법 등 짧은 분량이지만 꼭 필요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6p 책을 쓰는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숫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38.5’입니다. 이는 고양이의 평균 체온으로 사람의 평균 체온보다 2도 정도가 높습니다. 원고를 쓰는 동안 최대한 제 마음의 온도를 높이려 애썼습니다. 고양이의 마음의 온도는 그들의 따뜻한 체온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그저 2도의 체온 차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 차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와 서로 오해하고 갈등하며 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요?

 

프로 집사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겠지만 초보 집사나 고양이와 함께 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듯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두 마리가 정신없게 서성거리고 있는데 아마 우다다의 징조로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1층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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