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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인간 탐구 보고서
제임스 햄블린 지음, 허윤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코로나19때문에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들어오고 이것을 막는 과정에 대한 설명은 이제 지긋지긋 할 정도다. 백신은 또 어떠한가? 전통적인 의미의 백신에서 이제는 우리에게도 생경했던 메신저 RNA라는 어려운 용어까지 보통명사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평소 건강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조심을 한다. 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은 그냥 우리 몸과 건강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이고, 사회적이며, 심리적인 것이라는 것을 그 어느때보다도 더 확실하게 가르쳐준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우리몸이 무엇으로 구성이되어 있고, 구조는 어떠하고,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파악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팬데믹으로 그 바이러스와 질병의 의미는 단순히 우리 몸과 바이러스의 관계를 뛰어 넘어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과거, 내 몸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전에 있던 유사한 책들보다 훨신 쉽게 설명이 되어 있고, 내 몸이 어떻게 이루어져있고 작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쉽고 충실하게 설명을 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재임스 햄블린 지음/허윤정 옮김)"이란 책은 그 시각이 다르다. 수십가지의 ~까요? ~나요?의 질문을 모아 그 에대한 답을 적은 책이다. 거의 모두 우리가 일상적으로 궁금해 한 질문을 의학을 전공한 사람이면서 저널리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장점을 잘 활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우기, 이 책은 단순이 인간의 장기나 기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그런 따분하고 때로는 어려운 용어가 넘쳐나는 책이 아니다. 유머스러우며 실 생활에서의 사례나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몸과 대화를 한다면 아마도 우리 몸은 이런 말을 해줄 것이다...라고 상상하며 쓴 글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의 각종 기관과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넘어 그것들이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사회경제적인 측면,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확실히 단순한 의학적, 해부학적인 지식을 넘어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어렵지가 않다. 이야기이며 소설처럼 술술 넘어가는 책이며, 장기간에 걸쳐 쌓인 저자의 생각을 듣고 나면 우리가 우리의 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이 책의 구성은 6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겉모습(신체표면), 인지(감각작용), 먹기(생명유지), 마시기(수분보충), 관계(성), 지속(죽음)의 순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보다시피, 우리의 뇌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뭐, 이런 식이 아니다. 이를테면 겉모습에서는 "보조개는 왜 생기나요?"라는 질문이 있는데, 단순히 보조개에 대한 인체 해부학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관련한 사회적인, 경제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한번쯤은 가질법한 질문들, 어떤 것은 엉뚱할 수도 있는 그런 질문을 통하여 우리 몸, 마음, 사회적 행동, 심리 등을 묘사하는데 단순한 의학지식이 아니라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사회적인 관계를 가진 하나의 인간으로서 우리 몸 그리고 마음과의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책이다. 인지부분에서는 "귀에서 왜 소리가 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하며, 먹기에는 "탄수화물과 지방, 어는 것이 더 나쁜가요?", 마시기에서는 "주스는 건강에 좋은가요?" 관계에서는 "꽉 끼는 바지는 얼마나 위험한가요?" 지속에서는 "감기치료약은 왜 없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나온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우리 몸과 마음을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물리적, 물질적으로 각종 기관을 잘 이해하고 거기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런 기관을 따로 따로 떼어서 보기보다는 인간이라는 사회경제적인 개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 단순히 어떤 질병을 고치기 위하여 이 약을 써야 한다는 것 같은 시각보다는 그것을 뛰어 넘어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고 대화를 하는 시각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