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세잔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2월

예술이라면 문외한인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작품이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소개되었기에 그 내용이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에밀 졸라와 세잔의 우정과 시대에 대항하여 새로운 작품세계를 창조한 졸라와 세잔의 이야기, 책 제목에 나와 있는 ‘브로맨스’는 브라더와 로맨스의 합성어로 ‘형제 같은 우정의 사랑’ 정도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에밀졸라와 폴 세잔은 성장 환경도, 예술 분야도, 생각하고 생활하는 양식과 방법 등이 사뭇 다르지만 화가와 작가와의 조합, 그리고 그들이 함께 알며 지낸 오랜 시간 동안의 쌓인 우정,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등에서 그들은 서로 협력하고 비판하며 ‘드레퓌스 사건’으로 결별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저자 박홍규의 시각으로 쓰여진 책이다.

저자 박홍규는 저술가이자 노동법 전공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 자연, 자치의 삶을 실천해 오고 있다. 백상출판문화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고 다수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다양한 책을 번역하여 출판하였다. 그런 그의 시각으로 어떻게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을 바라보고 그들의 우정과 결별 등을 서술했는지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보면 세잔의 그림, 그리고 당시 화가들의 그림 등등이 나온다. 조금 음침한 느김의 흑백사진 같은 그림들, 그리고 소개되는 작품 내용들, 그리고 저자의 설명 등등. 책은 총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엔 ‘왜 이책을 쓰느가?’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제1장. ‘청춘의 브로맨스’에서는 세잔과 졸라의 성장과 둘의 우정, 그리고 각각의 등단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세잔의 아버지와 세잔과의 이야기는 나와 내 아이들의 이야기같은 내용들이라서 작품 이전에 아버지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도 가슴에 와 닿았다. 제2장, 3장, 4장, 5장, 6장에서는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다. 제6장에서는 드디어 ‘드레퓌스 사건과 졸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둘의 우정은 끝이 나고 결별하게 된다. 제8장 ‘만년의 졸라’에서는 그의 죽음과 졸라 사후의 프랑스 이야기가 전개되고 잠깐 20세기 한국의 ‘드레퓌스 사건’이라는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이 소개된다. 그에게 씌운 20년간의 법조인, 정치인 등 관련자들은 ‘무죄판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에 대한 자신들의 처사에 아무런 언급도 없다. ‘드레퓌스 사건’ 이후 10년이 지난 뒤 관련자들이 사과를 한 것과는 너무 상반된 처사다. 잘못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잘못에 대한 반성, 사과, 그리고 용서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우리나라는 그러한 것에 너무 매정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마지막 제9장에서는 세잔의 죽음에 대해 나온다. 비극적인 죽음, 살아온 세잔의 세계를 말해주는 듯 해서 마음이 아팠다. 에필로그에서는 ‘다시,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 저자의 생각이 나온다. 종합정리되는 느낌이어서 앞에서의 자칫 정리되지 않을 수 있었던 생각들을 다시 정리해 불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예술가의 삶을 다룬 책은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 것 같다. 그러나 그들 또한 인간의 삶 속에서 예술혼을 피다가 갔다. 방식의 문제이지 그들이 겪는 인생의 과정은 일반인들의 삶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