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최전선 -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역사 그리고 마음에 대해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이송교 옮김 / 아이콤마(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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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바다에 관한 책을 읽을 적이 있다.  우리가 늘상 바라보는 바다는 사실 우리가 본적도 없고 알수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과 그 신비로움, 놀라움이 가득했다.  지구사는 인간이 우주를 내다보고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고 하는 마당에 정작 바로 우리 발 아래의 바다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새로운 자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만큼 그 책을 읽어내려가며 과학책인지 철학책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지식의 한계와 무지함을 일깨워주고 겸손하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시간의 지평을 넓고 길게 지구와 우주에 걸쳐 펼쳐 아주 오랜 과거 그것도 우리가 알수도 없고 당연히 기억하지도 못하는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인류가 얻게된 지식과 미시와 거시의 세계에 대한 지식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그 한계와 문제점 등을 사색하는 철학서같은 책이 나왔다.  바로 "지식의 최전선 -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역사 그리고 마음에 대해/앤서니 그레일링 지음/이송교 옮김"라는 책이다.  이 책의 서문은 매우 길다.  주된 내용은 지식의 역설 - 우리의 지식이 늘어갈수록, 우리의 무지도 늘어간다 - 과, 지식에 대한 문제를 12가지로 나눈다: 핀홀 문제, 은유 문제, 지도 문제, 기준문제, 진실 문제, 프톨레마이오스 문제, 망치 문제, 등불 문제, 간섭자 문제, 판독 문제, 파르메니데스 문제, 종결 문제 등이다.  이런 문제를 고려할때 "아무것도 알수 없다."는 불가지론에 도달할수도 있곘으나 이 책의 목적은 "매우 믿을만하고 근거가 탄탄한 믿음을 더 넓은 철학적 의미에서 탐구하고 이해하는 것이다."라고 저자인 그래일링은 미리 다짐해 둔다.

저자의 말처럼 인류가 엄청나고 흥미로우며 중요한 진보를 이루었으나 우리가 얼마나 아는 것이 없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한다.  그런의미에서 저자는 우리의 지식체계를 자신의 특유한 설명과 이야기 전개 방식을 통하여 우리의 지식체계를 다시 다음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가 말하는 지식의 최전선은 과학, 역사, 인간의 두뇌와 마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더듬으며 우리의 진정한 앎에 대하여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과학에서는 "어떻게"와 "무엇"이란 용어를 통하여 인간이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전자는 도구를 만들거나, 집을 짓거나, 불을 피우는 등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는데 사용한 반면, "무엇"은 "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적 지식의 추구를 설명하는데, 그 첫번째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었고, 그중 탈레스를 지목하며 그를 최초의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이유를 설명한다.  그전까지는 인간은 어떤 믿음이나 미신에 의존하여 "무엇"을 탐구했으나 탈레스에 이르러 자연의 원리를 미신이나 믿음으로부터 때어내려는 시도를 했기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에 관해서는  나폴레옹이 이집트 정복 당시 분야별 학자 200명을 대동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 온다.  그만큼 인간이 역사에 대하여 알고자하는 체계적인 노력을 했다는 것인데 이렇게 고고학적으로 인류의 역사를 파헤치려는 노력이외에 구약성서에 나오는 역사를 입증할 증거를 찾는 골동품 수집상 등에 이르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역사의 연구에 있어서 증거를 모으고 추론하고 판단하는 자세일텐데 이 역시 언제고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추가되고 바로 잡히는 것이 역사지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도 역설하듯이 "어떻게 알게되었는지"에 대하여 이해하는 것도 인류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과학과 역사에 이어 "두뇌와 마음"에 대한 글이 이어진다.  뇌과학과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다.  이 몇 십년도 안되는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는 지금 뇌속을 들여다 보는 것인데 
관찰은 할수 있어도 완벽히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에도 뇌가 어떤 단어의 의미를 기억하는 것에 대한 작동을 설명하는데 역시나 우리의 "마음"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에 답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지금 인공지능이 최고의 관심사인데 인공지능이 그 지식을 점프하게 할지도 모르지만 역시나 "어떻게 알게되었나"의 질문은 유효하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지만 한 가지 얻은 생각은 무지를 인정하면 더욱 관심이 생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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