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모먼트 - 마음이 무너지기 전에 나를 안아주는 자기돌봄의 시간
한유리 지음 / 너를위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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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오아시스 모먼트는 쉽게는 세 단계로 실현이 가능하다. 멈추고, 이해하고, 돌보는 것.


책에서 지속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바로 멈추기이다. 멈춘다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용기 있는 출발이다. 현대인의 삶은 쉴 틈이 없다.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쓰러지듯이 하루를 마감한다. 오롯이 나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은 멈춘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억눌러온 감정들을 들여다보고, 나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깊이 탐색하는 시간이 바로 오아시스 모먼트이다.



의도적으로 멈춰 존재 모드로 들어가야만,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멈추었다면 이제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기란 내 안의 그림자를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내면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 존재를 다정하게 안아주는 과정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엄청난 사건을 겪은 것도 아닌데, 왜 이리 힘들까? 에 대한 의문을 늘상 품고 살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점을 설명했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배반하고,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경험들이 모두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p. 121)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상처가 반복적으로 지속되거나 누적되어 생기는 정서적, 심리적인 부정적 영향등이 그것이다. 상처가 분명히 있는데 억누른 채 살고 있었던 것은 트라우마란 어떤 극단적 사건과 동일 개념이라고 생각해버린 내 무지함 때문이었다. 이렇게 방치된 스몰 트라우마가 장기적으로 정서와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에 나는 내가 내 나름대로 내려놓은 트라우마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되짚어 보았다. 나는 그 트라우마로 어떤 역기능적 신념과 그림자를 만들어냈던가? 책에 제시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아나가다 보니, 나의 그림자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찾아낼 수 없었지만, 어떤 역기능적 신념을 만들어두고, 그것을 애써 외면해 왔는지는 아주 뚜렷하게 보였다.



나는 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내 안의 가능성을 축소시키고, 스스로 작게 만들었다. 밝은 그림자를 억누르는 방식으로. 이제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으니, 밝은 빛을 마주할 용기를 내야한다. 내 안에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밝은 그림자들을 꺼내 어루만져 본다. 나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 빛을 믿어야 할 때이다. 수많은 신념들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가로막던 건 언제나 나였다. 내가 원하는 삶을 나는 살고 있는 것일까? 책의 전반에 흐르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 책을 통한다면 얻어낼 수 있다. 나라는 존재가 다시금 새롭게 인식되는 찰나를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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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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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마음을 돌보는 일은 늘 뒷전이 된다.

누군가에게 괜찮냐는 말조차 건네기 어려울 만큼, 나조차도 나를 돌보지 못할 때가 많다.

하태완의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에는 지쳐있던 작가의 삶, 그리고 어떻게 그 시간들을 극복했는지가 담겨있었다.

때론 글보다 그 글을 쓰는 마음이 더 크게 전해지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우리의 낙원은 어디든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낙원’은 아주 멀고 화려한 풍경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이런 문장 하나가 낙원이 된다.

오늘처럼 흔들리는 날에 기대어 읽을 수 있는 문장 한 줄이, 다시 하루를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낙원은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곁의 소중한 사람, 나를 이해해주는 한 문장,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순간에 존재한다.


'결핍이야말로 문장을 끌어내는 은밀한 손잡이였고, 슬픔은 생각보다 쓸모가 많았다.'

우리는 슬픔을 피해 다니려 하고, 결핍을 부끄러워하곤 한다.

부족함이 있었기에 우리는 쓰고, 표현하고, 결국 누군가와 연결된다.

어쩌면 내가 쓰는 단 한 줄의 감정도, 가장 깊은 외로움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일상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작가가 어떻게 이런 글을 썼는지 읽어나가다 보면 글을 쓴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열두 달의 편지는 이 책의 마지막을 차분하게 정돈해 준다.

겨울에는 혼자여도 따뜻하고 싶었고, 봄에는 조금 설렐 수 있기를 바랐다.

그렇게 저마다의 시간을 품은 글은 계절의 흐름처럼 조용히 마음 속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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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기쁘다 - 한강의 문장들 푸른사상 교양총서 23
민정호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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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스무 살 시절에 겨울을 버티듯 읽었던 한강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보며, 한강의 문장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해석한다. 


20대에는 꾸역꾸역 겨울처럼 읽었지만, 지금은 봄처럼 읽어나가게 되었다고 표현하고 있는 한강의 문장들이다. 


봄처럼 읽을 수 있기까지 가족의 공이 컸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의 글에서 따스함을 느낀다.


지금 나도 내 방에 앉아 이렇게 좋은 문장들을 편히 읽어낼 수 있는 건 가족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감사한 일이다.


제목인 ‘봄에는 기쁘다‘는 한강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실린 단편 「아기 부처」에 나오는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문장에서 가져왔다. 


이 책은 민정호 작가가 한강의 작품을 읽고 사유하며 써 내려간, 조용하지만 깊은 산문집이다. 


단순한 독후감이나 문학 비평의 형식에서 벗어나, 한 작가의 문장을 온전히 품은 한 독자의 진심 어린 응답으로 읽힌다.


그는 한강의 문장에 집중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이해’가 아니라 ‘공명’이다. 


민정호 작가는 한강의 소설에서 흐르는 상처, 침묵, 생명, 그리고 죽음의 기운을 섬세하게 더듬는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자기 삶의 감정과 기억에 겹쳐놓으며, 마치 우리가 다시 한강을 읽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 책은 단순히 ‘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앓고’, ‘함께 껴안는다’. 


그러기에 그의 문장은 비평이 아니라 하나의 서정이 된다. 


한강의 세계를 딛고 서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뻗어가는 민정호 작가의 시선은 조용히 내 마음에 닿는다.


『소년이 온다』, 『흰』,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대표작들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이 책의 핵심은 그 작품들을 읽어내는 ‘태도’에 있다. 


무언가를 빠르게 판단하거나 단정하지 않고, 슬픔과 고요 속에서 오래 머무르며 그 안의 빛을 찾아가는 태도. 


그래서 이 책은 독서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책은 한강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감상의 길을 열어주고, 한강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그 세계로 천천히 들어가는 문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한 문장을 진심으로 오래 곱씹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천천히 읽되,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한강의 책 중 읽었던 책이 나오면 반가웠고, 읽을 때의 기억을 다시금 꺼내어보게 만든다.


봄의 기쁨이 꼭 밝고 경쾌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이 책은 조용히 말해준다. 기쁨은 때로 상처 위에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이 따뜻한 사유의 산문은 잔잔히 이것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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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합격 생기부 필독서 40 - 현대문학 이야기
이지혜 지음 / 가로책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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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22년 국어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 교육과정은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탐구하며,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책 '명문대 합격 생기부 필독서 40:현대문학 이야기'는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40권의 현대문학 작품을 집중 분석하였다.



현대문학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다룬다. 이를 읽고 분석함으로써 학생들은 여러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융합적 사고를 기르고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며 폭넓은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은 진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양귀자의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 한다' 는 도시 변두리에 사는 서민들의 삶을 통해 1980년대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제목은 그 당시 한국 사회의 소시민적 사고와 그 시대의 사회적 맥락을 잘 반영하고 있다. 1980년대의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변화 속에서 소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고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등장인물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독자에게 공감과 이해를 끌어내고 있다. 학생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대의 암울을 작품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다. 동시에 그 시대의 대한민국의 혼란과 정서도 알 수 있다. 이 독서를 통해 '생기부 세특'에 소시민의 무기력과 연민, 소시민적 관점에서의 자아 성찰에 관해 녹여 보고, 진로 학과에 따라 '세특' 주제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지 예시가 제시되어 있다. 이 소설은 실제 EBS 수능특강, 2023 중앙대 경영경제 상경 논술에 출제되었다고 한다. 학생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입에 대비할 수 있는 정보들을 담고 있다. 



독서가 생기부에서 삭제되었다고는 하지만 독서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이래서 존재한다. 아, 물론 독서는 대입을 위해서만 해야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학생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독서를 하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은 대입을 위해서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독서를 활용한 생기부 활용은 더 많은 대입 전략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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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발 - 여섯 작가의 인생 분투기
김미옥 외 지음 / 파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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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태어나서 열심히 성공한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이 세상이 혼란스러운가.


수많은 성공의 공식들은 오늘도 우리의 어깨를 짓누른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떠올랐던 '왼발'에 대한 이미지,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제였다.


자신을 마이너라고 말하는 작가님, 좋지만 안 나가는 책들과 빛을 보지 못한 작가들, 작은 출판사의 도서들만 골라 독후감을 쓰셨던 작가님이 필진을 대표하여 서문에 쓰신 내용은 타인의 성공담이 가려져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것처럼 치부되었던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의' 왼발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미옥 작가는 스스로를 믿고 땀의 의미를 믿으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이 어지러운 세계에서 삶의 지탱하는 이유는 바로 실패에도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을 최대의 목표를 잡은 김미옥 작가는 그토록 요원하게만 보이는 '평범함'을 이뤄냈다. 누군가 이사할 때 트럭이 왼발 위로 지나갔다. 치료받지 못해 날이 궂은 날은 통증이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고 실패 덕분에, 세상을 좀 더 치열하고 날카롭게 보는 방법을 배웠다. 그녀의 왼발은 삶의 경종이었고,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할 때마다 먼저 아팠다. 고통과 좌절을 이겨내고 왼발을 위기 탈출의 신호로 생각하게 된 것이 어쩌면 그녀의 평범한 삶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하서찬 작가는 가족의 해체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감정을 그린다. 작가의 아버지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10년 넘게 연락이 없었는데 클래식으로 키운 배추를 들고 찾아왔다. 20년 전 집안의 모든 돈을 들고 집을 나갔던 아빠, 작가는 이단 종교집단을 미행하고, 기사를 쓰느라 인생을 허비했다. 아빠는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작가 앞에 나타날까? 남편 K는 비트코인과 주식에 손을 댔다. 미수금을 끌어 썼고 결과는 처참했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제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고 들어오면 명치가 아프다고 밤새 끙끙 앓았다. 이주 공사에 상담을 하고 정어리 통조림 공장으로 갔지만 돌아와 버렸고 빚만 남았으며 전세금을 빼서 시골로 이사했다. 돌려 받지 못하는 돈은 남편의 우울증 치료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배 작가의 '내 이름은 Hz입니다'는 문학을 향한 열망과 자아의 흔들림 사이에서 길을 찾는 이야기다. ‘무명가수’처럼 누군가를 닮아가다 문득 자신만의 목소리를 꿈꾸게 된 시인의 여정은,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하다. “HERO와 ZERO는 한 글자 차이”라는 말처럼, 그는 스스로의 미미한 존재감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가능성과 꿈을 붙든다. 나만의 주파수(Hertz)를 찾는다는 표현은, 자기 정체성을 탐색하는 모든 이에게 울림이 있다.



김승일 시인은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아픈 기억을 딛고 시를 쓰고 강연을 다닌다. 별을 좋아하는 학생이었고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별을 바라볼 때 어떤 시적인 현상이 생겼는데 과학이 아니고 문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학영재반에 들어갈 정도였는데 수학 때문에 과학자의 꿈도 접었지만 시를 잘 쓴다는 선생님의 한 마디에 지금은 시인이 되었다. 



박지음 작가는 '바리데기'에서 위로 딸을 다섯쯤 낳고 오빠가 태어났는데 형제를 만들어 주기 위해 저자가 태어났는데 또 딸이어서 버려질 뻔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엄마는 여자는 남편 보필하고, 아이들 잘 키우는 주부로 거듭나라고 했다. 처음에는 어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저자는 엄마들의 반대가 우리를 키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가 반대하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 작가라는 꿈을 접고 다른 사람이 되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실패없는 삶을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공담들 속에 실제로 절망이나 실패는 없었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나의 실패를,  나의 왼발을, 눈물로 채우지 않고, 땀으로 덮어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


앞으로의 삶은 대부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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