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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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적인 문구들을 읽다보면 솔직히 졸립다.  잔소리를 듣는 것같은 느낌도 든다.  아마도 이것은 내가 세상을 살면서 교만해졌을때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조선시대하면 멀리있는 것 같지만 결코 멀지 않다.  TV에 가장 많이 나오는 장면이 바로 조선의 역사가 아니던가.  수많은 사건, 인물들을 다룬다.  우리가 다른 것은 몰라도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하면서 하나의 의미처럼 입에 발린 것이 조선왕조 계보다.  이러 저러한 일로 이 왕의 계보를 수도없이 반복하게 되므로 그냥 외워진 거다.  독일어는 몰라도 아베체데에에프게...하듯이 그냥 혀에 인이 배겨있다.  요즈음은 정조시대의 TV연속극이 인기인 것 같다.  총명했던 정조의 러브스토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냈다.  그렇다.  우리는 왕을 중심으로한 역사에 매우 익숙해져있고 주변의 인물은 그냥 드라마의 조연처럼 여겨질 뿐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드라마에서 볼수 있는 흔한 장면들 중 하나가 "전하...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로 상징되는 힘겨루기, 파벌이 아닌가 싶다.  이런 파벌, 힘겨루기, 머리굴리기, 각종 계략의 전개등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같은 시대를 묘사하는 다양한 드라마를 평생보았는데 아직도 질리지가 않는다.  같은 시대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제작한 드라마들이기때문에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얼마전 유명한 역사해설가 한 사람이 TV에서 정확한 역사를 설명하기보다는 드라마처럼 이야기를 지어내고 가볍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어찌 젊은 사람이 저렇게도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했는데 나름 소설을 쓰다가 전문가들에게 덜미가 잡혀 TV프로그램에서 끝내 물러나고 말았다. 그의 묘사중 나의 관심이 집중되는 장면은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하여 마치 현재 벌어지는 것처럼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이였다.  내심, 이런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조선천재열전(신정일 지음)"이라는 책을 알게되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는 어떤 가벼운 읽는 재미를 상상했다. 조선시대가 배출한 9명의 쟁쟁한 이름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이들을 개혁가, 천재들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읽어주며 해설을 해나가는 형식에서 개개 인물의 성향 그리고 기행 등을 묘사하고 있다.

김시습, 이이, 정철, 이산해, 허난설헌, 신경준, 정약용, 김정희, 그리고 황현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인물의 이야기는 아주 기행스럽기도 하고, 매우 과장된듯 하기도 하다.  조선의 중신을 했던 인물이 암울한 현실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기 보다는 미친척하고 현실 도피를 하는 장면은 그들의 천재성이 무슨 소용인가...하는 생각도 들게한다. 일찌기 글을 깨우치고 명석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의 이야기치고는 스스로 고고하게만 살았지 그 재능을 백성들을 위해서 쓰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뛰어난 문장가이며 명석하여 시대를 뛰어 넘어 그들의 뛰어난 인문학적인 업적이 지금까지 전해오지만 적어도 지금의 대한민국의 혼란한 정치적인 현실을 생각한다면 아무리 천재적이어도 현실도피적이며, 술잔이나 기울이고, 원통해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시대를 뛰어넘는 문장과 글을 남겼다고 해도 이것은 지극히 자기만족적인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면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이들의 재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나 이책을 통하여 그들 개개의 생생한 삶을 읽다보니 역사적인 현실을 무시못하지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곳은 율곡이이의 화석정과 자운서원이 있다.  율곡 이이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가게 된다.  날이 따뜻해지면 가끔씩 자운서원과 큰 느티나무를 둘러보고, 주위의 은행나무나 이이와 그의 부모의 묘지도 돌아보며 그의 높은 뜻을 되새긴다. 그의 기념관에 써있는 자경문 중 한 글귀가 새긴다. "먼저 마땅히 그 뜻을 크게 가져 성인을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털 끝 만치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한다면 나의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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