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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 당신이 알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
안준형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11월
평점 :
🐧 마약 변호사라니, 정말로 낯선 조합이다. 마약사범과 형사에 대한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변호사는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라 흥미롭고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인 작가는 마약 사범 이전에 사람에 대해서,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죄질이 아주 나쁜 사람이 마약을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평범한 삶의 한 가운데 갑자기 정신 차려보면 마약의 구렁텅이 한 가운데서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가 무척 많다고 말한다.
🔖 많은 이가 마약은 아주 별난 사람, 또는 질이 안 좋은 몇몇 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약 사건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_29p
🐧 책에는 마약과 관련한 변호 사건 사례들이 주를 이루지만, 이외에도 마약에 관한 오해들, 마약사범 주변 가족과 사람들의 이야기, 법에 대한 정보 등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마약 관련 정보를 나누는 것은 대한민국 내에서의 마약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경각심을 가지길 바라는, 그래서 변호사인 자신을 만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들의 이야기를 한번이라도 들어봐주길 바란다. 누구나 마약을 처음 손댄다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마저도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러울 테니까.
🔖 마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약과 마약 투약자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공감대를 갖추는 일. 그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_97p
🐧 ‘약’한 사람들은 ‘약해진다’. 초범인 경우도 그렇지만, 재범인 경우에는 주변의 단절과 인권침해 등으로 더욱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단약의지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마약사범을 둘러싼 환경 중 언론의 책임을 묻기도 한다.
🔖 지금까지 마약 사건과 마약 범죄자를 대해왔던 언론의 태도를 주의 깊게 돌아보고, 마약 범죄 감소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_151p
🐧 어찌 보면 결국에는 투약자들을 변호하는 것 아닌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오해 전에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살면서 출구가 간절하게 필요한 때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 하지만 ‘절대’는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굳은 결심과 치열한 노력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필로폰을 끊고 일상에 복귀한 사람이 분명 존재하니까. 나는 믿는다. 출구는 있다._89p