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표현은 '개천'을 의미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개천이라고 지칭하면서 만들어낸 표현은 분명 아닐 것이다.  "용난다."라는 말이야 계급적인 냄새가 나지만, 지향하는 목표이고, '개천'이라는 단어는 스스로를 지칭하기에는 부정적이고 자기비하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때문이다.  이것은 소위 '개천'에 속하지 않은 사람, 그들을 개천이라고 스스럼 없이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는 적어도 스스로가 개천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이 말은 70년대, 80년대에는 수시로 미디어와 일상대화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 '개천'이라는 말에는 소위 기득권을 가진 사람, 또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읺은 사람들의 성공을 지칭하는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례로 학종 비리, 금수저 전형이런 말이 나오는 마당에 그나마 이런 말이라도 하면서 성공을 꿈꾸며 고시공부 성공사례, 교과서만 보고 공부해서 명문대를 입학한 사례를 들을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행운이었다는 생각마져 들기도 한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어 볼품 없다고 보는 그런 집안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높은 지위나 성공을 이룰 수 있던 기회가 주어진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말이 함축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지금의 현실과 비교를 할때 그마져도 잘 안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많은 이들을 더욱 절망을 하게 하고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말, '개천'이 이런 생각에 더렵혀져있어서 있어서 원래의 뜻으로 돌려놀아야 할 것 같다.  이 개천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는 것을 의미하고, 가진 자든 못가진 자든 누구든지 이 개천에 발을 담그고 함께하는 그런 의미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 같다.

"언어의 줄다리기(신지영 지음)"를 읽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이 책을 읽고나니 모든 말이 조심스러워진다.  그 만큼, 사용언어에 대한 민감성이 커진다.  그리고, 그만큼 학교에서 부터 민주적인 교육을 잘 시켜서 언어를 그냥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생각을 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활을 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책 내용 중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가장 불만이었던(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지만),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불러야 하는 답답함이다.  권위있는 국어학회에서 그렇게 불러야 한다고 해서 부르지만, 현실은 이미 "짜장면'이라고 부른지가 한 참인데, '자장면'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니 도대체 이게 뭔소리가 싶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누군가 권위주의적으로 정의하려드는 것 보다는 풍부한 실 사용사례들을 잘 정리해주고 그 변화에 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관건'을 발음할때 "관껀'이라고 발음을 하는데 "관건'이라고 발음을 해야 하는 그 답답함 이란 실로 짜증이 날 정도다.  이것은 살아 숨쉬는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권위주의적인 측면이고, 이외에 대통령을 부를 떄 붙이는 '각하'가 사라지고, '님'을 붙이는데, 정작 '대통령'이야 말로 민주주의 가치와 거리가 먼 단어라는 점 그래서 새로운 단어를 찾으려는 노력도 있다는 점 등이 다시한번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에 포함된 이데올로기를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우리를 보여준다.  관점의 차이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경축,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포함된 생각은 보통 "안전에 문제가 없다"이겠지만, 아파트를 재건축하여 돈을 벌어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안전진단에서 통과되어야 하고, 이게 축하해야 할 일이다.  관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쓰레기 분리 수거'라는 말을 사용하는 관공서는 실제로 분리수거를 직접하지 않는다.  기타, 장애자, 장애우, 비장애인, 고객과 사은품, 명품과 사치품 등등 보는 이의 관점에서 한번쯤은 생각을 더 해와야 하는 단어들이 넘쳐 난다.  미혼과 비혼, 미망인과 유가족, 여교사와 여성 교사, 그랜져 검사와 벤츠 여검사, 청년과 젊은이, 요즘 애들과 요즘 어른, 용천과 룡천이라는 단어와 단어간의 줄다리가 말하는 생각과 생각간의 줄다리기가 펼쳐져 있다.  '언어의 줄다리기'에서는 언어의 감수성, 생각의 근육, 소통, 민주사회, 민주시민이라는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것들을 좀 더 일찍 교육의 현장에서 가르쳐 소통능력을 키우고, 나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남의 말에도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는 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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