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겐 무지 쉬운일이 내게는 겁나 어려울 수 있다.
남들에게 무지 쉬운일이고 내게도 겁나 쉬운 일인데, 이게 어떤 때는 무지 무지 겁나 어려운 일이 되버리는 수도 있다.

평생 카드를 써 본 일이 없다고 했는데 이거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카드를 그려 본 일은 있다.
지금 내 꼴을 보는 사람들로서는 전혀 임파서블 한 애기긴 하지만 한때 내 그림 좋아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하여간에 하루 반나절을 들여 2곳의 유명 대형 서점, 3곳의 백화점 등등을 전전하며 수백장을 뒤적 거렸지만 결국 한장도 못 샀다.
하지만 정상적이라면 한장도 못 건지는게 너무나 타당한 일이다.
카드, 그러니까 그림이 문제인데,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 그대로가 그려져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내 맘에도 없는, 내 맘에도 먼가가 전해지지 않는 그저 그런 그림이 그저 프린트 되어 있을 뿐인 종이 쪼가리에다 먼가를 끄적끄적 덴다는 게 아무리 잘 봐준데도, 그렇니까 아무리 착한 맘씨를 가졌데도, '이걸 받을 소중한 사람'에게는 전혀 합당하지 않는 흉물에 불과하지 않느냐 말이다.
마치 수십억을 들였다지만 당체 무슨 짓거리인지 모를 빌딩마다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같은 거란 말이다.
머 중요 거래처의 지고하신 분이라면 모 저명동양화가의 풍수화가 인쇄된 젤루 비싼 카드에다 업계 표준 공치사 문구를 줄줄 써서 보내겠다만 '이걸 받을 소중한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 한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다시 그릴 수는 없으니 어째든 골라야 한다. 그리고 선택은 이루어 질 것이다.
평소대로만 살자.
그저 남들만큼만 살 수는 없을까나. 
 



카드는 아크릴로 그렸다. 어디나 처 바를 수 있어 아크릴 무지 좋다. 얼마나 많은 물감을 썼는지 카드는 두툼한게 무게도 꾀나 나갔다. (물감 값만 수만원 들어갔나 보다)
맘은 전해졌지만, 즉 송신은 됐지만, 그러나 수신은 안됐다. 아니면 브로드캐스팅처럼 수신여부가 확인이 안됐는지도 모른다.
그러든 저러든 이제 먼 상관이람.
그럴 수 있었던 정열이 이제 그리울 뿐.


이 밤중에 인터넷 화구 쇼핑몰을 기웃거리는 건 또 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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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12-23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카드를 그려서 손수 써서 늦게나마 보내주시겠다는 뜻? 호호호 고마워요.

마노아 2008-12-23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것도 순위젭니까??!!

2008-12-23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4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4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