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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서양의 고전중 한번쯤 읽어본 책이 "데미안"이다. 책의 내용도 감수성이 넘쳐나던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 같다. 이제 나이가 좀 드니까 예전에 읽었던 고전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이 책 "데미안(헤르만 헤세 저 / 조혜정 옮김)"을 읽어보기로 했다. 특징은 한글판과 영문판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예전에 영한대역문고 한 권쯤은 영어공부를 한다고 사서 읽은 경험은 다들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반석출판사에 내놓은 것을 읽어보기로 했다. 국문판을 펴드는데 편안한 느낌이 든다. 글자 크기 때문인가 보다. 벌써부터 헤세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의 삶을 그린 자전적인 소설인 데미안의 아득한 기억을 떠올린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한글판 번역에 등장인물과 간단한 설명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간단한 설명 하나만 읽어봐도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감상의 깊이를 더할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서문이 젊은 시절의 "나"를 생각하게 하는 글귀로 시작하고 앞으로 나올 "데미안"의 분명한 복선이다. "나는 다만 내 진정한 자아가 이끄는 대로 조화롭게 살고자 했을 뿐이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p8"의 구절은 "I wanted only to try to live in accord with the promptings which came from my true self. Why was that so very difficult?"이다. 독일어가 아니라 영어지만 우리 말과 영어를 대조하여 놓고 읽어보면 좀 더 분명한 의미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각각의 두 문장을 비교하면서 "진정한 자아(true self)"라는 단어에서 싱클레어가 겪은 고뇌가 남다르지 않다는 점도 같이 느껴진다.
"애밀 싱클레어의 청년시절의 이야기"라는 부제로 출간을 했다는 이 책은 헤세가 아닌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을 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나를 찾아서(looking for myself)"인 이 책을 읽로라면 많은 상징을 만나게 된다. 헤세의 자전적인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두 세계, 카인,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들 중에, 베아트리체,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야곱의 싸움, 에바부인, 종말이 시작되다>로 구성이 되어 있다. 5장의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두 말할 것 없이 "데미안"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생각나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장이기도 하고 청년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빛의 세계" 또는 어두운 세계 속에서 갈등하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밝기만 세상에 살던 주인공 싱클레어는 프란츠 크로머를 만나 소위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막스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크로머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데미안의 새로운 시각은 싱클레어가 자신을 자각하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그려냈다.
이 책은 새로운 사회에 진출하는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철학적인 깊이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의식의 흐름이나 철학적인 이해가 요구되는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읽을때 쉽던 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질 수 도 있겠으나 그냥 나의 어린 시절의 고뇌를 생각하면서 읽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의 향기도 나고 융의 깊이 있는 꿈에 관한 철학, 사상을 이해하면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한 것 같다.어찌되었든 나는 소설 "데미안"은 성장소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번역부분이 몇 번 나왔다. 그때 영문판을 읽어보면 좀 더 쉽고 깊이 있게 읽을수 있다, 데미안에는 많은 독백과 상징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은 부단한 지기성찰이며 영어로 어떻게 표현이 되어 있는지를 비교하며 보게 되면 의미를 쉽게 이해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몇 개 장의 내용을 음미해보면... 자신을 찾아서 떠난 구도자의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3장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들 중에"에서는 이 책 프롤로그에 나와있듯이 <더러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개구리나 도마뱀, 개미로 남기도 한다. 허리위는 사람, 아래는 물고기인채로 남는 경우도 있다. 그들 각각은은 인간이 되기를 바라며 자연이 건 도박이다....그러나 우리들 각각은 깊은 곳에서 비롯된 시도들로서 자신의 운명을 향해 있는 힘껏 노력한다.>는 글귀처럼 싱클레어의 절절한 구도적인 자세가 표현되어 있다. 그냥 아버지나 어머니가 깔아 놓은 빛의 세계에 안주 하지 않는다. 4장 "베아트리체"에서는 스치듯 지나간 여인을 흠모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우리 모두의 그 시절과 겹치는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고 오랜 기억에 남는 것은 5장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이 아닌가 싶다. 이 글귀처럼 우리의 성장기를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아름다운 글귀도 없다. 고뇌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귀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먼저 부수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Abraxas)이다." "The bird fights its way out of the egg. The egg is the world. Who would be born must first destroy a world. The bird flies to God. That God's name is Abrax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