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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 제주4.3, 당신에게 건네는 일흔한 번째의 봄
허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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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이 책을 읽기 전 예전에 제주도에 갔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어렸을 적 한 번 가본 제주도의 기억은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따뜻했고 오름과 햇살이 비취어서 보이는 광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겼으며 나에게는 휴식처 같은 느낌을 주었던 장소였다. 제주도 4/3 사건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입장에서 관찰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관찰자로서의 시각은 나서서 말을 하지도 못하고 그저 아픔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냐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좀 더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다. 역사는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고, 진실을 알지 못하면 무지에 쌓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잘못된 역사를 배워왔다. 껍데기 형식인 채로 말이다. 속은 들여다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더욱 이 책에 애정을 더하고 싶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과 말 한마디가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되며 잊을 수 없게 상기를 시켜준다. 책을 읽다가 도중에 책을 덮어버렸다. 어렸을 적 제주도의 기억과는 정반대의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보았던 제주도는 햇살에 아른거리는 풍경들과 파도가 치는 바다와 관광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그 속에서 아픔과 비애 고통의 역사가 한순간에 밀려 들어오니 슬픔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 하면 동백꽃을 떠올리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꽃이 역사의 상징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동백꽃은 아름답고 쨍한 색깔이 돋보이지만, 그 당시 사건의 아픔과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의 상징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키나와 전이 있었을 때 제주도를 떠난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 목숨을 잃던 것이나, 양하밭에 숨어 있었지만 그것이 한 뼘만 더 자라서 머리카락을 가려줬으면 들키지 않았을텐데 라는 것의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서글프고 관찰자 입장이지만 미안하고 잠시만이라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은 죄가 없는데 죄가 있는 것 처럼 살아야했다. 아무런 이유없이 죽음을 당하고 이별을 해야했으며 어딘지도 모를 곳에 끌려가서 폭행을 당해야 했다. 그리고 그 당시 인권이 바닥을 내리쳤던 순간을 산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 하면 누가 기억을 하겠는가.



 1장에 나오는 난 찐빵을 안 먹습니다. 난 고사리를 먹지 않습니다의 내용을 읽고 나서 누군가에게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트라우마의 기억으로 남겨지는 것임을 느꼈다. 1분 1초라도 빨랐으면 어땠을까 그래도 찐빵을 주고 나서 서러움의 감정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꼭 다시 돌아온다는 말 한마디만 남겨놓고 떠나버린 그대를 기다리는 남은 사람의 심정은 어떠하리. 그렇게 좋아하던 고사리를 이제는 먹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게 될 정도로 고사리만 봐도 살려달라라는 목소리가 상기되어 버리리게 되는 순간.


 제주도는 슬픔과 비애를 가지고 있지만, 비바람을 뚫고 탄생한 또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다. 바람, 오름, 동굴 모든 것이 역사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는 길의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길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생각해봐야 한다. 길, 밭, 오름에서 사람들은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죽은 듯이 있어야만 했다. 순경의 발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제주국제공항은 겉으로는 속으로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활주로에는 보이지 않는 무덤들이 많이 있다. 

  

 기록되지 못하는 역사는 살아남은 사람의 증언과 기억을 통해서 메꾼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트라우마다. 제주섬 자체가 트라우마일 것이다. 또 유품을 태워버리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우리에게 진정한 봄날은 무엇인가. 봄이 다가오고 꽃이 한둘 씩 피게 되면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트라우마를 상기시키게 된다. 따뜻하고 시작을 알리는 봄이 아니라 죽음과 비명 고통을 머금고 있는 얼굴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죄 없는 게 죄였던 시절. 그때 언론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적인 사건을 나열해봐도 기자와 카메라가 사건의 진실을 알린 것이 많았다. 언론이 질문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시절이었다. 속 솜 하지 말라는 책의 내용에서 지금 시대가 떠오른다. 그때 당시에는 말 한마디 올바르게 하지 못 하면(피해를 받은 사람의 올바른 입장 말고 피해를 가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올바름)고문과 죽임을 당하는 시대였다. 지금에서야 속솜하지 않고 있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에서야 여성의 지위와 인권이 인정을 받고 넓혀져 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여성의 인권이 바닥이었다. 끌려가서 폭행을 당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데도 끌려가기 일쑤였다. 그런 여성들에게 그때 자식만큼이나 소중한 것은 없었다. 여성들이 살고자 했던 것 또한 자식이었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저기 멀리서 순경들이 달려오고 있어도 아이한테 밑으로 먼저 가라고 말하는 부모들의 말에서 자식들을 지켜주고 싶었고 죽지 말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러한 과거사의 진실이 밝혀져야 하고 현재의 역사로 사람들이 알아줘야 하는데 말이다. 특히 제주도에서 조금만 돌아서 생각을 해보면 지금 밟고 있는 땅도 역사가 깃들어져 있을 텐데. 제주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일렁이는 파도와 오름들 화산으로 인해 생겨난 지형들, 동굴의 풍경은 비극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다. 관광지로 생각을 해도 제주도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또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중간에 노란색으로 물들은 것이다. 작은 희망이 보이는 듯 하면서 희망을 바래왔던 사람들의 소망이었을 수도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누군가에겐 그렇게 아픈 공간이다. 43 70년 동백꽃 배지 하나씩 가슴에 달고 비행기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어여쁘지만 하얀 눈 위에 뚝뚝 지던 동백꽃 목숨들처럼 아리다. 비행기는 여전히 굉음을 내며 오르락내리락 분주하고, 햇살은 찬란하다. 하지만 한 귀퉁이에선 아픈 비명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여기뿐이겠는가 p41

동굴 속에는 어떤 희망이 있었을까. 아주 낮은 오리걸음으로 들어간 그들은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저만의 구들 한켠처럼 어둠 속에서 서로의 등을 부볐을 것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 하늘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소원이었던 사람들의 동굴 밖에서 나는 오랬동안 서성거렸다. 그 내부를 품고 사는 기억에게 굴은 피난지이지만 밖으로 통하는 한 문이기도 했다. 다랑쉬굴, 빌레못굴,큰넓궤, 목시물 어느 굴이든 역사의 공간을 살았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 이름들은 현재성이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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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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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를 봐>


 신기하다. 하루 만에 500p가 넘는 페이지의 분량을 읽었다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분량 때문에 읽기 망설였다. 두 번째로 로맨스는 좋아하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책 전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꺼리는 장르이고 해서 읽는 것을 미뤄두었다. 역시 읽기 전에 걱정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나를 봐>를 읽기 시작한 시점부터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가 적절하게 들어가면서 중심적인 내용인 콜린과 마리아의 과거로 인해 현재 겪게 되는 상황을 잘 그려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분량을 하루 만에 다 읽을 수 있냐는 의문도 들었었다. 결정적인 건 구성과 편집이다. 절대 느린 전개도 아니고 호흡도 빠른 편의 글도 아니다. 인물들의 구성이 너무 좋았고 어렵게 풀어낸 것도 없었다. 콜린과 마리아가 만나게 되는 우연한 사건의 인과관계부터 시작해서 캐릭터의 화합과 관계가 좋았다. 특히 콜린과 마리아의 시점 교차도 좋았다. 굳이 어떤 주제로 나누지 않고, 현재와 과거를 어떻게 느끼는지 둘의 감정을 나열하는 식의 전개가 좋았다. 이야기 또한 긴장감 있다. 이 책을 읽을 거라면 꼭 후반부까지 정독했으면 좋겠다. 후반부가 정말 기가 막힌다. 사건이 다 풀리면서 캐릭터들이 어떻게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지 이 부분이 클라이맥스다. 이 책은 <노트북>과는 다른 매력이어서 더 좋다. 그리고 덧붙여서 콜린과 마리아의 설정도 좋았지만, 옆에서 주인공들을 도와주고 의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이들이 과거를 회상하고 슬픔과 비통에 빠져있을 때 이들이 없었으면 캐릭터가 살아있었을까. 한국 소설을 주로 읽다가 외국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는데 최고의 소설이었다. 작가님의 필력은 책을 읽는 데 방해가 되는 지점은 없었다. 또 이미지화되는 장면들을 영화가 나오게 된다면 재현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처음에 언급했던 거와 같이 캐릭터 설정이 좋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다. 캐릭터는 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데 중요한 인물이다. 콜린과 마리아의 이야기부터 하자면, 둘의 성향은 전혀 다르다. 콜린은 집행유예 상황이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부모님과는 떨어져 있는 상태이고 교사의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마리아는 어렸을 때 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만족을 하는 스타일이다. 성적을 잘 받아오니깐 칭찬을 해주고 인정을 해주며 마리아는 그런 식으로 자라온 것이다. 지금은 변호사 일을 하고 있으며, 동생하고는 다르게 지루하고 평범한 일생을 보내고 있다. 부모님하고는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으며, 연애라는 것에 신물이 난 상태이다. 이 둘이 우연한 만남을 가지고 (마리아의 차가 고장나서 콜린이 고쳐준다) 그 뒤에 다시 만나게 된다. 솔직히 처음에 만났을 때 마리아가 느꼈던 감정을 독자들도 느꼈을 것이다. 콜린의 얼굴에 멍이 들어있고 문신이 보이는 것이나, 해변가를 걸으며 둘이 같이 얘기를 할 때 콜린의 과거를 알게되면 당연히 이 사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 맞다. 마리아는 처음에는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얘기와 소통 경청을 할 줄 아는 여자가 드러나는 것이 해변의 거리를 걸을 때이다. 콜린이 진심어린 말로 자신의 과거를 얘기했을 때 과거를 생각하게 하지만 마리아는 경청해서 들어주었다. 그래서 마리아에게는 특별했을 수도 있다. 마리아는 예전부터 허영심에 가득차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들과 연애를 했다. 거절 통보도 상대방 마음대로 하는 이기적인 태도와 주변에 성추행을 일삼는 상사가 있는데 마리아에게 콜린은 다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자신의 과거를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인 태도로 말하는 방식 말이다. 그로인해 마리아도 자신의 과거를 말할 수 있었고 둘의 관계는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이렇게 보면 둘의 설정이 치밀하고 어느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특히 책에서 마리아가 콜린에게 교사가 왜 되고 싶어하냐고 물었을 때 콜린은 망설임없이 대답을 한다. 마리아가 이때 놀라는데 이 부분을 보면 마리아의 과거 상황 또한 살펴볼 수 있다. 마리아는 정말 평범하고 공부만 하면서 자라왔던 인물이다. 어쩌다보니 변호사가 되어있고 지금의 마리아가 되어있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 직업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는 다른 솔직함과 진정성을 본 마리아는 이때부터 콜린에 대한 신뢰성이 좀 더 높아지지 않았나. 하지만 둘의 사랑은 뒤틀리고 만다. 과거가 다시 재발되기 시작한 지점부터 말이다. 사랑은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콜린과 마리아도 이 범주에 속한다. 둘은 과거로부터 벗어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과거가 떠오를 때마다 내가 지금 현재를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한다. 둘 역시 헤어지기도 해보고 시간을 가지며 생각을 하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의 그 불안함 속에서 위로해줄 사람이 콜린이나 마리아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드러난다.  


 대체 그와 무얼 하자는 걸까  콜린은 예전에 그녀가 기소했던 부류의 남자였다. 어제 전까지만 해도 만약 누군가가 그녀에게 전과까 있는 남자와 데이트를 해보라고 제안했다면 그녀는 큰 소리로 웃었을 것이다. 아니 그 보다는 불쾌해했을 공산이 더 컸다. 

 그런데도 콜린은……. 마치 자석 같았다. 샤워를 할 때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였다. 생각할수록 적절한 표현 같았다. 

 그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너무도 솔직하게 다 털어놓았다는 사실이 고마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었다. 만약 그 놀라운 사실들을 오늘에야 털어놓았다면 이용당한 것 같은 기분에 화가 났을 테고, 어쩌면 두려웠을 수도 있었다. 처음에 그에게서 느낀 감정은 곧바로 사라지고 그가 또 어떤 거짓말을했을지 궁금했을 것이다. 미끼에 낚이는 걸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p.129


 사랑에 빠지는 것은 두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사랑에 빠진다.'라고 표현하는 거죠. '사랑을 향해 흘러간다.'가 아니라. 빠지는 건 두렵죠. 흘러가는 건 꿈결 같지만. p.253


 "사랑은 모든 걸 복잡하게 만들고, 감정들은 처음엔 항상 미친 듯이 날뛰죠. 하지만 그 사랑이 현실이 되었을 땐 꽉 붙잡아야 해요.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진정한 사랑이 그리 자주 오는 게 아니라는 건 알 만한 나이니까요" p.255


 "콜린은 나에게 무척 중요한 사람이에요. 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요. 우리는 서로 더 이상 다를 수 없을 정도로 다르죠. 나도 처음에 에번이 콜린의 어떤 면을 보고 좋아했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문신에 근육질 몸에 폭력전과까지……." 릴리가 고개를 저었다. "에번의 집을 네댓 번 방문한 뒤에야 콜린에게 말을 걸었던 것 같아요. 그때 내 입에서 처음 나온 말이 새로 살곳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는 거였어요"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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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 현대 한국 영화의 어떤 경향
김영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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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오랜만에 책을 낸 김영진 평론가의 신작을 읽게 되었다. (그것도 장편!) 제일 최근에 본 책이 <평론가 매혈기> 였다. 그때 당시 입시를 준비하면서 봤었는데 영화를 분석하는 과제나 시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김영진 평론가의 글은 단순 평론이 아닌 영화에 대한 애착이 보이고 직업으로서 갖는 의무감의 내용이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김영진 평론가의 책을 접하고 나서 그 뒤로 계속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만큼 순응과 전복을 받고 설렘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책을 출간해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데, 과거부터 현 시대까지 한국 영화의 경향을 담아낸 책이라니 안 좋아할 수가 있나 싶었다. 나는 한국 영화 말고 외국 영화를 자주 본다. 한국 영화를 싫어하기보다는 순응하는 자세가 영화에 보여서 보기가 더욱 꺼려진다. 그렇다고 한국 영화를 안 볼수가 있나 싶다. 그래서 지금 보고 있는 영화들은 주로 내 관심사와 맞닿은 독립영화들이다. 상업영화의 경향이 꼭 누군가 지배해서 "이번 해는 이런 장르만 만들어 알겠지?" 형식을 정해놓고 그 틀에 맞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이런 한국 영화사가 참 안타까울 뿐이다. 이래서 영화도 감독판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인 듯 하다. (제작, 투자자들의 간섭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점은 순응과 전복을 읽으면서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된 것도 있다. 책을 읽으면 친숙한 감독들과 낯선 감독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처음 주제부터 강렬하다. 아비 없는 영화감독. 나는 읽기도 전에 이미 매료가 되었다. (김영진 평론가를 좋아해서 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그저 한국 영화감독을 나열하고 감독들의 영화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만들어진 한국 영화의 특징과 장르적 관습을 잘 엮은 책이다. 



 사람들이 흔히 거장이라고 말하는 감독의 영화를 오마주하는 것은 존경심을 표현하고 자 하는 것이다. 오마주를 보여주게 되면 고전영화의 환기를 이끈다. 하지만 오마주를 보여주는 태도는 좋지만, 현재는 많이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오마주를 표현하는 데 어설프고 약간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장면을 보고 거장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저 느낌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만 보인다. 책에서 현대에 오마주를 볼 수 없는 대답은 예전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와 있다. 장르가 있다는 것은 창작 작품을 만드는 처지에서 중요한 지점이다.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감독들은 작가주의와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몇 안 되는 감독들에 한해서다. 지금은 예전보다 주제나 소재를 정하는 데 있어 자유로워졌지만,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졌다. 장르 영화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예전 시대 상황을 보면 왜 문예 영화들이 많았냐는 생각도 들었고, 1970년대는 특히 한국영화의 암흑기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1962년도에는 검열제도도 높았다고 하니 통제 사회에서 어떤 영화들이 나왔을지 상상이 되는 시대이다. 그래서 문학작품이나 영화도 그렇듯 자아의 모멸감과 사회의 문제성을 드러낸 창작작품들이 있다는 것이다. 

 장르관습이 이 시기 영화감독의 강박관념이었다는 흔적은 장선우, 정지영과 함께 '코리아 뉴웨이브'의 일원이었으며 현대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던 박광수의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박광수는 현대적인 어법을 소화할 수 있는 재능의 소유자였으나 그에게는 선배 세대의 감독들이 검열의 제한 속에서나마 1960년대에 추구할 수 있었던 대항 장르적 스타일을 전경화시킬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는 5공화국 시대의 엄혹한 검열 제약 속에서도 당대 기층 민중의 삶을 스린에 묘사하려는 대담성을 갖고 일련의 비평적 주목을 받는 영화를 연출했다. P.51


  2000년대 한국 영화감독들은 고전적인 내러티브를 탈피한다. 이창동 감독은 시간의 속성을 거꾸로 한다. 특히 이미지의 직접적인 환기를 통해서 경험의 재구성을 한다. <오아시스>의 종두와 공주의 이야기를 사랑은 꿈과 판타지의 역설이라 표현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을 평론한 글을 뒤에 더 자세하게 나온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은 이야기의 앞뒤가 뒤집힌 서사이며 내러티브의 빈틈을 이미지로 채운다. 또 다른 김지운의 연출작 중 하나인 <달콤한 인생>에서는 전형적인 느와르 영화의 팜프파탈의 형식을 잊게 했다.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어떤 인과성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내러티브가 존재하지 않는다. 박찬욱 감독 연출작인 <친절한 금자씨>도 그렇다. 명확한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금자의 내면에 집중했고 복수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며 구원에 초점을 뒀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실화에 기초한 원인과 결과에 따라 사건을 묘사하지 않았다. 장르관습을 따라가는 것 같지만 사실상 반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제도와 공동체가 무심할수록 개별적 인간들은 초조감과 불안은 더욱 증폭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아버지가 없는 한국 감독들은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재밌게 본 부분이 있다. 멜로와 로맨스에 관한 장이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서구 멜로에서는 여주인공이 한 순간이나마 사회와 대립할 수 있었으나 한국 멜로에는 없었다. 그저 운명에 어쩔 수 없이 이끌리면서 눈물짓는 비련의 주인공이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멜로드라마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점은 이미지의 힘과 사진의 환기. 사람들에게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더 중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향이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 속 공간은 거부할 수 없는 희귀의 욕망이다. <봄날은 간다>는 공간처리를 통해 한때 채워졌던 것이 비워졌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을 일깨워주는 영화이다.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상우의 삶에 더 초점을 두었다. 사라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카메라는 그 순간을 기록한다. 


 허진호가 그의 초기 영화들을 통해 멜로드라마의 관습성에 순응하면서도 저항하는 변증법을 보여 주는 가장 큰 지점은 결국 그의 영화가 '사랑의 낭만성과 영원성'이라는 멜로드라마의 대전제를 의문시하는 지점에 이른다는 점이다. 그는 사랑 혹은 인생의 순간성, 덧없음. 일상성을 멜로드라마 장르를 빌려 한국 영화의 역사에서는 처음으로 보여 준 바 있다. 허진호가 장르관습에 저항했던 첫 번째 지점은 바로 이 장르의 신화에 복종하면서도 파괴하는 이중의 운동을 행하고 있다는 데 방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P. 137



 한국영화를 잘 안 보지만, 그래도 많이 봤던 영화들의 감독님을 살펴보면 역시 2000년대 감독들이다. 특히 이창동 감독,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제일 많이 봤다. 이창동 감독의 스타일은 정말 문학적이다. 메타포가 심어져 있고 서사의 힘이 크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보면 한 장면에서의 운율 감이 좋다. 어떤 상황을 주면 그 상황을 받쳐 줄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 그 환경 속에서 주인공은 살아간다.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손이 가는 작품들이 많다. 영화를 그냥 감상하는 것보다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장치들을 찾는 재미를 느끼게 만들어 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볼때 줄거리나 겉면으로 보이는 사실에 기초해서가 아닌 다른 면으로 바라봐야 한다. 사실 이런 도전의식이 많아야 한다. 고민도 많이 해봐야 하며 흐름에 따라가서 순응할 건지 아니면 그 흐름을 바꿀 것인지 말이다. 해외 영화들 많이 보면서 느끼는 점은 왜 한 곳에서만 국한돼서 벗어나지 못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저것뿐이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저게 다일까라는 것 말이다. 이번에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버닝이 올랐을 때 그래도 희망은 조금이나마 가졌으나 다른 후보작 중에 좋은 영화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버닝은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봐도 잘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상이라는 것에 의미를 주기보다 한국 영화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다. 한편으론 그 뒤를 이을 감독들의 작품들이 기대되기도 하다.


 2000년대 중반에 절정에 달했던 반역적인 현대 한국 영화의 표현법과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세대의 한국 영화감독들은 이제 청년에서 장년이 되었고 그들의 향후 작품 행보에 한 때 모험적이었던 야심적 표현 양식의 흐름 지속을 전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되었다. 그것이 전통이 되려면 계승과 거부의 변증법을 통해 다음 세대의 감독들이 만들어 내는 작품들의 성격과 질이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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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1
사와무라 미카게 지음, 김미림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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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경하는 작가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요즘에 뱀파이어에 관련된 책과 영화를 다루지 않는 점이 아쉽다. 예전에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렛미인'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이 책을 읽기 전 뱀파이어와 관련된 책이라서 더 읽고 싶었고 로맨스를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아서 더 좋았다. 로맨스 뱀파이어 물은 너무 흔하고 결말이 뻔해버려서 재미가 없다. 이 책은 3단락으로 나누어져 있고 한 단락마다 사건들을 다루고 미사키 젠과 그의 동료들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가는지 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처음부터 미사키 젠 캐릭터의 사연과 얘기들을 보여주지 않아서 좋았다. 뱀파이어이고 작가로서 글을 쓰고 경찰과 협조를 한다는 표면적인 것만 드러났지 이 일들을 왜 하는지는 나중에서야 보여주는데 그러므로 인해 더 이 캐릭터가 안쓰럽고 슬펐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중간에 등장한 자시키와라시와 같은 귀신, 신화에만 나올 거 같은 신들이 등장한다. 이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신기해하면서 일본의 문화와 신을 중요시하는 것도 느껴졌다. 짧은 소설이지만 몇 시간 만에 읽혔고 2권이 기대되는 소설이었다. 뱀파이어 소재를 좋아하거나 그냥 영화 자체를 좋아하면 꼭 읽어봤으면 한다! 책 속에 보인 영화들을 보면서 캐릭터들의 성격과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 느껴졌었다. (2권 얼른 나왔으면!)


  제1장 자시키와라시 유괴 사건은 후회와 회한의 감정이 느껴지는 사건이다. 자시키와라시인 '산타'가 있는 공간은 번영의 장소이며 부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자시키와라시가 사라지게 되면 그 공간은 나락으로 빠진다. '산타'는 가지와라에게 표면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존재였던 것일까. 자시키와라시가 번영을 주는 만큼 사랑과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자시키와라시는 인간이 아닌 존재이지만, 인간이 주는 웃음과 사랑만 있으면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지와라가 있던 공간은 '산타'에게 외롭고 무섭고 답답했던 곳이다. 그래서 유키코에게 갔지 않았을까. 유키코가 주는 따뜻한 감정은 누구든지 받고 싶을 것이다. '산타'는 이제 무표정한 표정에서 웃음이 가득한 얼굴을 가졌으면 한다.


 제2장 검은 개 사건에서 '하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서 만든 사건이다. 반려동물은 자신을 돌보아 준 주인이 죽어도 기다리는 습성이 있다. 언젠간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치 이야기'에서 철도에서 기다리는 하치의 모습은 정말 슬펐다. 이 책을 보면서도 어찌 사람보다 개가 더 감정을 잘 느낄까. 죽은 주인의 집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해치면서 시작되는 사건은 무섭고 검은 개가 얼마나 난폭하고 덩치가 클까 라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결론을 읽고 나서 동물들은 일부러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알았지만, 이 사건을 토대로 더 구체화를 함) 어찌 보면 주인에게 수호신은 개였던 걸까. 이 검은 개는 주인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꼭 다시 만났으면 한다. 만나서 이승에서 못다 한 것들을 마음껏 해봤으면 한다. 


 제3장 여대생 감금 흡혈 사건은 뱀파이어라는 인간이 아닌 존재의 물음에 대한 궁금증을 담아낸 사건이다. 왜 뱀파이어가 되려는지를 두 인물에 빗대어서 설명한다. 특히 동경했던 작가가 왜 인간에서 뱀파이어가 되었고 죽고 싶어하는 생각은 왜 드는지. 인간이 아니게 되면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다. 누군가에게는 적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젠은 처음에 누구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타인이니깐. 경찰들 또한 자신의 목적과 사건을 해결책이 젠에게 달려서 수단으로 대하는 거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렇게 보면 아사히, 나츠키, 루나는 젠에게 위로가 될 수는 없겠지만, 동료이자 혼자서 고민하고 꽉 막혀있는 젠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들이 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원래 책은 작가의 경험과 생각 가치관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젠이 쓴 책 또한 이러하다. 젠이 책을 쓰면서 이루고자 했던 것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나는 또 다른 것들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친구와 동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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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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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우리는 잠이 필요하다. 하지만 잠을 규칙적으로 자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는 학창 시절부터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 공부와 입시를 병행하면서 특히 시험 기간이 다가오게 되면 밤을 새운 적도 있고 최대 3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다. 이 책에서는 8시간이 평균 수면시간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패턴이 나의 몸을 망가트리는 길로 만들었다고 느꼈다. 사람마다 하루 주기 리듬과 멜라토닌의 분비도 다를뿐더러 수면시간에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고 한다. 유전적인 것도 있고 환경적인 요인도 해당한다. 잠은 중요하다.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할 때면 잠을 자야 하는 신호가 온 것이다. 이때는 꼭 자야 한다. 억지로 감기는 눈을 떠보려고 카페인을 섭취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몸을 망치는 길이다. 카페인이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카페인의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해 볼 것이다. 특히 대학 생활을 하면서 과제와 영화 편집 때문에 밤을 새우면서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바로 그다음 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몸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잠을 자지 않으면 얼굴의 혈색이 없어지고 다크서클은 심해지고 트러블도 나는 날이 다수였다. 이 문제점들이 수면시간의 불규칙성에 대한 것이어서 놀랍고 잠이 오면 자고 나서 공부를 하던 일을 하든 해야겠다고 생각되었다. 이 책을 정말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500p정도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잠에 대한 실험도 많아서 객관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많다. 특히 잠을 자기 전 분비되는 물질이나 우리가 잠을 자기 전에 기억했던 내용이 잠을 자고 난 후에도 기억이 되고 있다는 점 등 우리가 평소에 겪는 일이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쉽게 풀어냈다. 특히 고3들에게는 잠을 꼭 자라고 권하고 싶다. 시험기간에 암기 과목 외운다고 밤을 새고 시험 보러가는 학생들도 많은데 꼭 잠을 잔 뒤에 일찍 일어나서 다시 공부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나는 일이 있거나 힘든일이 있을 때 건강을 망치는 행동으로 가지말고 숙면을 취하면서 꿈을 꿔보면 좋지 않을까. 꼭 읽어봤으면 해서 1부의 내용만 담아보았다.



1부. 잠은 무엇일까


1장 잠이들다



 책의 개요를 설명해주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1부부터 시작해서 4부까지 전반적인 틀을 잡아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잠을 졸면 기쁘다고 하셨다. 이것은 뇌가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저자는 뇌가 일으키는 의식을 망치고 싶지 않았을 듯 하다. 또 명확한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설명한다고 말한다. 이걸 바탕으로 글을 쓰게되면 객관성과 신뢰도가 높아진다. 전반적인 틀을 잡아주기 전에 잠을 안 자게 되면 어떤 문제점이 생기는지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을 설명한다고 한다. 잠이 무엇인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는지, 8시간 동안 잠을 자야 왜 문제가 없는 건지 이런 질문들을 던져주는 장이었다.


2장 카페인, 시차증, 멜라토닌

자기 수면 리듬의 통제력을 잃거나 회복하기



 2장에서는 24시간 리듬(하루 주기 리듬)과 멜라토닌에 대한 설명을 우리의 몸 순환과 뇌와 관련해서 설명하고 있다. 드메랑은 식물을 대상으로 시간을 멈추는 실험을 했다. 실험을 통해서 햇빛을 받거나 받지 않아도 하루 주기 리듬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하루 주기 리듬이 다르다는 것도 신기했다. 원래 전형적인 하루주기리듬은 낮에는 깨어있고 밤에는 잠에 들게 하는 것인데, 나의 하루주기리듬은 낮과 밤이 다를 때도 있어서 내가 잠을 이겨내고 바뀌게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낮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을 때 밤에도 깨게 만드는 것인가 궁금하다. 올빼미형이 유전자에 따라 정해진다고 하는데, 이 말을 전적으로 믿진 않지만, 신뢰가 가긴 하다. 우리 몸속에는 멜라토닌이라는 것이 분비된다. 이것은 밤에 분비가 되는데 잠을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준다. 하지만 직접 관여는 하지 않는다. 또한 시차와의 관계도 보면 여행을 9시간 이상 가게 되면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몸속에 있는 멜라토닌이 농도 조절도 한다. 또 다른 각성과 수면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면압력이다. 아데노신하고 관련이 있는데 쌓이면 쌓일수록 자고 싶은 욕구가 높아진다.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카페인이다. 우리는 카페인을 많이 먹게 되면 잠이 잘 안 오게 되고 이 상황이 반복되면 불면증에 시달린다고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 돋았던 것은 카페인을 먹게 되면 체내에 흡수하고 뇌는 인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몸 안에 있던 카페인이 사라지면 수면 충동에 휩싸인다. (그러면 우리는 불규칙한 생황을 하게된다)


3장 잠을 정의하고 청하기

시간 확장과 1952년의 한 아기로부터 배운 것


 3장에서는 비렘과 렘수면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밤의 전반지는 비렘 비율이 높고 후반에 렘수면의 비율이 높아진다. 이것은 시소의 균형이다. 내가 자면서 인지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위에 말이 일리는 있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은 뒤 그 시간동안은 꿈은 꾸지 않는다. 그리고 꿈을 꾸게 되는 시작점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고 몸에서 느껴진다. 이 균형을 느끼려면 평균 8시간은 자야 비렘 수면과 렘수면의 균형도 알맞게 이루어진다. 수면방추는 잠을 보호한다. 그래서 민감한 소리에도 잠을 잘 자는 것이다. 비렘수면은 회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렘수면은 완전 마비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수술대에 오르고 마취를 했을 때는 비렘수면이다. 그래서 렘수면이 시작되면 몸은 꼼짝도 할 수 없고 뇌는 엄청 활발해진다. 꿈을 꾸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4장 유인원, 공룡, 뇌의 반쪽씩 잠자기

누구, 어떻게, 얼마나 잠을 잘까?


 모든 종은 잠을 잔다. 이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잠자는 시간은 동물마다 다르다. (같은 설치류에 속해도 수면시간이 다 다르다). 몸무게도 비슷한데 잠이 다르다. 이것은 잠의 특성이 개인적인 체내에 들어있는 멜라토닌과 하루 주기 리듬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 잠을 깊이 잠드는 종일수록 수면의 질이 더 좋다. 포유류는 렘수면을 하는 줄 알았으나 고래와 수생 포유류는 하지 못한다. 바다에 있을 때는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에 있으면 움직임을 조절해야 하고 언제든 다시 깨어나야 한다. 그래서 비렘수면이 길다. 제일 신기했던 지점은 조류의 비렘수면이었다. 주변을 지키기 위해서 한쪽 눈만 뜨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의 주된 목적은 생존하기 위한 것이다. 이동하는데도 잠을 자면서 이동하는 것은 생존력이 정말 강한 종이라고 느꼈다. 그래도 인간이 특별한 이유는 렘수면이 길다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문화적 복잡성이 높고 인지를 가능하고 정서적인 항해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 또한 높아서 관련 없던 정보들 시야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한다. 


5장 평생에 걸친 잠의 변화

태어나기 전의 잠




 5장에서는 아기와 관련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태아는 렘수면을 하고 있는데도 발길질을 한다고 한다. 렘수면을 하고 있을 때 방해를 하게 되면 후유증이 생긴다. 자폐아의 경우도 비자폐아의 경우보다 하루 주기 리듬이 낮고 멜라토닌 농도 신호도 약하다. 이건 렘수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알코올을 임신기에 섭취하게 되면 렘수면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렘수면이 저하되고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토막잠을 자게 된다. 이것은 그냥 알코올을 먹지 말라고 만들었었는데 렘수면을 떨어지게 한다고 하니 이해가 되었다.  이로 봐서 어른과 영유아의 차이는 수면의 수이다. 아이는 하루 주기 리듬의 발달이 느리다. 렘수면의 비율은 낮아지고 비렘수면의 비율은 늘어나 수면시간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잠이 발달하는데 이로써 사고와 추론능력이 성숙해지고 길을 닦는 역할을 해준다. 노인은 하루주기리듬의 깨우는 소리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난다. 나이를 먹으면서 제일 빨리 퇴화하는 것은 깊은 잠을 생성하는 곳이다. 그래서 노년의 기억력 저하가 수면 악화와 관련 있는 것이다. 노인들은 뼈와 피부의 세포들이 없어진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잠을 어떻게 하면 잘 잘 것이며 깨어있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해봐야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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