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무도 추억하지 않을거라 확신하는데 소시적 내 아이디가 '도배공' 이었다.
여기서 소시적이라 함은 90년대 중반, 다이얼 모뎀끼고 전화비 폭탄을 감내하며 정열을 불사르던(우습다) 하이텔 및 넷스케이프 시대를 말한다.
그리고 내 주 무대는 당시 홈페이지를 개설한 몇몇 매우 선구적이었던 관공서다.
아직도 맘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 씁쓸한 사건으로 인해 도배 행각은 중단되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철딱서니 없는 시절이다.
이상의 이야기는 이하의 이야기와 하등 관계가 없음을 먼저 분명히 한다.
추석전후로 한(아직까지 진행중으로 보이지만) 이번의 도배폭탄은 내 기억으로는 과거에 이와 비견 할만한게 전혀 없었고
일부 과거 사례는 그저 애교에 불과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다 기존 도배 3인방까지 합세하니 알라딘 주요 기능중 하나가 사실상 완전 불능 상태가 되버렸다.
머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자신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전혀 이해 못한다는 것이 도배공의 일반적 성향임을 비추어 볼때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 할 것이다.
새로운 환경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이 한 일이 게시판에 적나라하게 박혀 있는지도 모를 것이며,
어떻게 하면 남들에게 안보이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론에서 부터 무지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정도는 쉽게 이해가 간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알라딘에서는 포스팅 건당 천원씩 받고 있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인데 왜 아무도 안 알려 줄까 하는 것이다.
이거 연체 했다가 월급 압류 당한 사람을 여럿 알고 있어 걱정된다.
그런 너는 왜 가만 있냐고 물어보면, 사실은 그 분 아이디에서 왠지 살기가 돌아 겁 먹었다고 고백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