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인간의 모험 - 1평 칸막이 안에서 벌어진 1천 년의 역사
이종서 지음 / 웨일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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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펼치면서 저자의 간략한 소개를 읽다보니, <출근하지 않고 퇴직하지 않는 1인 지식창업>과 <나는 더이상 회사에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라는 저자의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 <사무인간의 모험>과 맥을 같이 하는 책이기도 하고, 독자로 하여금 일종의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제목이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거나, 해본 사람들이 100퍼센트 공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나, 짧은 기간에 엄청난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에서 그 모든 변화를 겪어내고 이제 뒷 자리로 물러난 세대, 그것을 바라보다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세대 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제목들이다.  이 책 '사무인간의 모험'(이종서 지음)은 사무인간의 연대기라고 적혀있다.  역사적으로 사무인간이 언제 태동이 되어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다가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로봇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또, 어떤 이는 오히려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다라는 전망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일자리에는 고단한 노동자의 삶을 조망하는 것은 없고, 오히려 각박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막연하고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같다.  그래서,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사무직 노동자의 미래를 전망하기 보다는 과거를 보듬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100년후의 우리의 모습의 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사무인간의 역사, 경제, 사회, 과학 그리고 현실과 이상으로 구분을 하여 현재의 우리 사무직 노동자의 모습을 되짚어 가면서 사무직의 근원을 짚어나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사무직의 근원은 노예다.  노예는 일의 대가로 급여가 아니라 생존이다.  참 기가막히게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거의 노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일까?  이 책의 주인공인 이사무의 이야기를 서두에 적고, 사무인간의 역사, 경제 등을 풀어가는 모습에서 자꾸 나의 모습이 시간적으로 나열되는 것이 고통스럽다.  이후 필경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쓰기"와 드디어 "생각"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인쇄술, 타자기, 그리고 복장(넥타이), 파티션 그리고 경쟁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사무인간의 역사다.  경제는 '수렵과 채집엔 정년이 없었다'는 말로 시작하는데, 캬, 기가막히게 좋은 말이다.  정년이 없다는 말이 너무나 맘에 든다.  잠시 농경의 시대/소유의 시대를 논하다가 노동을 하는자와 감독을 하는자, 그리고, 경쟁을 하면서 점점 높은 자리로 오르려고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저자는 경고의 말을 던지듯 '노동이 아니라 자신을 판다' 그리고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하며 경제 부분을 마무리한다.  불안한 감이 가시지 않은체, 사무인간의 과학으로 넘어간다...연필과 지우개, 철도, 복사기, 주판과 계산기, 컴퓨터 등 사무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들과 그 과학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이제 사무인간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로 접어들어 가면서 나에게 어떤 혜안과 대안을 제시해 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를 넘긴다.  평생 조직인 보다 직업인, 화이트칼라의 위기, 그리고 마지막에 당신은 왜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방법이 없구나, 그냥 이사무도 별 대안이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고, 저자의 말 대로 '끊임없는 자기 확신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한다고 강조를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일 감명 깊은 문구는 우리들의 현실을 반영하듯 '...자리가 어디든 자생력을 길러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이다.  파티션속에서 살면서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인 사무인간을 벗어나려면 자기확신과 자생력 그리고 각자도생이 마음속에 남는 글귀다.  지금 이시간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꾿꾿이 살아가는 사무인간의 모습이 100년후에는 '우리가 그랬었지'하고 웃었으면 한다.  현재의 사무인간의 모습에서 벗어나 적어도 워라벨이 있고, 정년이 없이 건강하게 사는 그런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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