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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 여자의 등산은 정복이 아닌 행복이다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2년 9월
평점 :
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제목이 주는 가벼운 유혹에 이끌렸다.
무엇이 일주일을, 일년을 지치게 하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무엇이 필요한지는 잘 몰랐던 것 같은 나의 서른해의 나날들,
작가는 주말을 쪼개서 산에 올랐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자연을 마주하고픈 설렘이고 게으른 몸을 일으커 신선한 바람을 마주하려는 의지'라고,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한 의미를 밝히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편안함, 그 초록초록으로 가득참이 주는 아늑함이 서른살의 주인공을 산에 빠지게 만들었나 보다.
육아에 지치고, 틈틈이 자아실현에 대한 노력으로 지치고 있는 요즘의 나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치유' 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늘 힘들다고, 외롭다고,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다고 푸념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일찍이 산을 타봤더라면 어땠을까.
여가의 시간이라도 주어지면 티비에서 하는 쇼프로그램을 본다거나, 인터넷쇼핑을 하면서 앉아만 있다보니 등은 굽고, 지방은 축적되고 그로 인해 우울한 기분들이 더 만들어지진 않았을까하는 반성을 해본다.
주말이면 늘어지게 자고 싶어하는 신랑이 늘 원망스럽기만 했다. 육아에서 벗어나고 싶은 주말, 이제 몇 시간이라도 집 근처 작은 산부터 오르기를 시작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다. 작가는 산에 대해서 잘 몰라 산에 오른다는 표현을, '산이 작가를 업는다'라고 표현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산들을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업혀 다녔던 작가의 즐거운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보니, 정말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장비들을 사는 게 우선이 아니라, 먼저 나서야 한다라는 걸 알게 되었다.
책에는 생소한 이름의 산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로서의 산도 좋지만, 동네 곳곳에 숨어 있는,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한 곳의 산부터의 나서봄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가끔씩 책에 실려있는 산의 모습을 보고, 작가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