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다양한 주제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여러번 읽었다. tvN에서 보는 것보다 다른 재미가 있다. 글로 적혔고 좀 더 자세한 것이어서 그런가 보다. 읽고난후 드는 생각은 세상사 모든 일의 패턴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개개의 사건의 내용은 달라도 왜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바로 같은 맥락의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때문이고 그 사건 사고를 다시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는 교훈을 얻게 된다. 과거의 일이 과거에서 끝나지 않고 현실로 소환되어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준다. 때로는 이 세상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생각마저 드는 이유가 바로 그 맥락의 유사성때문이다.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편 2"를 읽었다. 구성내용을 보면 그리스 민주주의, 인도, 초한지, 종교개혁, 스페인내전, 쑹씨 세자매, 러시아의 흑역사, 도쿄재판, CIA, 테러의 시대 등의 시건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와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듣기에 따라서는 이게 무슨 엉뚱한 집안같지만 시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게 되는데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속에서 민주주의나 그 정신의 탄생과정이 나타나게 되는 과정의 묘사가 훌륭하다. 신화가 신화로 머물지 않고 현실세계의 변화와 맞물려 사람들의 의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측면에서 더이상 과거의 이야기거나 먼 그리스라는 지역의 과거 이야기가 아닌 살아있는 오늘의 이야기가 된다.
인도같은 경우는 힌두교와 카스트제도의 변천사를 통하여 인도 특유의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다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 오래된 힌두교발 계급과 차별과 그 변천사에 현재의 인도의 문제 등이 얽혀있다. 법적으로는 공식적으로 카스트제도가 없어졌지만 불가촉 천민이하는 달리트나 슈드라라는 노예계급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사람을 구분하는 사회, 그 차별을 해소하기위하여 어떤 혜택을 주지만 또 그것이 차별이 되는 사회 등 간단히 생각할수 없는 복잡성이 있다. 이런 인도의 문제를 바라보며 인간의 가치와 평등의 문제, 빈곤과 정치적인 문제의 핵심으로 얽혀있는 신분계급의 문제통하여 우리를 들여다 볼수 있는 거울이 될수 있을 것 같다.
초한지나 쑹씨 세자매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부분이고 우리 삶에 많이 녹아있는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와 고사성어는 그 자체로 언제든지 현실에 소환되는 이야기다. 쑹씨 세 자매 이여기는 혼란스런 중국의 근대사 이야기를 세 자매를 통하여 조명하는 것인데 여성들의 역할이 결코 작자 않았을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사는 21세기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마져 들게 한다. 걸출한 이 세 자매의 역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울림을 준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루터의 정신을 이어받은 개혁적인 신교인 다양한 이름의 개신교가 안고 있는 21세기의 문제는 또다른 루터가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그 개혁의 대상이었던 구교인 카톨릭이 지금은 오히려 더 정화된 모습처럼 보이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뒤돌아 보게 한다. 러시아의 흑역사에 반드시 등장하는 라스푸틴의 이야기는 그런 인물때문에 러시아제국이 망한 것이 아니라 그럴만 하니까 그런 인물이 등장한 것이라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감각인듯 하다. 길고 자세하게 이야기할 것 없이 이 러시아의 흑역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답답해진다. 테러의 시대에는 마침 오늘 뉴스에 트럼프가 저격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큰 그림에서 이런 비민주적인 폭력이야 말로 우리 인류의 역사를 꺼꾸로 가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