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인간
신은영 지음 / 자상한시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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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 없이는 일상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하루가 되어버렸다.
《렌탈인간》을 읽으며 그런 일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소설은 ‘필요한 사람을 빌린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현실과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일을 해준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은 생각보다 익숙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주하는 직장과 가정을 동시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지친 일상 속에서 결국 ‘아내의 역할’을 대신해줄 렌탈인간을 신청하게 되고,
그 선택은 그의 일상에 변화를 가져온다.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존재 덕분에 주하는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된다.

남편 상민 역시 비슷한 선택을 한다.
가게 일을 도와줄 배달원을 렌탈인간으로 대신하면서,
그 또한 점점 편리함과 여유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렌탈인간을 받아들이게 된다.

처음에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처럼 보인다.
시간이 생기고, 몸과 마음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묘한 불안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내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그 자리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을 때
나는 점점 그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대체된다는 점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존재는 남아 있지만, 역할이 사라진 자리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 인상 깊다.

이야기는 주하와 상민에 그치지 않고
아들 건우와 그의 친구 태영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아이들까지 렌탈인간과 연결되면서,
이 설정이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점점 더 깊은 문제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읽는 동안 서서히 스며드는 불안감이 인상적이었다.
크게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도,
일상이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덮은 뒤에는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온전히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힘들고 반복되는 일상일지라도
그 과정을 직접 살아가는 것이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렌탈인간》은 거창한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기보다는
조용하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오래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느껴진다. 삶의 편안함을 위해 들인 렌탈인간으로인해 나중에는 그 인간들의 모습이 어떻게 되는지~

일상의 피로와 익숙함 속에서
한 번쯤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편리함과 존재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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