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곽선생뎐 1~2 세트 - 전2권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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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나라’는 환상의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정치의 민낯은 지금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나라에서는 권력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정적을 몰락시키는 일쯤은 당연시된다. 현재 쥬의 지배자는 백색당. 그들은 탐욕으로 가득 차, 백성의 재산을 강탈하고 심지어 사람들을 노예로 팔아넘기며 무자비한 통치를 이어간다.

그런 악행 앞에 한 남자가 등장한다. 바로 암행총관 곽곽선생이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소문을 달고 다닌다. 그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에는 항상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비리를 저지른 자들은 예외 없이 죽음을 맞이한다. 곽곽선생은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이며, 그가 거느리는 무사들 역시 누구도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실력을 지녔다. 법 위에 군림하던 자들이 그들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단순한 응징과 복수극이 아니다. 곽곽선생은 치밀한 계획과 지략을 바탕으로 움직이며, 그 과정에는 단순히 선악의 대립만이 아닌, 깊은 철학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가 왜 그렇게 냉혹해질 수밖에 없었는지, 책을 읽다 보면 서서히 드러나는 그의 과거와 고뇌가 이해되기 시작한다. 정의는 때로 잔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곽곽선생은 제갈공명을 떠올리게 할 만큼 뛰어난 전략가이기도 하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악인을 찾아내고, 정확한 판단과 빠른 실행력으로 사건을 해결해간다. 그가 사라진 자리는 언제나 정의가 회복된다. 하지만 그 정의앞에서 실행되는 용서가 없는 잔인함은 약간은 고개를 돌리게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그 악인들에게 그렇게 밖에 할수 없음을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된다. 때로는 현대 사회에 곽곽선생 같은 인물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상상하게 만든다.

이 작품에는 다양한 세력이 등장한다. 부패한 사제들, 무능한 국왕과 그 자리를 노리는 왕세자, 야망을 품은 은산군, 그리고 해적들까지. 종교와 권력, 무력과 야망이 복잡하게 얽히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곽곽선생과 함께 하는 뛰어난 무사들의 이야기까지. 그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꼬이지 않게, 흥미롭게 풀어내며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붙잡는다.

스토리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전개가 매끄럽고, 결말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몰입감 높은 전개 덕분에 단숨에 2권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무더운 여름을 잊게 해준 작품이었다. 곽곽선생의 칼날은 비록 차갑지만, 그 속에는 누구보다 뜨거운 정의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인물이 존재하는 쥬나라라는 공간은 상상이지만, 그의 존재만큼은 현실 속 갈증을 달래주는 대리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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