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 응, 나도 그 산타가 가짜인 건 알아.
그런데 산타는 옛날부터 사람들이 믿어왔어.
자꾸자꾸 믿으니까, 산타가 진짜로 생겨난 거야.
그러니까 우리도 산타를 믿으면 산타는 진짜 있는 거야.
조금만 바꾸어 보자.
"산타가 실재로 있는가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산타를 인식할 수 있는가?"
조금만 더 바꾸어 보자
"무엇이 존재하는가 보다 어떻게 인식을 하는가, 그리고 그 인식을 어떻게 확신을 할 수 있는가?"
인식론의 한줄짜리 정의이다.
저 정도를 구사할 수 있는 마로가 인식론을 모른다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 이제 마로도 잘 아는 인식론을 가지고 산타 이야기를 해 보자.
산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존재의 부정이란 것은 일반적으로 극도로 어렵다.
아무데도 그것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아무데도'는 모든곳이란 의미이고 이는 장소만이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산타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려면 빅뱅에서 부터 현재까지 (더 엄격히 적용하자면 영원한 미래까지) 전우주를 샅샅이 뒤져야 하는 것이다.
엄청나게 양보하여, 현재 내 방에 산타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불가능하다.
산타가 내 감각기관에 인식되지 않는다면? (산소가 안보인다고, 냄새가 없다고, 만져지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가?)
산타가 단세포 생물이라면?
극단적으로 산타가 원소기호 150번쯤에 해당되는 발견되지 않은 원자라면?
아니 혹 산타의 평소 형태가 내 방이라면?
아니 아니 내가 산타인지도 모르잖아?
그러나 X나 무식하게 이런식으로 존재의 부정을 하지는 않는다.
통상 어떤 존재가 있음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어떤 '것' (사건이나 물건등)을 정의하고 이 어떤 '것'이 성립되지 않음을 밝혀 그 존재를 부정한다.
이렇게 하면 산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산타가 존재한다면 성탄절날 모범 어린이의 양말속에 눈이 획 돌아갈 만한 선물이 들어 있는 것은 필연이다."
"나는 X나 착한 아이다. 그런데 성탄절날 아침 내 양말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고로 산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존재를 입증하는 것도 너무나 쉽다. (아래의 예는 안 쉬울 수도 있다.)
"나도 X나 착한 아이임에 틀림없다. 학교서 발급한 증명서도 있다. 그런데 성탄절날 아침 내 양말속에 백마넌짜리 수표가 들어있어 눈이 돌아가 버렸다. 고로 산타는 존재한다."
이해가 되시는가? (마로 였으면 바로 알아 들었을 것이다)
"산타의 존재는 인식의 대상이며 그 인식은 (양말속) 선물로서 확신된다" 는 걸.
마트 아저씨가 산타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입증 할 수 있는가?
(입증 할 수는 있다. 산타는 X나 착한아이 한테만 선물을 주는데, X나 안 착한 애를 보내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엄마 아빠가 산타가 아니라는 걸 어떻게 입증 할 수 있는가?
(애들이 눈치 채면 솔직히 털어 놓아야 한다. 산타는 우리 가업이며 너도 커서 산타가 되어야 한다고)
*마로식 요점정리*
그러니까 우리도 믿으면 선물이 진짜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