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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기준이 되지 않도록 - 부러움을 받으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던 당신에게
윤현 지음 / 홍익 / 2023년 8월
평점 :
진짜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
타인의 부러움을 받으면 행복해지는 줄 알았던 모범생.
작가가 그것이 스스로가 친 거미줄임을 깨닫게 된 건 다행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스스로가 쳐놓은 덫에 걸려 있을지 모른다고 이야기해줄 수 있기에.
작가 스스로도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나갈 수 있기에.
책의 곳곳에는 저자가 직접 느끼면서 깨달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항상 자신의 기준에만 기대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타인의 시선이 기준이 되지 않아야 보이는 것들에 대한 깨달음들.
그것은 시종일관 섬세하고 예민한 성품 덕분이었을 것이다.
시트콤 프렌즈를 보면서 친구와 나눈 이야기가 생각났다.
시트콤이긴 하지만 저기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친구들은 그것을 다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것 같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이 날 이야기의 마무리는 그들이 부럽다는 것.
그게 무척이나 많이도 부러웠다. 그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니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던 친구는 말했다.
그런 관계는 사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우리도 지금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을 꾸미기도 하고, 덜 보여주고 있지도 않을까라고.
이 책의 작가처럼 나 또한 어설픈 꾸밈과 선택적 생략만이 늘어난다는 게 느껴진다.
시트콤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든 건, 꾸미지 않은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어떤 갈망과, 그렇지 않더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갈망 두 가지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스쳐지나가는 짧은 이야기들을 잘 기억해두고, 마음 한 켠에 잘 정리해두는 작가.
10년 전 우울증을 앓았을 때 한의사분이 들려주었던 이야기,
단짝인 예뽀 동생과 한 시간 넘게 나누었던 서운한 마음에 관한 이야기,
20대 자존심과 추위도 잊게 만들었던 자랑스러운 사랑에 관한 이야기
가벼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보니, 그간 마음이 많이도 무거웠던 게 아닐까 싶다.
마음 한 켠이 짠해져 온다.
슬픔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보다 사건의 전말이 궁금해서 던지는 질문에 속상하고,
상대의 아픔을 통해 나 자신의 조금 나은 위치를 확인하려는 이기심에 마음 아파한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길지 않더라도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말 한 마디인데 말이다.
여기저기 마음의 상처들이 치유되어 가는 과정들이 보인다. 다행이다.
작가의 새로운 목표들이 꼭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30대인 작가가 앞으로 더 써내려갈 40대, 50대의 이야기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