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취업한 회사는 꾀 되는 업력에다 직원만도 기백명이나 되는, 내 스타일이라고는 할 수 없는 너무 큰 중견업체이다.

저번달에 부사장들을 몽땅 사장으로 승진 시켜버린 탓에 간부희의가 사장단 회의가 되 버렸다.

그리고 사장은, 회장이 되버렸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장이라는 호칭이 어울린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회장이란 것도 그다지.

하여간, 회장님 구두 지시 사항에 의거하여 사장은 아니지만 나도 사장단 희의에 참석한다.

그치만 이처럼 재미없는 희의도 새로운 경험이다.

50중반에서 60초반 정도의 늙은이들이 둘러 앉아 있으니 재미를 찾는 건 무리겠지만 그래도 과도하게 심각하다.


스케쥴이라는건 항상 뒤쳐지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하염없이 늘어나기만 하는 진도에 짜증난 회장께서 일정을 당길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하신다.

자발적 제안자가 나서지 않음은 너무도 당연한 상황.

회장이 날 지목하여 머라도 내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짜증나기는 나도 마찬가지.

정색을 하고 대략 아래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주5일 근무로서는 따라 잡을 수 없는 스케쥴입니다. 주7일 근무체제로 바꾸어야 합니다.

회장은 웃었고 나도 웃었다.

그리고...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리고...

일부 부서는 어제 그제 근무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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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5-04-2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시즌에 비슷하게 적용한다면 어찌될지 볼만하겠습니다.

˝능률을 위하여 이번 휴가는 보름은 잡아야 합니다..!˝

그럴 일이야 없겠죠..

Joule 2015-04-23 00:26   좋아요 0 | URL
주7일 근무는 저작권이 메피 님에게 있어서 주7일 근무하는 사람은 메피 님에게 로열티를 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죠. 오리효과^^ 세상에 태어나서 주7일 근무 처음 들어봤거든요. 들으면서 와, 멋지다! 그랬어요 ㅋㅋ 메피 님 다크야 바닥에 흘러내리건 말건.

Mephistopheles 2015-04-23 14:12   좋아요 0 | URL
기분만 들지 마시고....자 계좌번호 불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