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므 몇살때
2월달에
철원서
TS 뛰었다.
대항군으로.
그러니까 내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군인..인민군.
참호 밖은 영하 이십 몇도.
참호 안은 영하 십 몇도.
월요일 아침에 쓰리쿼타가
허허들판에다 뜰궈 놓고 갔다.
그리고선 행정착오로 우린 연본의 팔자 좋은 돼지.
보급 끊겼다.
수욜 아침 아끼던 보급품 다 때고 다 까먹었다.
목-금 제정신 가진 넘 한넘도 없었다.
토 드디어 정신 돌아온 연본에서 구조 왔다.
목-금에 벌어진 일은 없는 걸로 되고 면책되었다.
훗날 언넘이 하이텔서 까발렸다.
다들 소설이라고 하였다.

스므 몇살때
2월달에
칼바람 휘날리는 동해
바닷가
20미터 통신 철탑에 보수공사 올라갔다.
통제 불능으로 턱이 떨렸다.
턱이 아팠다.
어느 순간
모든 고통이 사라졌다.
아무런 추위도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생각도.
드디어 도를 보았다.
해탈이 바로 앞에 있었다.
십장이 기어 올라와 묶어서 끌어내렸다.

열살이 안되었을때
2월달에
일미터 눈내린 날
팔공산에서
결국
한넘은 얼어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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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11-29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너무 춥다가 졸릴 때가 이는데, 그게 2번째 문단의 순간에 아주 아주 조큼 가까웠던 것 같기도요.
따뜻한 방에서 잘 잡시다, ㅎㅎ

Top Secret 2009-11-3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왜 첫 번째 문단마저 술술 읽히는 거죠? 내 정체 뭥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