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가장 완벽한 곳은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이다.
- Dieter. F. Uchtdorf

너무 애쓰지 말자. 우리가 쓰고 싶은 글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하는 글쓰기다. 쉬운 글쓰기, 편안한 글쓰기여야 한다. 그래야 한 줄이라도 더 이어나가고 10분이라도 더 눌러앉아 쓸 수 있다. 내 이야기를 글로 쓰는 데 필요한 건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기본기다

‘기술은 내 손과 마음의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누가 알려준다고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에게도 물려줄 수가 없다. 각자의 것을 지닐
뿐이다.’ 동양 고전 장자의 예화, 평생 수레바퀴를 만든 노인의 지혜다.

나만의 기본기를 하나씩 익혀야 한다. 그것도 혼자 익혀야 한다. 글은 철저히 혼자 해내는 일이다.

같은 주제로 글을 써도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르게 쓴다. 쓰는 방식도 내용도 전혀 다르다. 그 다름이 자기 글의 특유성이다. 글도 글 쓰는 사람도 혼자일 수밖에 없다.

글을 쓴다는 건 읽는 사람에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훌륭한 문장을 구사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쉽게 읽히고, 읽는 사람에게 메시지가 잘 전달되면 잘 쓴 글이다. 마음을 담은 에세이, 회사의 보고서, 연애편지, 보도자료, 블로그의 글…. 어떤 글이든 메시지가 명료하게 전달되면 목적을 이룬 것이다. 머리를 쥐어짜며 잘 쓰려 끙끙대지 말고 나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면 된다.

너무 당연해서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본기를 이 책에 담았다. 모든 일은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말로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글로 풀어내면 된다. 글은 곧 말이고, 말은 좋은 글이 될 수 있으니까.

내 인생을 향한 안타까움이 글이 된다.
나의 아픔을 보듬는 마음이 글이 된다.
사회를 향한 외침을 글로 소리 질러보기도 한다.
데면데면 대하는 자식에게 입으로 못했던 말들을 풀어내면 누가 보아도 훌륭한 글이 된다.
배우자에게 하고 싶었던 마음속 말은 시가 될 수도 있다.
언젠가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흔히들 글을 쓰려 하지만 잘 써지지 않는다고 한다. 잘 안 써지는 그 상태가 사실은 정상이다. 그래도, 그렇게, 계속 쓰는 게 글이다.

할 말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글이 나가지 않을 땐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평소에 하는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긴다고 생각하며 쓰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을 어떤 사람을 정한다. 그 사람은 내가 쓴 글을 읽을 가상의 독자다. 그 독자는 딱 한 사람이어야 한다. 둘도 안 되고 여럿은 더더욱 안 된다. 독자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한 명의 구체적인 가상 독자를 정하는 것. 그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글쓰기가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자꾸 쌓이고, 그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다면, 특정한 누군가에게 수다 떨듯 써보자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진정 글을 쓰고 싶은가? 정말 무언가를 쓰고 싶은가? 내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내보는 게 꿈인가? 그렇다면 내일을 약속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 달을, 내년을 약속하지 않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누구도 약속할 수 없는 게 미래다. 내일조차 우리의 것이 아니다.

쓰고 싶은 글이 있다면 내일 한 꼭지가 아니라 오늘 한 줄을 쓰는 게 낫다. 그렇게 써놓은 한 줄 한 줄이 꿈을 더 빨리 이루어줄 테니까.

우리는 항상 바쁘고 언제나 시간에 쫓긴다. 특별한 일은 없다면서도 날마다 허덕거린다.

오늘보다는 내일을 기약하고 다짐한다. 그러나 내일은 다시 오늘이 되고, 또 다른 내일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게 내일이다. 날마다 새롭게 기약만 하는 꿈은 말 그대로 기약 없이 멀어져버린다

글을 쓰기 좋은 날은 내일이 아니다. 오늘이다.

오늘 쓰지 못한다면 내일도 쓰지 못한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내일 또는 내달이라는 답이 떠오른다면 몇 달 전이나 작년에는 어떻게 답했는지 기억해보자. 그 언제라는 시간은 평생 안 올지도 모른다.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후회는 항상 늦다.

글은 기교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몸으로 마음으로 쓴 글이 가장 아름답다. 읽는 사람에게 가 닿는 힘도 가장 강하다

그런 말에 어떤 저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런 거 좀 묻지 마라. 그렇게 살고 싶어서 쓴 거니까."

글을 쓰는 것도 어려운데 쓴 대로 사는 건 더 어렵다는 걸 실감한
시간이었다

입으로 마음과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생각이나 행동과 다르게 글은 거짓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글을 쓴다면, 글은 곧 삶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읽는 사람을 속이고 있다는 말이다.

글을 쓰고 싶은가? 글을 쓰고 있는가? 그렇다면 스스로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쓴 대로 살고 있는가?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가? 몸이 글이 되어야 한다

글을 쓰려면 허공에 손을 뻗어 떠도는 생각을 잡아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생각을 구성하는 단어를 잡아챈다. 잡아챈 단어는 어디에 담아놓아야 할까. 머릿속에? 다시 생각 속에? 아니다. 수첩에, 메모장에 담아야 한다

글을 쓰려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즉시 적는 게 최선이다. 글을 쓰고 책을 쓰는 사람은 수첩이나 메모할 도구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

깜짝 놀랄 좋은 구상이 떠올랐으니, 이렇게 좋은 문장이 생각났으니 집에 가서 적어두어야지 한다면 오산이다. 집은커녕 인파에 떠밀려 지하철에 타는 순간 그 좋은 구상과 문장은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순간의 생각을 모으면 그게 글이 되고 책이 된다. 글은 생각을 쓰는 것이다.

메모하고 적어야 생각을 글로 바꿀 수 있다. 생각을 적는 사람이 글도 쓰고 책도 쓸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나만의 시선으로 편집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시선과 생각이라면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통째로 날려버리는 거다.

완전히 다르게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물이나 사건을 볼 때 남들과 전혀 다를 게 없다면 신선한 글이 나오기 어렵다

"한 발 떨어져 생각하라, 한 번쯤은 뒤집어 생각해보라.

시선이 바뀌면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지겹도록 똑같은 일상도 다르게 보인다. 그런 다름이 있어야 남과 다른 글을 쓸 수 있다.

남과 다른 글이란, 새로운 글이란, 얼토당토않은 극단의 지경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다. 나만의 시선으로, 나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일상이 매일 똑같다고 생각하면 글감을 찾기 어렵다

일상을 보는 시선을, 세상을 보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만의 시선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노력이 나만 쓸 수 있는 글의 밑거름이 된다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다른 걸 할 시간은 언제든 있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해보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공감의 글을 읽지 않는 사람은 독자들이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없다.

철학과 문학이 뒤엉킨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글로 인간을 조망하지 못한다. 알지 못하니 쓰지 못하고, 읽지도 배우지도 않으니 쓰는 건 불가능하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읽어야 한다. 어려운 책도 읽고, 이해 안 되는 책도 읽고, 머리가 복잡해지는 책도 읽어야 한다

힘 있는 글, 논리적인 글, 수려한 글을 쓰고 싶으면 근육을 단련하듯 불편한 책도 읽어야 한다. 내 글의 근육은 읽기 불편한 책이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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