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가문비 탁자

가문비 탁자 ㅣ 나비클럽 소설선
공원국 지음 / 나비클럽 / 2018년 11월

티베트인이 사는 가장 동쪽이자, 한족이 사는 가장 서쪽의 교역 도시인
강녕은 세 물줄기가 만나는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어느날 이도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지진이 발생하고, 도시의 붕괴와 함께
골짜기 위에 위치한 댐의 붕괴 위험 소식이 들려온다.

동물원에서 해직되고 티베트를 여행하던 중 '페마'를 만나 강녕으로 오게된 전직 의사 한국인 허지우,
사천성정부 건설청 소속 감리 담당 엔지니어이자 지진 조사관으로 강녕에 파견된 왕빈,
티베트의 대목수의 아들이였으며 강녕에서 데키건축연구소를 운영하는 체링,
퇴역장군이지만 붕괴 위험에 놓인 댐을 해체하라는 임무를 받은 장인우.

강녕 골짜기의 댐이 붕괴되면 지진으로 매몰된 사람들과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목숨을 장담 할 수 없다.
그들에게 남겨진 시간은 고작해야 3일 정도

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누군가는 매몰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비리를 덮으려는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티베트 고산 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픔과 사랑

'가문비 탁자'의 시작은 등장 인물들의 각자의 삶을 이야기 한다.
어떤이는 과거를 아퍼하고, 어떤이는 현실을 힘들어 하지만 그들에게도 나름의 삶과 사랑이 있다.

이들의 이갸기는 지진의 발생과 함께 급변하며,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지진으로 인해 매몰되었지만 가문비 탁자에 모든것을 맡긴채,
탁자 아래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슴을 아프게 하고,
이야기의 복선의 무엇인지 두렵기 조차 하며,
죽음의 순간에야 자신을 깨닫게 되는 어떤이가 느끼는 감정도
그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의 마음도 함께 느껴져 먹먹함을 전해주기도 한다.

지진으로 사라져 버린 신기루 같은 도시 강녕
그곳에서 한 이야기의 끝과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느낄 수 있다.

'가문비 탁자' 는 티베트의 아픔과 함께 중국 사회의 비리도 이야기 한다.
이런 내용들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그 내용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내용을 전달한다.
서로 다른 네 사람의 운명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만 하다.

작가는 말미에

이 이야기는 실화다.
실화가 무엇인지 누구나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 이야기 속의 모든 장면은 내가 보고 듣고 겪은 것이다.
역시 보고 듣고 겪은 것이 무엇인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최소한 나의 허구는 이 세상의 실재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물론 가장 비현실적인 것은
비현실적인 현실을 견뎌내는 현실의 인간들이다.

라고 적고 있다.
무엇이 실화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무엇인 현실이고, 무엇이 비현실인지,
그리고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읽어보았으면 한다.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노우에 마기 지음, 이연승 옮김 / 스핑크스 / 2018년 11월

10여년전......
외딴 산속에서 생활하는 '피의 속죄' 라는 신흥 종교 단체의 교주에 의해 신자들의 목이 잘린
집단 자살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는 '와타라세 리제' 라는 소녀
그녀는 탐정 우에오로 조에게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사건을 의뢰 한다.

저..저는 사람을 죽였을지도 몰라요......

그녀는 신흥 종교 단체 속에서의 삶과 자신을 아껴준 소년 '도우너'와의 생활,
지진 이후 교주의 단체 생활지의 유일한 입구인 동굴의 폭파, 그리고 집단 자살 사건 을 얘기한다.
집단 자살 사건이 있었던 그날 소녀는 소년 '도우너'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다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렸을때 소년의 눈앞에는 소년의 잘린 머리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소녀는 그곳에서 정확히 어떤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어 했다.

경찰은 소년과 소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바깥에서 빗장이 걸린 밀실에 갇혀 있었으며,
대부분 목이 잘리고 화재로 인하여 죽음을 맞이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소년과 소녀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그곳을 탈출을 하려고 했으며, 소년의 머리가 잘린 이유는 무엇인가?

탐정 '우에오로 조' 는
"인간이 떠올릴 모든 가능성을 부정할 수 만 있다면 그건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기적의 존재에 집착한다.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이런 탐정과 이에 대적하여 기적이 아님을 증명하는
이른바 '기적의 증명 추리 대결' 소설이다.

대결의 조건은
상대방이 말도 안되는 억지 이론을 제시해도 탐정은 똑같이 억지 이론으로 맞설 수 없다.
탐정의 반증은 반드시 엄연한 사실과 증언에 기초해야 하며, '한' 일은 증명하는것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것이다. 라는 것이다.

전직 검사 '다이몬, 중국인 '쑹리시', 탐정을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야쓰호시 렌'등은
소녀의 기억과 경찰의 조사 기록을 가지고 각기 다른 추론으로 탐정과 대결을 한다.
이런 대결의 배후에는 우에오로 탐정의 기적 증명을 방해하는 바티칸의 기적 인정 담당
시성성 위원 카바리엘 추기경이 있으며, 탐정과는 기적 인정을 둘러싸고 대립 관계에 있는 사이이다.

이들의 추리 대결은 우리를 집단 자살 사건이 벌어졌던 그곳으로 안내하며,
그날의 흔적으로 실제로 발생하였을 사건에 대해 추리를 하게 하며, 진실이 무엇인지 파헤치게 한다.
물론 이들의 대결속의 추리가 실제 가능한 일인지 혹은 기적인지도 고민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기적의 존재 증명을 위하여 그동안의 미스터리 소설과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불가능한 것을 없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제 아무리 기묘한 것이라도 그것이 진실이다,
라는 대 명제를 거부하고, 모든 가능성과 트릭을 부정한다.

기적의 존재를 믿고 이를 증명하려는 탐정 '우에오로 조'
그리고 그를 돕는 중국여인 '푸린'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될까?

신흥 종교 단체에 의한 집단 자살 사건속에 이상하게도 따뜻함이 담겨 있다.

당신이 남긴 증오

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남기 증오는 우리 사회에 깊어진 흑인에 대한 편견과 인종 차별에 관한 이야기 이다.
이 책의 배경이 미국이지만 우리 사회라고 표현한 이유는 실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이 책에서 백인의 시각으로 표현된 흑인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는 16살의 흑인 소녀이다. 스타는 파티에서 친구 칼릴을 만난다.
칼릴은 스타와 아주 어렸을때 부터 친구이며, 한때 서로가 좋아한 사이였다. 
잠시후 파티에서 총소리가 들렸고, 둘은 서둘러 그곳을 떠난다.
칼릴의 차로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중 깨어진 후미등으로 인해 경찰의 검문을 받게 되었고
칼릴은 백인 경찰의 오해로 인하여 총에 맞아 살해된다.
칼릴의 죽임은 칼릴이 흑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폭력적인 마약 거래상의 그것으로 알려지고,
반면 그를 살해한 경찰은 모범적인 경찰로 묘사되어 매스컴을 타게 된다.
이에 스타와 그의 가족은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일을 시작한다.

이런일이 정말 가능한가
흑인의 행동과 말 한마디가 이 정도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것이 소설의 허구가 아닌 실제 상황과 똑같다라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있었던
사건들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도 이런 사건들을 열거하고 있다.
몇가지 사건들은 매스컴을 통해서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생각하게 하였는가?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행동하게 하였는가?

노예 해방이후에 흑인들이 받었던 차별과 멸시는 이미 그들의 DNA에 축적되어 있는 듯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의 다툼까지도 보이는것 같다.

 스타의 부모님은 흑인들의 사회에 대한 불안과 자식들의 안전을 위하여, 아이들의 학교는
백인들의 지역인 윌리엄슨에 보낸다. 백인 주류 학교에서 흑인들은 백인들과 어울리기 위하여
그들의 본성을 감춘채 상냥한 행세를 해야만 했다.
스타는 자신의 동네에서와 학교에서의 자기를 다르게 표현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것들도 이미 스스로 흑인의 문제를 인정하는것이라 할 수 있다.

흑인과 백인은 생각과 행동 방식의 차이가 많이 있어 보인다.
이런것들이 교육적인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스스로 자신들에게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냐에
따라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칼릴의 죽음은 안타깝게도 대배심에서 살해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방침이 정해짐으로써
차별을 그대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고, 흑인들에게 또 하나의 아픔으로 남겨진다.

오랜 시간동안 행하여진 차별을 바로 고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외부의 문제로만 돌릴 수도 없는 문제이다.
우선 차별을 받고 있는 흑인 사회 내부에서부터 개선을 통한 정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런것들이 쌓여 서로가 대등한 존재로 인식되고, 인정할때 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앞으로의 삶을 위하여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처음 도입부분에서는 흑백의 인종 차별에 관련된 내용인줄만 알았는데
흑인 내부의 갈등과 문제도 포함되어 있어, 책소으로 깊이 빠지게 만든다. 

[심리책/상담학] 나도 나를 모르겠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 착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 보니
권수영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11월

'나도 나를 모르겠다'는 상처 많은 인간 괸계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기를 지키고,
관계를 정립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혼 치유서 겸 상담학 책이다.

작가는 서문에 "나를 가장 안전하게 사랑하고 돌보아줄 대상은 내안에 있다. 바로 '자기 (The Self)' 다."
라는 말을 하였다. 진짜 나의 문제를 찾고 잘난 척, 착한척, 하지 않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어볼 필요가 있는 자기 치유의 방법을 알려준다.
더불어 자아의 형성 시기에 대한 설명도 알려주고 있어 미래의 부모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저자는 남의 눈을 의식하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자아를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영혼을 인식하고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진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안정적이고 인간적인 삶을 추구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영혼을 내몸이 살아 움직이도록 하고, 나와 타인을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정의 하였으며, 핵심 기능은 모든 생명체를 각기 존재에 걸맞게 살아가도록 만든다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영혼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내면의 거울로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 하였다..
결국 자신의 뿌리는 영혼이며,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을 찾지못하고,
남의 눈과 자신의 겉모습만을 인식하느라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는것이 핵심이다.

영혼 인식, 자아발견
어려운 얘기이다.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반복하여 설명있지만 쉽게 다가갈 수도 없는 이야기이다.
우선 나의 주관이 무엇이고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 하였다면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자
진짜 내가 누구인가, 내가 하고 싶은것이 무엇인가,
조금씩 조금씩 깊게 들어가면서 살펴보고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보자.
그러면 모든것의 시작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작을 알아야 그리고 원인을 알아야 고칠 수 있듯이 나의 내면의 시작이 어디부터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리라 생각된다.

지금부터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 보자.

비탄의 문

[세트] 비탄의 문 1~2 세트 - 전2권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스터리와 환타지의 접목이라는 이슈로 출간된 비탄의 문!

'미시마 고타로'는 선배 '마키 세이코'로 권유로 인터넷 정보 관리 화사이자
사이버 페트롤 업무를 진행하는 '쿠마'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어느날 발생한 살인 사건은 연쇄 살인에 대한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피해자는 반년전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에서 발생한 왼쪽 엄지 발가락 절단 사건처럼
오른쪽 발가락이 절단되었기 떄문이다.
고타로는 이 사건 조사를 위한 도우미로 착출되고 '모리나가 겐지'를 만난다.
'모리나가' 는 착출되기전 학생들이 노숙자를 괴롭히고 인터넷에서 이를 공유하는 것을
추적하고 있었으며, 조사중 일단의 노숙자들이 실종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오프라인에서 추적을 하다 그마저도 실종된다.

그리고 연이어 연쇄 살인범의 네번째 사건이 발생하고 이제 그를 연쇄 절단마로 명명한다.

고타로는 모리나가의 실종을 추적하기 위해 그의 행적을 추적한다.

한편 은퇴한 형사 '쓰즈키' 는 차통빌딩이라고 일걸어지는 니시신주쿠 센트럴 라운드 빌딩의 옥상에 있는
가고일 석상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제보를 듣고 차통빌딩을 조사한다.
고타로도 또한 모리나가의 실종에 차통빌딩의 가고일 석상이 관련이 있음을 알게되고 차통빌딩을 조사한다.

차통빌딩의 가고일 석상은 이 세계가 아닌  '말'이라는 정령이 태어난 영역에서 온 '가라' 라는 존재이며,
'가라'는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인간의 갈망을 모이면 힘을 키우고 있었다.
결국 차통빌딩에서 '고타로'와 '쓰즈키'는 '가라'를 만나게 된다.

얼마후 다섯번째 피해자가 발생하고 '쿠마'의 모든 직원은 경악한다.
범인을 직접 단죄하기를 원하는 고타루는 '가라'와 계약을 하게되고 '가라'와 통하는 눈을 얻게 된다.
'후회할꺼다' 라는 가라의 말을 무시한채...

 본격적인 환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면 내용이 조금 어려워 진다.
이야기의 힘을 얘기하고, 업을 얘기하고, 그에 대한 단죄를 얘기한다.
앞의 연쇄 절달마의 미스터리는 단지 '고타루'가 '가라'와 동행하게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마저도 들게 한다.
'가라'에게 자신을 의탁했던 그 많은 사람들의 갈망이 무엇인지 어떤 심정인지를  조금은 이해하게도 된다.

작가는 '가라'를 다른 영역에서의 존재로 표현했지만 
인간의 어두운 면의 표현한 존재이지 않을까......

현실 세계의 연쇄 절단마의 해결은 그리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갑자기 이야기의 전개가 흐려지는 느낌을 받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이 또한 작가의 숨겨진 의도가 아닐지...
독자들이 기대했던 복잡한 심리의 범인이 아닌,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고,
어찌 보면 너무나도 일반적이고, 평범 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벌어질 수 있는 사건 임을
강조라도 하는것 같다.
하지만 이런 류의 사건이 오히려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고, 그들의 갈망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비탄의 문은 수 많은 말이 움직이는 인터넷의 문제점을 고발하기도 하며,
그안에 숨어 있는 범죄를 비판하고 추적하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그런 문제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