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 우주 - 우주론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앤드루 폰첸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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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앤드루 폰첸은 우주론학자이며 학생을 가르치고 우주의 기원 등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우주론 시뮬레이션을 주 연구 분야로 하고 있는데 컴퓨터를 통해 은하와 블랙홀,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등 우주 전체를 재현하여 우주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쓰는 학문이다. 천문학자는 망원경이 연구에 있어 주요 수단이라면 우주론은 컴퓨터이다. 저자가 우주론 학자로서 연구하는 목적은 바로 동양에서도 수많은 철학자들이 찾고자 했던 바로 그 주제와 유사한, ‘저 바깥에 무엇이 있으며,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우주의 요소들이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이 되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형이상학적이기까지 한 위 주제를 다루는 우주론 학자가 써 놓은 이 책이 그래서 흥미로웠다. 내가 철학으로 알고자 했던 것을 과학으로 확인하고 연구하고 있다니. 역시 동, 서양을 막론하고 우주의 기원, 인간의 시작 등은 모두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일까 시뮬레이션 핵심은 개별 요소들을 최대한 정확히 정의하고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다. 퀀트투자에 대한 언급은 정말 흥미로웠다. 결국 여러 변수를 감당하지 못해 실패로 끝났고 수많은 개미들이 손실을 보았다. 그런데 이는 우주를 시뮬레이션 하는데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변수를 감당하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우주에는 명과 암이 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명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암흑에 대한 것을 결코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과학이라면서 인과율을 따진다. 인과관계는 불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종교관이다. 과학으로 몰릴수록 더 형이상학적으로 가는 것 같다. 여기서 우주 창조가 나온다. 창조의 일부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밝혀져 있다. 빅뱅 이론이 그것이다. 우주론자들에게 있어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원을 설명하려면 원자보다 작은 영역에 적용되는 양자역학을 도입해야 한다.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확고한 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간과 공간이 초기 우주 안에 있다가 팽창과 함께 탄생했다. 정말 의미 있는 표현이다. 많은 영성자들이 주장하는 사후세계에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없다.’ 라는 말과 너무 흡사하지 않는가. 우리 인간의 직관이 무수한 경험을 거치면서 아무리 정교해졌다고 하더라도 우주로 나가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이다. 상자속의 우주라는 이 책에서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규명하려면 은하, ,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엄청난 슈퍼컴퓨터들을 동원한 그러나 전제를 바탕으로 한 연구가 바로 이 시뮬레이션이다. 이것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지식의 한계, 연산능력의 한계, 가정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정보의 태부족 상태에서 타협을 시도하여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바로 현재의 우주론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것들을 전제로 해서 시뮬레이션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날씨와 기후,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그리고 코스믹 웹, 은하와 서브 그리드, 블랙홀, 양자역학과 우주의 기원, 사고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과 과학, 그리고 현실, 이렇게 흥미로운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저자는 시작부터 개미를 예로 들고 있다. 개미의 창조력, 그들의 엄청난 집단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미 한 마리를 관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주의 창조,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이 아닌 거시적으로 보아야 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과학이 우주로 나가면 이게 과학인가 인문학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문학에 가까워지게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극히 개인적인 사견이다. 책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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