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랜더의 문제점은, 아마 거의 유일한 문제점인것 같은데,
누굴 사랑한다면 반드시 그 사람의 죽음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든 간에,   심지어 자식이라 할지라도.
대충 생각해 보아도 이거 참 스트레스다.

시작과 동시에 끝을 안다는 건,
그 끝이 너무 빤하여 너무도 당연히 알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이것도 참 스트레스다.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는 건 알지만
내려 올려고 올라가는 건 아닌 것처럼.

참 오래전부터 자살이란게 참 매력적이다.
스윗사이드...
스윗한  사이드.
달콤한 죽음이래잖아.
얼마나 좋은거길래 교회에서 그렇게도 못하게 하는 걸까.

택사스 카우보이의 마지막 선물였던
차가운 콜트에다 손을 얹어 쓰다듬고 있으면
그렇게도 맘이 평온해 지지 않았는가.
인셉션에서도 나오지만 강압적인, 확실한 꿈깨기는 역시 자살이다.

매번 주장하는 바이지만
나는 이 세상에 그 어떠한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다.
당연히 이름 남기길 열망하는 사람들보다는 내가 절대 유리하다.
아무도 날 기억해 주길 원치 않으며
그 아무에게도 그 어떠한 영향도 주고 싶지 않다.

내게 최악은
누군가가 슬퍼하는 것이다.
물론 기억의 유효기간이란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아 시간이 모든걸 치유해 주겠지만.
그렇다 해도 이런일이 벌어진다면 무덤에서 기어 나올 수 밖에 없다.

결국 원만한 해결책은
슬퍼할 누군가가 먼저 죽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존재하는 한 관계는 만들어지고
다시 이 관계가 종료될 동안 존재하여야 하고.

결국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이 없게 할려면
영원히 살아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하이랜더는 이별의 슬픔을 떠 맡아 하며
자살은 더욱더 달콤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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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12-21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으로 인한 이별은 슬프지만. 추억은 행복할 수 있으니. 누군가의 기억속에 기쁨으로 남아있게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살아가는 거. 하지만 모든게 다 뜻대로 되는건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